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336

백광훈,"사준스님에게 드립니다 贈思峻上人"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贈思峻上人〉 智異雙溪勝,金剛萬瀑奇。名山身未到,每賦送僧詩。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사준스님에게 드립니다" 지리산에선 쌍계계곡이 멋지고금강산에서는 만폭동이 신기하다 하지요좋다는 산에 몸소 가지 못했으니지으실 때마다 스님의 시를 보내주세요(반빈 역) Paek Kwang-hun (1537-1582) "Presented to Reverend Sa-jun" In the Mountain of Extraordinary Wisdom (Chi-ri),        I hear, the Double Creek Valley is splendid;In the Diamond (Kūm-gang) Mountain,        They say, the Myr..

백광훈,"양응우 통판의 푸른 시내 족자에 붙입니다 題楊通判應遇青溪障"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題楊通判應遇青溪障〉 簿領催年鬂,溪山入畫圖。沙平舊岸是,月白釣船孤。                自注:(楊應遇)名士奇。               注:楊士奇(字應遇,號竹齋,1531-1586),朝鮮中期之文臣。楊士彥(字應聘,號蓬萊、海客,1517-1584)之弟。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양응우 통판의 푸른 시내 족자에 붙입니다"  공문장부가 늙어가길 재촉해산과 시내를 따라 그림으로 들어갑니다모래톱은 지난날 그 언덕이고흰 달빛 아래 고깃배가 외롭습니다            시인의 주: (양응우 통판의) 이름은 사기士奇.           주: 양사기 (자는 응우, 호는 죽재, 1531-1586) 는 조선 중기의 문신입니다. 문장과 서예로 이름이 높..

백광훈,"새 거처에 돌우물이 있네요 新居得石井"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新居得石井〉 古石苔成縫,寒泉一臼深。清明目如許,照我十年心。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새 거처에 돌우물이 있네요" 오래된 돌 이끼 사이로 난 틈에차가운 샘물이 움푹 파였습니다이렇게 맑고 밝은 눈이 있는지십 년 동안의 내 마음을 비춥니다(반빈 역) Paek Kwang-hun (1537-1582) "Finding a Stone Well at My New Residence" Through the cracks between old mossed stones,Is a chill spring sunken deeply.Does this have eyes so clear, so bright?It shines on my heart of these ten..

백광훈,"능소대 아래에서 피리소리를 듣습니다 陵霄臺下聞笛"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陵霄臺下聞笛〉 夕陽江上笛,細雨渡江人。餘響杳無處,江花樹樹春。                注:陵霄臺,位於韓國京畿道華城市之岩石峰。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능소대 아래에서 피리소리를 듣습니다" 해질녘 강 위 피리소리가랑비 속 강 건너는 사람남은 여운 아득해 어디서 들리는지 모르는데강가엔 꽃 핀 나무마다 봄이네            주: 능소대는 경기도 화성시 부근에 위치한 암석 봉우리입니다.(반빈 역) Paek Kwang-hun (1537-1582) "Listening to the Flute under the Rocks Rising High" The sound of the flute on the river at sunset.A travel..

백광훈,"홍경사 弘慶寺"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弘慶寺〉 秋草前朝寺,殘碑學士文。千年有流水,落日見歸雲。                注:弘慶寺,或稱奉先弘慶寺,原位於韓國忠南天安市。高麗顯宗繼先父安宗之遺願建成(1026年),因而寺名前加〈奉先〉二字。經過盛衰後,至朝鮮初佛寺已廢,僅剩碑碣。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홍경사" 가을 풀에 덮인 지난 왕조의 절터남은 비석에는 공부한 사람의 글천 년을 흐르는 물이 여기 있지만해가 떨어지며 돌아가는 구름을 나타냅니다            주: 홍경사는 봉선홍경사라고도 불리는데 충청남도 천안시에 있었습니다. 고려 현종이 부친인 안종의 뜻을 이어 1026년에 지었고, 그래서 사찰의 이름 앞에 "봉선"이라는 두 글자가 붙었습니다. 흥했다 쇠했다 하는 과정을 거쳐 ..

