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浩承 (1950 - )
〈在江邊站〉
等着你
這一日也像最後一日似地過去了。
等着你
我未能悟到相愛也是人生。
風吹,江水流,
不覺江邊燈光也熄滅後
我等着你而火車又越過我的胸懷
無音無聲地過去了。
在我們曾經稱之為相遇的
初雪下的江邊站
我仍然等着你
是因為比起為我自己的
我總是為了你的命而傷悲。
過去那時在冬季山中
看着晚間星星流下的眼淚
我們稱之為相愛的
這風吹的江邊站裏
我今天又想着
我們像水流似地
應該重新相遇的日子了。
(半賓譯)
Chung Ho-seung (1950 - )
"At the Riverside Station"
As I waited for you,
This day passed as if it were the last day.
As I waited for you,
It did not dawn on me that love too was life.
Wind blew, river flew,
The lights on the riverside were turned off before I noticed,
And then, as I waited for you, a train passed yet again
Over my bosom without a trace of sound.
The reason why I still wait for you
At the Riverside Station in the first snow,
Which we have called the encounter,
Is because, rather than for my own,
I am sorrowful for your destiny.
At the Riverside Station in the wind,
Which we called love
At that time in the winter mountain
Looking at the tears flowing from the stars,
I mused again today
On the days we should meet again
Like the flowing water.
(H. Rhew, tr.)
韓文原文:
정호승 (1950 - )
"강변 역에서"
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날처럼 지나갔다.
너를 기다리다가
사랑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바람은 불고 강물은 흐르고
어느새 강변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뒤
너를 기다리다가
열차는 또다시 내 가슴 위로 소리 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만남이라고 불렀던
첫눈 내리는 강변 역에서
내가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나의 운명보다 언제나
너의 운명을 더 슬퍼하기 때문이다.
그 언젠가 겨울 산에서
저녁 별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며
우리가 사랑이라고 불렀던
바람 부는 강변 역에서
나는 오늘도
우리가 물결처럼
다시 만나야 할 날들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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