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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근,"그대의 꿈에 화답합니다"

金逌根 〈和人夢作〉 仙娥新自碧城廽, 手折琪花閬苑栽。 一曲清歌傾四座, 為君滿酌九霞盃。 김유근 "그대의 꿈에 화답합니다" 푸른 안개의 성에서 막 돌아온 선녀가 손수 꺾어온 옥나무 기화를 신선의 뜰에 심었다지요 맑은 노래 한 곡에 주위 사방이 모두 귀를 기울였는데 그대를 위해 하늘나라 구하술잔을 가득가득 채웠다 했나요 (반빈 역) Kim Yu-gun "Echoing Your Dream" A celestial lady, Just back from the Blue Haze Castle, Planted in the fairy garden A jade tree she brought herself, I hear. A song of her serene tone, Everyone listened to with admira..

김유근,"화석정에 붙입니다"

金逌根 〈題花石亭〉 有懷山中人, 獨徃山日瞑。 竹逕轉翠微, 空舘何幽靜。 歲晏羣芳睡, 庭梅獨自醒。 怡然步清月, 愛此寒潭影。 注:花石亭位於韓國京畿道之坡州。為紀念高麗朝末之大儒吉再(1353-1419,號冶隱)而建。屢被荒廢或燒毀,屢次再建。相傳李珥(1536-1584,號栗谷)等多數著名學者文人來吟詩。 김유근 "화석정에 붙입니다" 산 속에 사는 그대가 그리워 홀로 찾아 가는데 산 속에서 날이 저뭅니다 대나무 숲을 따라 푸른 산길을 돌아 들었는데 텅 빈 이 집 어찌 이렇게 아늑합니까 한 해가 저무는 지금 온갖 꽃 향기 다 잠들었는데 뜰 안 매화만 홀로 깨어 있습니다 맑은 달빛을 즐겁게 밟으며 걸으니 연못에 비친 싸늘한 그림자가 사랑스럽습니다 주: 화석정은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정자입니다. 고려말의 유학자 야은 길재(1353-..

윤석중 "먼 길" (중국어 영어 한시 번역)

尹石重 (1911-2003) 〈遠行〉 想要看了 寶寶睡着再走 爸爸坐在 寶寶枕邊, 想要看了 爸爸動身再睡 寶寶眼圓睜睜地 不睡着。 (半賓譯) Yun Sok-chung (1911-2003) "A Long Journey" Daddy is sitting By the bedside To see the baby fall asleep Before leaving; Baby stays awake With the eyes wide open To see daddy leave Before falling asleep. (H. Rhew, tr.) 尹石重 〈遠行〉 躊躇阿爸守床邊, 上路等兒先入眠。 雙目瑩瑩那肯睡, 如言我夢可遲延。 (半賓譯成七言絕句) 윤석중 "먼 길" 주저하듯 아빠는 침대머리를 지키며 아가가 먼저 잠드는 걸 보고 길을 떠나..

"고양이의 언어"

半賓 〈貓語〉 咪喵固熟聞,何足以之群。 呼嚕舒心語,嘶嘶警覺文。 聲音傳半意,手勢補餘分。 舉爪輕抓脖,隨時可駕雲。 (癸卯芒種前數日) 반빈 "고양이의 언어" 야옹야옹은 물론 자주 들어 친숙하지만 그것 하나로 어찌 소통에 충분하겠습니까 가르랑가르랑은 편한 마음의 어휘이고 하악하악은 경계심의 표현입니다 소리로는 뜻의 반이 전달될 뿐이니 손짓발짓으로 나머지를 채웁니다 앞발을 들어 목 안을 가볍게 긁는 건 언제라도 구름을 타고 달릴 수 있다는 뜻이랍니다 (계묘년 망종 며칠 전) H. Rhew "Cat's Language" Meow meow is familiar for we hear that a lot, But how could that be enough for communication? There's purring, a..

시선(詩選) 2023.06.10

김정희,"까치둥지"

金正喜 〈鵲巢〉 喜鵲喳喳繞屋茆, 窓南直對一丸巢。 新來不唾青城地, 透頂恩光敢自拋。 김정희 "까치둥지" 까치가 까악까악 짖으며 처마 밑을 맴돌기에 보니 창 남쪽을 바로 마주해 둥근 둥지를 틀었습니다 새로 왔지만 침도 뱉지 않는 푸른 성으로 둘러싸인 땅, 머리 위부터 내려 비추는 은혜로운 빛을 감히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반빈 역) Kim Chong-hui "A Magpie Nest" Crying wock wock-a-wock, A magpie circles around the eaves, For it built a nest Facing the window in the south. The land enclosed by blue walls I've just arrived, where I do not even s..