정사진,"산 속에서 즉흥적으로 山中即事"

鄭四震(字君燮,號守菴,1567-1616) 〈山中即事〉 春晚山容富,酒窮詩思貧。生涯惟採釣,天地一閑人。 정사진 (자는 군섭, 호는 수암, 1567-1616) "산 속에서 즉흥적으로" 봄이 깊어 산의 모습은 다채로워 졌는데술이 떨어지면서 시에 담을 생각이 메말랐습니다내 평생 오로지 약초 캐고 낚시질을 할 뿐이니하늘과 땅 사이 참 한가한 사람입니다(반빈 역) Chōng Sa-jin (1567-1616) "Written Extemporaneously in the Mountain" In late spring now, the mountain appears much more colorful,But with no wine left, my thoughts for poetry have dried up.Just collecti..

곽재우,"강가 정자로 돌아갑니다 歸江亭"

郭再祐(字季綏,號忘憂堂,1552-1617) 〈歸江亭〉 誤落塵埃中,三千垂白髮。秋風野菊香,策馬歸江月。 곽재우 (자는 계수, 호는 망우당, 1552-1617) "강가 정자로 돌아갑니다" 티끌먼지 속으로 잘못 떨어져흰 머리털을 삼 천 길 늘어뜨렸습니다가을 바람 들국화 향기 속에말을 달려 강 위의 달로 돌아갑니다(반빈 역) Kwak Chae-wu (1552-1617) "Returning to the Riverside Pavilion" Having wrongfully fallen to dusty world,I've let the white hair hang down three thousand fathoms.In the scent of wild chrysanthemum in autumn wind,I whip the ..

장현광,"금오산에 들러 訪金烏"

張顯光(字德晦,號旅軒,1554-1637) 〈訪金烏〉 竹有當年碧,山依昔日高。清風猶竪髮,誰謂古人遙。                注:日本侵略朝鮮而起之壬辰倭亂(1592-8)中,詩人曾入金烏山避難。 장현광 (자는 덕회, 호는 여헌, 1554-1637) "금오산에 들러" 대나무가 그 때처럼 푸르고산봉우리가 지난날 같이 높고맑은 바람이 머리털이 서도록 정신 나게 하는데누가 옛사람들은 멀다고 하나요            주: 일본이 조선을 침략해 일어난 임진왜란 (1592-8) 중에 시인은 금오산으로 들어가 난을 피했다고 합니다.(반빈 역) Chang Hyōn-gwang (1554-1637) "Dropping in Gold Crow Mountain" Bamboo trees are blue as those years,Mou..

장현광,"소나무가 있는 절벽 松崖"

張顯光(字德晦,號旅軒,1554-1637) 〈松崖〉 偶然崖下止,坐客皆寒士。何以托心期,三松為可倚。                注;末句三松猶與三松倒有關。三松倒喩人壽長。王安石有詩:「世傳壽可三松倒,此語難為常人道。人能百歲自古稀,松得千年未為老。」  장현광 (자는 덕회, 호는 여헌, 1554-1637) "소나무가 있는 절벽" 어쩌다 절벽 아래 이르러 보니앉아 쉬는 길손은 모두 가난한 선비어떻게 마음 속 기대를 의탁할까요소나무 세 번 사는 만큼 장수한다면 든든할까요            주: 마지막 행의 "소나무 셋三松"은 "소나무가 세 번 넘어짐三松倒"이라는 표현을 이용하는 듯합니다. 이 표현은 사람이 장수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송나라의 시인 왕안석 (1021-1086)은 다음과 같은 시를 썼습니다. "사는 동안 소나..

장현광,"겨울 밤에 우연히 읊습니다 冬夜偶吟"

張顯光(字德晦,號旅軒,1554-1637) 〈冬夜偶吟〉 長夜苦漫漫,天地何遲曉。羣鼠亂牀邊,宿客夢自少。                注:《東國風雅》題作〈夜坐〉,首句作〈冬夜苦漫漫〉。 장현광 (자는 덕회, 호는 여헌, 1554-1637) "겨울 밤에 우연히 읊습니다" 긴긴 이 밤 고통스럽도록 끝이 없습니다이 하늘 이 땅에 새벽은 왜 이리 더디 오나요쥐들 무리가 침대 주변을 어지럽히니묵어가는 길손의 꿈은 말할 것도 없이 줄어듭니다            주: 《동국풍아東國風雅》에는 제목이 "밤에 일어나 앉아"로, 첫 구절은 "이 겨울 밤은 고통스럽게 길고 깁니다"로 수록되어 있습니다.(반빈 역) Chang Hyōn-gwang (1554-1637) "Chanting by Chance at Winter Night"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