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404

허기,"삼가 석탄 이존오와 작별합니다 奉別李石灘存吾" 두 수의 둘째

許麒(號湖隱,14世紀) 〈奉別李石灘存吾〉二首之二 十年郎署負明時,未報涓埃攢兩眉。如醉此心同漆婦,一生惟有我師知。                注:李存吾(字順卿,好石灘,1341-1371),高麗晚期文臣。〈漆婦〉即漆女,魯國漆邑因憂國而失婚配適齡之女,《列女傳》有傳。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삼가 석탄 이존오와 작별합니다" 두 수의 둘째 궁궐을 호위하려 숙직하는 직분      어언 십 년을 밝은 낮 등지고 살면서사소한 일도 보고하지 않으면      미간을 찌푸렸습니다취한 듯한 이 마음은      마치 나라걱정에 혼기를 놓친 칠녀의 심정,이 한 생애를 아는 것은      내 스승님 뿐입니다.            주: 이존오(자는 순경, 호는 석탄, 1341-1371), 고려 말기의 문신. 세째 행의 칠부(漆婦)는 칠..

허기,"삼가 석탄 이존오와 작별합니다 奉別李石灘存吾" 두 수의 첫째

許麒(號湖隱,14世紀) 〈奉別李石灘存吾〉二首之一 奉公難得祭征虜,憂國方知杜草堂。豈為耽盃消日末,照看墜葉轉斜陽。                注:李存吾(字順卿,號石灘,1341-1371),高麗晚期文臣。祭征虜,指東漢祭遵(字弟孫,?-33),雲台二十八將之一,征虜將軍,常稱祭征虜。光武帝聞其訃音,嘆曰:「安得憂國奉公之臣如祭征虜者乎。」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삼가 석탄 이존오와 작별합니다" 두 수의 첫째 힘써 직분을 행하는 데      오랑캐 정벌장군 채준 같은 이가 없고나라 위한 걱정이라면       오두막 초당 두보가 있는 걸 압니다어떻게 술잔에 빠져      기울어 가는 날을 보내면서떨어지는 잎새 맴돌며      지는 석양을 마주보겠습니까            주: 이존오(자는 순경, 호는 석탄, 1341-1371..

허기,"어쩌다 그냥 짓습니다 偶題"

許麒(號湖隱,14世紀) 〈偶題〉 冬湯夏水吾其飲,冬裘夏葛吾其衣。衣吾飲吾皆吾事,莫將虛寂轉依俙。                注:二句語出《列子·湯問》:「九土所資,或農或商,或田或漁,如冬裘夏葛,水舟陸車。」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어쩌다 그냥 짓습니다" 겨울에는 따듯한 물, 여름에는 물,      나는 그걸 마시고겨울에는 가죽, 여름에는 삼베,      나는 그걸 입습니다내게 옷을 입히고 내게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      내 일의 전부입니다맑은 고요함을 침침한 어두움으로      바꾸지 말아야 합니다            주: 둘째 구절의 표현은 《열자·탕문》편에서 나왔습니다. "이 땅에서 재물은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해서, 사냥을 하거나 고기를 잡아서 얻습니다. 겨울에는 가죽을 여름에는 삼베를 입고, 물..

허기,"나 스스로 마음을 일깨웁니다 自警"

許麒(號湖隱,14世紀) 〈自警〉 堯舜禹相授,人心與道心。危微精一際,允執孰能欽。                注:此詩用《尚書·大禹謨》語:「人心惟危,道心惟微,惟精惟一,允執厥中。」不偏不倚,無過與不及之謂也。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나 스스로 마음을 일깨웁니다" 요임금에서 순임금으로, 또 우임금으로 전해진 것은사람의 마음과 도(道)의 마음그 아슬아슬하고, 미묘한 마음에 정성으로 집중할 때누군가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고 정중할 수 있을까            주: 이 시는 《서경·대우모》편의 다음과 같은 구절에 근거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위태해 아슬아슬하고, 도의 마음은 미묘하고 숨어있으니, 오직 정성을 다해 흐트러짐 없이 치우치지 않고 기울어지지 않아야 한다."(반빈 역) Hō Ki (14th Century)..

허기,"목은 이색의 '국화꽃' 시에 운을 따라 화답합니다 次李牧隱穡黃花詩"

許麒(號湖隱,14世紀) 〈次李牧隱穡黃花詩〉 黃花深得主人情,晋有陶潛楚屈平。朝採東籬暮澤畔,歲寒心事兩分明。         注:李牧隱原詩題,《牧隱詩藁》作〈對菊有感〉。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목은 이색의 '국화꽃' 시에 운을 따라 화답합니다" 노란 국화꽃이 아껴주는 사람의      깊은 마음을 얻었습니다진나라에는 도연명이      초나라에는 굴원이 있었지요아침에는 동쪽 울타리에서 꺾고      저녁에는 물가를 걸으시지요세월이 싸늘하니 그대의 마음도 걱정도      모두 명쾌합니다(반빈 역) Hō Ki (14th century) "Echoing 'Chrysanthemum Poem' by Mok-ūn Yi Saek (1328-1396)" Yellow chrysanthemums enjoy the earnest..