정호승 "강변역에서" (중국어 영어 번역)

鄭浩承 (1950 - ) 〈在江邊站〉 等着你 這一日也像最後一日似地過去了。 等着你 我未能悟到相愛也是人生。 風吹,江水流, 不覺江邊燈光也熄滅後 我等着你而火車又越過我的胸懷 無音無聲地過去了。 在我們曾經稱之為相遇的 初雪下的江邊站 我仍然等着你 是因為比起為我自己的 我總是為了你的命而傷悲。 過去那時在冬季山中 看着晚間星星流下的眼淚 我們稱之為相愛的 這風吹的江邊站裏 我今天又想着 我們像水流似地 應該重新相遇的日子了。 (半賓譯) Chung Ho-seung (1950 - ) "At the Riverside Station" As I waited for you, This day passed as if it were the last day. As I waited for you, It did not dawn on me that love to..

김유근,"꿈속에서 달 위의 궁전을 노닐고 짓습니다" 짧은 서문과 함께

金逌根 〈夢遊月宮作,并小序〉 余嘗夢至一大城,城高屹然,譙堞皆如疊玉層氷。白光瀰漫中,有宮闕樓閣,屹屹相向,徃來不定。遙見一大樹,童童如盖,圍可數十抱,高不見際,而異香襲人,冷氣逼骨。樹下有一高樓,樓上有一美人,方臨窓梳頭,髪白如霜。傍有一大白兔,通身玉潔,光彩皆從毫端迸出,不能正視眺望。既久闃若無人,俄聞珮聲璆然,笑語漸近,麗姝數十輩,皆靚服明粧携手而至,長帔修袂,無風自舉,翩翩不止。見余驚問,曰:「何人敢至此乎?」余方疑愳不能答,其中一人笑曰:「苐勿愳。君知廣寒月府乎?凡人未易至此。」因指梳頭者,曰:「此即世所謂姮娥者也。君既入此境,可留一詩而歸。」余逡巡即應,曰:「層氷疊玉浩茫茫,走殿飛樓逐駭光。兔老蟾寒凡幾歲,姮娥頭髮白如霜。」吟已竟失所在而已,驚悟時,乙丑(1805)十二月日也。 層氷疊玉浩茫茫, 走殿飛樓逐駭光。 兔老蟾寒凡幾歲, 姮娥頭髮白如霜。 김유근 "꿈속에서 달..

김유근,"새벽에 베개 베고 빗소리를 듣습니다"

金逌根 〈曉枕聽雨〉 曉枕春睡淺, 檐鈴若相語。 不知身是夢, 還尋夢來處。 김유근 "새벽에 베개 베고 빗소리를 듣습니다" 새벽녘 베개 위 얕은 봄 잠에 추녀에 달린 종과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이 몸이 바로 꿈인 걸 모르고 아직도 꿈이 어디서 왔나 찾고 있나 봅니다 (반빈 역) Kim Yu-gun "Listening to Rain on a Pillow at Dawn" In a shallow spring lumber on a pillow, I may have talked with the bell hanging from the eaves. Without knowing that this body is a dream, I am still seeking from where my dream comes. (H. Rhew..

김정희,"시골 집 벽에 적습니다" 서문 포함

金正喜 〈題村舍壁並序〉 路旁村屋在薥黍中,兩翁婆熙熙自得,問翁年歲幾何,七十,上京否,未曾入官,何食,食薥黍。余於南北萍蓬,風雨飄搖,見翁聞翁語,不覺窅然自失。 禿柳一株屋數椽, 翁婆白髮兩蕭然。 未過三尺溪邊路, 玉薥西風七十年。 김정희 "시골 집 벽에 적습니다" 서문 포함 길가 시골 집 한 채가 옥수수 밭에 있는데, 할아범과 할멈 두 사람이 평화롭게 스스로 만족하며 삽니다. 할아범에게 나이를 물으니 일흔이라 하고, 상경한 일이 있느냐 물으니 관직을 한 일이 없다고 합니다. 무얼 먹느냐 물으니 옥수수를 먹는다고 합니다. 나는 남쪽으로 북쪽으로 떠돌며 비바람 속에 흔들리는 삶을 살았는데, 노인을 만나고, 노인의 말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정신이 멍해 집니다. 이파리 떨어진 한 그루 버드나무 옆 서까래 몇 개로 얽은 집 한 채에..

김정희,"시골에서 지내며 병이 심한데, 오직 유군 자네만..." 네 수의 네째

金正喜 〈村居病甚,惟柳生問疾而來,授方而效,其意可嘉,書贈如此,並屬其尊甫桐君。〉 四、 一一蝸牛小許廬, 城居未必敞村居。 君家老佛能銷受, 五百清風半卷書。 注:三句老佛或謂老子與佛家,在此讀為信佛之老人,指柳生之父。 김정희 "시골에서 지내며 병이 심한데, 오직 유(학영)군 자네만 찾아와 병세를 살펴주네. 자네의 처방이 바로 효과가 있어. 자네의 뜻이 가상해서 이것을 써서 드리고, 아울러 의사인 부친에게도 문안을 부탁하네." 네 수의 네째 하나같이 달팽이집 같은 자그마한 오두막 도회지 집들이 시골의 집보다 널찍한 건 아니네 불심 깊은 노인이 자네 집을 잘 참아 주시니 오 백 그루 대나무 산뜻한 바람에 책 반 권은 갖춘 것 같으이 주: 세째 구절의 노불(老佛)은 노자로 대표되는 도가와 불가를 합친 말로 볼 수도 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