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시가 번역 12

두보,"또 고기잡이 구경 又觀打魚"

杜甫(712-770) 〈又觀打魚〉 蒼江漁子清晨集,設網提綱萬魚急。能者操舟疾若風,撑突波濤挺叉入。小魚脫漏不可記,半死半生猶戢戢。大魚傷損皆垂頭,屈強泥沙有時立。東津觀魚已再來,主人罷鱠還傾盃。日暮蛟龍改窟穴,山根鱣鮪隨雲雷。干戈兵革鬬未止,鳳凰麒麟安在哉。吾徒胡為縱此樂,暴殄天物聖所哀。 두보 (712-770) "또 고기잡이 구경" 푸른 강물 어부들이      이른 새벽 모여들어그물 치고 벼리 잡으니      물고기들 화급하네숙련된 어부들 배      바람 같이 빨리 달려파도 뚫고 내달리다      작살 들어 찔러대네빠져나간 작은 고기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죽은 듯 산 듯한      물고기가 북적이네큰 물고기 상처 입고      모두 고개 떨구지만고집통들 갯벌에서      벌떡벌떡 일어서네동쪽 나루 고기잡이      두..

이백,"달 아래서 홀로 마십니다 月下獨酌" 네 수의 첫째

李白(701-762) 〈月下獨酌〉四首之一 花間一壺酒,獨酌無相親。舉杯邀明月,對影成三人。月既不解飲,影徒隨我身。暫伴月將影,行樂須及春。我歌月徘徊,我舞影零亂。醒時同交歡,醉後各分散。永結無情遊,相期邈雲漢。 이백 (자는 태백, 701-762) "달 아래서 홀로 마십니다" 네 수의 첫째 꽃 사이에 술 한 병이걸 친구 하나 없이 홀로 마시나요술잔을 들어 밝은 달을 청하고내 그림자를 마주해 셋이 되지만달은 술 마신다는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그림자 또한 공연히 내 몸짓을 따라하네요그래도 잠시 달과 그림자와 어울려즐겁게 노니 이 기쁨이 봄까지 계속 되겠지요내가 노래를 부르면 달이 빙빙 맴돌고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가 어지럽게 흔들립니다술 취하기 전에는 기쁨을 서로 나누고취하면 각각으로 흩어지지만별 생각 없이 여정에 함께 떠나은하수..

두보,"고기잡이 구경 노래 觀打魚歌"

杜甫(712-770) 〈觀打魚歌〉 緜州江水之東津,魴魚鱍鱍色勝銀。漁人漾舟沈大網,截江一擁數百鱗。衆魚常才盡卻棄,赤鯉騰出如有神。潛龍無聲老蛟怒,迴風颯颯吹沙塵。饔子左右揮霜刀,鱠飛金盤白雪高。徐州禿尾不足憶,漢陰槎頭遠遁逃。魴魚肥美知第一,既飽歡娛亦蕭瑟。君不見朝來割素鬐,咫尺波濤永相失。 두보 (712-770) "고기잡이 구경 노래" 면주강 강물이      흘러가는 동쪽 나루펄쩍펄쩍 튀는 방어      은보다 더 반짝이네어부들이 배 저어가      큰 그물을 내려 치고강 가르며 끌어 내니      물고기 수백이라온갖 고기 재주 없어      모두들 포기해도붉은 잉어 신들린 듯      튀어 올라 나가려 하네잠긴 용 소리 없지만      늙은 교룡 화를 내고돌개바람이 쏴아쏴아      모래먼지 일으키네숙수의 손 이리저리     ..

이백,"달 아래서 홀로 마십니다 月下獨酌" 네 수의 네째

李白(701-762) 〈月下獨酌〉四首之四 窮愁千萬端,美酒三百杯。愁多酒雖少,酒傾愁不來。所以知酒聖,酒酣心自開。辭粟臥首陽,屢空飢顏回。當代不樂飲,虛名安用哉。蟹螯即金液,糟丘是蓬萊。且須飲美酒,乘月醉高臺。                注:十一句〈蟹螯〉,是配酒之美菜。《晉書·畢卓傳》:「右手持酒杯,左手持蟹螯,拍浮酒船中,便足了一生矣。」(第三句《世說新語·任誕》作:「拍浮酒池中」。) 이백 (자는 태백, 701-762) "달 아래서 홀로 마십니다" 네 수의 네째 꽉 막힌 근심의 시작은 천 군데 만 까닭좋은 술은 삼 백 잔근심은 많고 술은 적지만술잔을 기울이면 근심이 오지 않습니다그래서 술이 성스럽다는 걸 알지요술이 거나하면 마음이 스스로 열립니다곡식을 끊고 수양산에 누운 사람들이나부질없이 거듭해서 굶주린 안회나그 당시 술을 즐겨 마..

이백,"달 아래서 홀로 마십니다 月下獨酌" 네 수의 세째

李白(701-762) 〈月下獨酌〉四首之三 三月咸陽城,千花晝如錦。誰能春獨愁,對此徑須飲。窮通與修短,造化夙所稟。一樽齊死生,萬事固難審。醉後失天地,兀然就孤枕。不知有吾身,此樂最爲甚。 이백 (자는 태백, 701-762) "달 아래서 홀로 마십니다" 네 수의 세째 춘삼월 함양성은온갖 꽃들 밝은 햇살 아래 비단처럼 피는 때누가 이런 봄이 슬프다고 홀로쳐다보며 그저 술만 퍼 마실까요앞길이 막힐지 트일지, 또 얼마나 오래 살지애초부터 그런 건 모두 자연의 조화일 뿐입니다술 한 통이면 죽음도 삶도 그게 그것 같아지고세상만사는 본래 헤아리기 어렵습니다취하고 나서 하늘도 땅도 잃고몽롱해져 혼자 베개 베고 널브러지지요내 몸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으니이것이 제일 큰 즐거움입니다(반빈 역) Li Bai (701-762) "Dri..