허기,"고향 장산에서 뜻을 내보입니다 章山見志"

許麒(號湖隱,14世紀) 〈章山見志〉 退野思王蠋,登山愧伯夷。澤蘭愁楚色,墟麥愴殷詞。                注:章山為詩人家鄉,今韓國慶尚南道固城郡馬岩面章山里。王蠋,戰國時齊國退隱大夫。燕攻破臨淄,齊愍王逃奔莒州。燕禮請王蠋,王蠋拒絕,遂自盡。末句〈殷詞〉指〈麥秀歌〉,相傳箕子目睹殷朝宮室毀壞,長野麥,有感而作。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고향 장산에서 뜻을 내보입니다" 초야로 물러나 제나라 대부 왕촉을 생각하고산에 올라서면 수양산의 백이에게 부끄럽습니다물가의 난초를 보면 초나라 모습이 근심스럽고폐허에 무성한 보리를 보며 은나라 노래를 슬퍼합니다            주: 장산은 지금의 경상남도 고성군 마암면 장산리로 시인의 고향입니다. 허씨의 고가가 있고, 시인이 조성했다는 숲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이 작품은 네 행..

허기,"공북루에서 임금과 신하가 함께 기뻐합니다 拱北樓君臣相悅"

許麒(號湖隱,14世紀) 〈拱北樓君臣相悅〉 觀風知偃草,憂國誡苞桑。會有河清日,君臣共一堂。        注:韓國稱作拱北樓之樓閣在數處。此詩題所指為清州拱北樓,已消失,其正確位置不得確知。現傳最早記錄是恭愍王11年(1361)事。避紅巾之亂,王蒙塵至安東,歸首都開京路上停留於清州五月餘,因推斷此詩作於清州拱北樓。首句用《論語·顏淵》:「君子之德風,小人之德草,草上之風,必偃。」二句用《周易》否卦九五:「大人吉,其亡其亡,繫於苞桑。」大人當耿耿思危,使國鞏固,即吉。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공북루에서 임금과 신하가 함께 기뻐합니다" 바람을 보면 풀이 눕는 것을 아시고나라 걱정을 뽕나무 뿌리에서 깨우치셨지요강물이 맑아지고 임금과 신하가함께 모일 날이 있을 것입니다            주: 우리나라에 공북루라고 불리는 누각은 몇 군데 있습니다...

오장, 박민,"쌍계골짜기에서 서로 화답합니다 雙溪唱酬"

〈雙溪唱酬〉 吳長(字翼承,號思湖,1565-1617) 名區多故人。此遊誠奇絶。團團一片心。共指中天月。  朴敏(字行遠,號凌虛,1566-1630) 千古孤雲仙。一去消息絶。我亦象外客。淸溪弄明月。 "쌍계골짜기에서 서로 화답합니다" 오장 (자는 익승, 호는 사호,  1565-1617) 아름다운 곳에 옛 친구들 많이 모여이렇게 함께 즐기니 참으로 대단합니다둥글게 둥글게 마음을 하나로 모아함께 하늘 한 가운데 뜬 달을 가리킵니다(반빈 역) 박민 (자는 행원, 호는 능허, 1566-1630) 천고의 신선 고운 최치원한번 가고 나니 소식이 끊어졌습니다나 또한 현상계 밖의 손님맑은 시내가 밝은 달을 유쾌하게 즐깁니다(반빈 역) "Echoing Each Other in Double Brook Valley" O Chang (1565..

성여신, 하징,"쌍계골짜기에서 서로 화답합니다 雙溪唱酬"

〈雙溪唱酬〉 成汝信(字公實,號浮查,1546-1632) 仙歸餘故山。地與人世絶。淸遊亦佳辰。正當秋八月。                 注:《浮查先生文集》未收錄。《凌虛先生文集》卷之一。 河憕(字子平,號滄州,1563-1624) 洞僻宿雲歸。林深人跡絶。淸風亦有情。噓送晴巒月。  "쌍계골짜기에서 서로 화답합니다" 성여신 (자는 공실, 호는 부사, 1546-1632) 신선처럼 옛날의 산으로 돌아왔는데여긴 여전히 사람 사는 세상과 끊겨 있네요한가하게 노니니 이 또한 좋은 날마침 가을 음력 팔월입니다(반빈 역) 하징 (자는 자평, 호는 창주, 1563-1624) 외딴 골짜기로 저녁 구름이 돌아오는데숲이 깊어 사람의 자취는 끊어졌습니다시원한 바람도 무언가 느끼는지맑은 산봉우리 위로 달을 불어 올립니다(반빈 역) "Echoing E..

임억령,"조준용 진사에게 드립니다 贈曹進士俊龍"

林億齡(字大樹,號石川,1496-1568) 〈贈曹進士俊龍〉 洞裏猶嫌淺,江邊又定居。鳴沙數點雨,帶月一床書。閉戶非逃世,垂綸不在魚。松川荷萬柄,吾亦愛吾廬。 임억령 (자는 대수, 호는 석천, 1496-1568) "조준용 진사에게 드립니다" 동굴 속이 좁아서 조금 아쉬웠는지또 강가에 거처를 정하셨네요 몇 방울 모래톱을 두드리는 비;책상 가득 달과 어우러진 책 문을 닫아 건다고 세상을 피하려는 게 아니고;낚시줄을 드리워도 고기를 잡으려는 건 아니지요 연꽃 만 송이 가득한 소나무 시냇물나 또한 내 오두막을 좋아합니다(반빈 역) Yim Ōng-nyōng (1496-1568) "Presented to Advanced Scholar Cho Chun-yong" Perhaps feeling that the cave was a 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