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418

윤휴,"홀로된 두루미 돌보기 養獨鶴"

尹鑴(字斗魁,希仲,號白湖,夏軒,1617-1680) 〈養獨鶴〉 寡鶴宿天霜,瀟湘歸夢長。寒聲飛碧落,孤影倒池塘。豈與鷄爭食,且將鸞並翔。主人情有素,歲暮別江鄉。 윤휴 (자는 두괴, 희중, 호는 백호, 하헌, 1617-1680) "홀로된 두루미 돌보기" 짝 잃은 두루미 묵는 하늘 아래 서리 내리고소수 상강으로 돌아가는 꿈이 길고 깁니다 쓸쓸한 울음소리 푸른 하늘을 가로 날고외로운 그림자 연못에 거꾸로 비칩니다 어찌 닭들과 먹이를 위해 다투겠습니까이제 곧 봉황과 나란히 날아오를 텐데요 주인은 늘 그런 것처럼 정이 깊어해가 저무는 지금 강물 많은 곳으로 송별합니다(반빈 역) Yun Hyu (1617-1680) "Caring for a Lonely Crane" A widowed crane sleeps under the fr..

허휘,"강도에서 섣달 그믐에 江都除夕"

許徽(字徽之,號退菴,1568-1652) 〈江都除夕〉 守歲江都夜,山中百感生。京鄉隔一水,殘燭照三更。                注:江都指江華島,位於京畿灣北的漢江江口。高麗高宗19年(1232)蒙古入侵,高麗王室暫遷都至江華後稱之為江都。 허휘 (자는 휘지, 호는 퇴암, 1568-1652) "강도에서 섣달 그믐에" 강화도에서 지내는 한 해의 마지막 밤산 속에 있으니 백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도성과 이 시골은 물길 하나 사이스러져가는 촛불이 한밤중까지 비춥니다            주: 강도(강도)는 강화도를 말합니다. 고려 고종 19년 (1232) 몽고의 침입을 받아 고려왕실이 잠시 강화로 천도한 후 강도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반빈 역) Hō Hwi (1568-1652) "Last Day of the Year i..

임제,"말도 못한 이별 無語別"

林悌(字子順,號白湖,又號楓江,1549-1587) 〈無語別〉 十五越溪女,羞人無語別。歸來掩重門,泣向梨花月。         注:《東國風雅》,題作〈閨怨〉。 임제 (자는 자순, 호는 백호, 풍강, 1549-1587) "말도 못한 이별" 열 다섯에 시내 건너에서 온 여인수줍어 말도 못하고 작별했지요시집와 겹겹이 잠긴 문 안에서배꽃 뒤에 걸린 달을 향해 흐느낍니다.       주: 제목을 "여인의 원망 閨怨"이라고 한 판본도 있습니다.(반빈 역) Yim Che (1549-1587) "Parting without Word" A woman from across the stream at the age of fifteen,Too shy to have said anything at parting,Is behind layers..

신흠,"양춘곡 陽春曲"

申欽(字敬叔,號玄軒,又號放翁,象村, 1566-1628) 〈陽春曲〉 龍蝶雙雙戲,含桃朶朶開。臨軒看鬪草,鸚鵡報人來。                注:《象村稿》排於古樂府卷。末句鸚鵡作鵡鸚,疑誤。 신흠 (자는 경숙, 호는 현헌, 상촌, 1566-1628) "양춘곡" 논두렁 나비는 쌍쌍이 놀고,봉오리 복사꽃이 송이송이 핍니다창문 앞에서 풀싸움 놀이를 구경하는데앵무새가 누가 왔다고 전하네요            주: 《상촌고》는 이 작품을 고악부古樂府로 분류했습니다. 마지막 구절의 앵무는 무앵鵡鸚으로 적혀있는데, 착오라고 생각합니다.(반빈 역) Shin Hūm (1566-1628) "To the Old Tune of Sunny Spring" Butterflies over the rice paddy ridges frolic..

신흠,"조용히 앉기 靜坐"

申欽(字敬叔,號玄軒,又號放翁,象村, 1566-1628) 〈靜坐〉 第一是靜坐,何必看書史。客至亦無言,誰知有真理。 신흠 (자는 경숙, 호는 현헌, 상촌, 1566-1628) "조용히 앉기" 제일 중요한 것은 조용히 앉기왜 꼭 책을 보고 역사를 읽어야 하나요손님이 와도 역시 아무 말이 없으니진리가 있는지 누가 아나요(반빈 역) Shin Hūm (1566-1628) "Sitting Quietly" The first and the foremost is sitting quietly.Why shall we read books and study history?Guests may come, but have nothing to say, either.Who could know if truth is there?(H. Rhew,..