이백,"산 속에서 은자와 술을 마십니다 山中與幽人對酌"

李白(701-762) 〈山中與幽人對酌〉 兩人對酌山花開,一杯一杯復一杯。我醉欲眠卿且去,明朝有意抱琴來。 이백 (자는 태백, 701-762) "산 속에서 은자와 술을 마십니다" 우리 두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니      산에 꽃이 피네요그러니 한 잔, 또 한 잔      다시 또 한 잔을 들이킵시다내가 취해서 자고 싶어지면      그대는 돌아가세요내일 아침 또 생각이 있으면      다시 오세요, 거문고를 안고서(반빈 역) Li Bai (701-762) "Drinking with a Recluse in the Mountain" Two of us hobnob together        And flowers bloom in the mountain.So, we drink—a cup, another cup..

이백,"달 아래서 홀로 마십니다 月下獨酌" 네 수의 둘째

李白(701-762) 〈月下獨酌〉四首之二 天若不愛酒,酒星不在天。地若不愛酒,地應無酒泉。天地既愛酒,愛酒不愧天。已聞清比聖,復道濁如賢。賢聖既已飲,何必求神仙。三杯通大道,一斗合自然。但得酒中趣,勿為醒者傳。 이백 (자는 태백, 701-762) "달 아래서 홀로 마십니다" 네 수의 둘째 하늘이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하늘에 술별자리가 없을 것이고땅이 술을 즐기지 않는다면땅에 술 솟는 샘이 있을 리 없지요하늘과 땅이 다 술을 좋아하니술 좋아한다고 하늘에 부끄러울 건 없습니다맑은 술을 성인에 비유한다고 이미 들었는데탁한 술은 또 현자라 부른다고 하지요이미 현자와 성인을 모두 마셨는데왜 또 꼭 신선이 되려고 하겠습니까석 잔을 마시면 큰 길로 통하고한 말을 마시면 자연과 하나가 됩니다그렇지만 술 속에 있는 뜻을 알게 되면맨숭맨숭..

이백,"술을 기다리는데 오지를 않네 待酒不至"

李白(701-762) 〈待酒不至〉 玉壺繫青絲,沽酒來何遲。山花向我笑,正好銜杯時。晚酌東窗下,流鶯復在茲。春風與醉客,今日乃相宜。 이백 (701-762) "술을 기다리는데 오지를 않네" 옥 술병에 파란 끈을 묶어주면서술을 받아오라 했는데 왜 이리 더딘가 산 꽃이 나를 향해 웃고 있으니술잔 끌어 당기기 참 좋은 때야 저녁나절 동쪽 창문 아래서 술을 마시면꾀꼬리 우짖으며 다시 이리로 올 터이고 봄바람과 술 취한 사람이오늘은 참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말이네(반빈 역) Li Bai (701-762) "Waiting for Wine that Does Not Come" I tied a blue string on a jade jug to have wine fetched,But why is the wine so sluggish..

백거이,"몽득과 함께 술을 시켜 한가하게 마시며, 다음 날짜를 잡다 與夢得沽酒閑飲,且約後期"

白居易(772-846) 〈與夢得沽酒閑飲,且約後期〉 少時猶不憂生計,老後誰能惜酒錢。共把十千沽一斗,相看七十欠三年。閒徵雅令窮經史,醉聽清吟勝管弦。更待菊黃家醖熟,共君一醉一陶然。                注:劉禹錫(字夢得,772-842)。這首十、一、醉等,重字頗多。 백거이 (자는 낙천, 772-846) "몽득과 함께 술을 시켜 한가하게 마시며, 다음 날짜를 잡다" 젊은 시절에도 생계를 어찌할지      걱정하지 않았는데나이 들고 나서 누가      술값을 아끼려 할 수 있겠나 같이 돈 만 냥을 내      술 한 말 시켜놓고서로 바라보니 일흔에서      삼 년이 빠질 뿐이네 한가히 고상한 술자리 노래를 찾아      경전과 역사를 샅샅이 뒤지고취해서는 맑은 노래소리를 듣는 게      관현악기 연주보다 좋지 다시 ..

두보,"가을바람에 부서진 초가지붕의 노래 茅屋為秋風所破歌"

杜甫 〈茅屋為秋風所破歌〉 八月秋高風怒號,卷我屋上三重茅。茅飛渡江灑江郊,高者掛罥長林梢,下者飄轉沉塘坳。南村羣童欺我老無力,忍能對面為盜賊。公然抱茅入竹去,脣焦口燥呼不得,歸來倚杖自嘆息。俄頃風定雲墨色,秋天漠漠向昏黑。布衾多年冷似鐵,嬌兒惡卧踏裏裂。牀頭屋漏無乾處,雨腳如麻未斷絕。自經喪亂少睡眠,長夜沾濕何由徹!安得廣廈千萬間,大庇天下寒士俱歡顏,風雨不動安如山。嗚呼!何時眼前突兀見此屋,吾廬獨破受凍死亦足!  두보 (712-770) "가을바람에 부서진 초가지붕의 노래" 여덟째 달 깊은 가을         바람이 성난 소리로 울더니켜켜로 이어 얹은 내 집         초가지붕을 감아 올라갔습니다짚단이 강 건너로 날아         강가 들판에 흩어졌습니다.높이 날아오른 짚단은 숲 속         키 큰 나무가지 끝에 걸렸고아래로 날아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