임억령,"봄날의 낮잠 春眠"

林億齡(字大樹,號石川,1496-1568) 〈春眠〉 寂寂松陰下,幽人晝夢甘。悠然驚剝啄。門外客來三。 임억령 (자는 대수, 호는 석천, 1496-1568) "봄날의 낮잠" 쓸쓸한 소나무 그늘 아래속세 떠난 이 사람 낮잠 꿈이 달콤합니다어렴풋이 문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문밖에 손님 셋이 찾아왔네요(반빈 역) Yim Ōng-nyōng (1496-1568) "A Nap on a Spring Day" Under the shade of a lonesome pine tree,This man in seclusion is in a sweet daydream,Disturbed by a faint tapping at the gate.Oh my! Three guests have come.(H. Rhew, tr.)圖:溥儒(1..

박민,"마음 속 생각 題懷"

朴敏(字行遠,號凌虛,1566-1630) 〈題懷〉 居則皆言莫吾知,知之竟有底事為。不如白石流水洞,無願無求守吾癡。 박민 (자는 행원, 호는 능허, 1566-1630) "마음 속 생각" 그냥 그럭저럭 지내다 보면 아무도      나를 모를 것이라고 다들 이야기하지만그걸 안다고 해서 과연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차라리 흰 바위 사이로      물 흐르는 골짜기에서바라는 것도 구하는 것도 없이      내 어리숙함을 지키는 것만 못하겠지요(반빈 역) Pak Min (1566-1630) "Thoughts in My Bosom" They all say that no one will know me        If I live without much ado,But what is there for me to do   ..

권도, 조임도,"쌍계계곡에서 서로 화답합니다 雙溪唱酬"

〈雙溪唱酬〉 權濤(字靜甫,號東溪,1575-1644) 山深人不眠,萬籟共寥絶。菴禪莫催燈,天晴山有月。 趙任道(字德勇,號澗松,1585-1664) 萬象渾寂寥,淸溪聲不絶。襟懷轉颯爽,坐對西峯月。 "쌍계계곡에서 서로 화답합니다" 권도 (자는 정보, 호는 동계, 1575-1644) 산은 깊고 나는 잠들지 못하는데세상 온갖 소리들이 잦아들다 끊어졌습니다참선하는 암자에 서둘러 등불을 켜지 마세요하늘이 맑고 산에 달도 떴습니다 조임도 (자는 덕용, 호는 간송, 1585-1664) 세상 만물이 모두 쓸쓸하고 고요한데맑은 시냇물 소리는 끊이지 않습니다마음에 담은 생각은 시원한 바람 속을 맴돌아서쪽 봉우리 위에 뜬 달을 마주하고 앉았습니다(반빈 역) "Echoing Each Other in Double Brook Valley" K..

박순,"가야금에 부쳐 題伽倻琴"

朴淳(字和叔,號思菴,1523-1589) 〈題伽倻琴〉 一陣歸鴻十二絃,弄琴人去已千年。如今但愛遺音妙,仙意冥冥世不傳。 박순 (자는 화숙, 호는 사암, 1523-1589) "가야금에 부쳐" 돌아가는 한 무리의 기러기와      열 두 줄의 현가야금을 타던 사람이 가고      벌써 천 년이제 그저 그가 남겨놓은      소리를 아낄 뿐신선의 뜻은 아득해      세상에 전해지지 않습니다(반빈 역) Pak Shun (1523-1589) "On Kaya-Zither" A skein of returning geese        And twelve strings.A thousand years since the passing        Of the one who played the zither.Now I only ch..

박순,"책을 읽다가 든 생각 讀書有感"

朴淳(字和叔,號思菴,1523-1589) 〈讀書有感〉 嗟嗟羣動苦喧闐,道喪誰能更斡旋。從古聖賢皆白骨,只留糟粕在青編。 박순 (자는 화숙, 호는 사암, 1523-1589) "책을 읽다가 든 생각" 아아, 사람을 모여 사는 곳은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해 고통스럽습니다잃어버린 길을 누구라서      다시 되돌려 놓을 수 있나요먼 옛날부터 거룩하고 어진 사람들은      모두 흰 뼈다귀가 되었고술찌꺼기 같은 쓰레기만 남아      온갖 책들을 채우고 있네요(반빈 역) Pak Shun (1523-1589) "A Thought as I Read Books" Oh dear! This place where many people live        Suffers from disturbing hubbub.Who c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