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28

구재기 "병상病床에서" (중국어 영어 번역)

丘在期(1950- ) 〈病床上〉 無形無狀也無痕地風在吹過 為何樹葉搖著身子裝樣子呢 患病不適為何要閉上無恙的雙眼得躺著呢(半賓譯) Ku Chae-gi (1950- ) "On a Sickbed" Without a shape,Without a trace,Winds blow by. Why do leaves,Shaking their bodies,Put on a fake act? When pained by illnessWhy shall I keep my two healthy eyes closedAnd remain lying down?(H. Rhew, tr.) 韓文原文: 구재기 (1950- ) "병상病床에서" 모양도흔적도 없이바람 가고 있는데 왜 나뭇잎이몸 흔들며시늉하고 있는가 몸이 아프면왜 성한 두 눈을 감고누워있어야 하..

허기,"한퇴지의 '부처의 유골에 관한 간언'에 부쳐 題韓退之佛骨表"

許麒(號湖隱,14世紀) 〈題韓退之佛骨表〉 已於原道是非知,慨惜斯文八代衰。可恠大顛堂下路,終令後輩到今疑。                注:三句大顛,或作太顛。太顛,周文王、武王時之賢臣。唐朝有大顛,是開元、長慶間之高僧。韓愈寫〈論佛骨表〉諫諍斥佛,觸怒憲宗,貶官為潮州刺史,與大顛禪師交遊。韓愈之排佛並未因而有變化,但他確實尊敬禪師學問修養。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한퇴지의 '부처의 유골에 관한 간언'에 부쳐" "원래의 도에 대해(原道)"를 통해      이미 옳고 그름을 알게 되어동한부터 수나라까지 여덟 대 동안      이 문화가 쇠락했음을 안타까워 합니다그러나 대전대사의 거처를 드나들며      교유하신 건 질책할 만합니다결국은 후학들로 하여금      지금까지도 의문을 갖게 하셨습니다            주: 한유 (..

반빈,"크로커스: 이른봄 들꽃1 番紅花:早春野芳譜(一)"

半賓 〈番紅花:早春野芳譜(一)〉 雪上迎風始愛憐,雨中含淚更鮮妍。嚴冬數月誠期待,看了承當老了年。(乙巳雨水) 반빈 "크로커스: 이른봄 들꽃1" 눈 위에서 바람을 마주할 때      아끼고 사랑하기 시작하는데빗속에서 눈물을 머금으면      더욱 맑고 아름답습니다추운 겨울 몇 달 동안을      간절하게 기다리지요보고 나서는 한 해 더      늙었음을 또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을사년 우수에) H. Rhew "Crocuses: Early Spring Flowers 1" Standing in the wind on the snow        They prompt me to cherish and to adore them.Holding tears in the rain,        They are even more ..

시선(詩選) 2025.02.26

정호승 "그리운 부석사" (중국어 영어 번역)

鄭浩承 (1950- ) 〈懷戀的浮石寺〉 愛著愛著,含戀而死吧毘盧遮那佛是有別的路子還那樣吊在手指坐著的嗎等吧,等著等著過去吧阿彌陀佛是另有選擇而砍自己的頭拿來當枕頭的嗎一直到破曉的時間都過去了通知供佛飯菜的鐵鐘還不響我平生坐在浮石寺幢竿支柱前都未能給你供養一碗素飯眼淚中建一所佛寺再拆下飛天的石塊上築一座佛寺                注:浮石寺,位於韓國慶尚北道榮州,是新羅文武王16年(676)義湘大師(625-702)受王命所建之華嚴寺剎。據其創建說話故事,義湘去唐留學時,為名作善妙之女人所戀慕,義湘拒絕其愛回新羅,善妙化龍隨之。義湘築佛寺時,龍又化成飛天之石塊助之。今浮石寺有浮石及善妙閣。(半賓譯) Chung Ho-seung (1950- ) "The Floating Rock Temple I Long for" Love, and you shall die in..

허기,"나 스스로 슬퍼합니다 自傷"

許麒(號湖隱,14世紀) 〈自傷〉 退野思王蠋,登山愧伯夷。澤蘭愁楚色,墟麥悵殷辭。滄海孤帆過,江潭落日悲。長歌又短律,此意有誰知。                注:此詩前四句在數處收錄為以〈章山見志〉為題之五言絕句。王蠋,戰國時齊國退隱大夫。燕攻破臨淄,齊愍王逃奔莒州。燕禮請王蠋,王蠋拒絕,遂自盡。末句〈殷詞〉指〈麥秀歌〉,相傳箕子目睹殷朝宮室毀壞,長野麥,有感而作。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나 스스로 슬퍼합니다" 초야로 물러나 제나라 대부 왕촉을 생각하고산에 올라서면 수양산의 백이에게 부끄럽습니다물가의 난초를 보며 초나라 모습을 걱정하고폐허에 무성한 보리를 보니 은나라 노래가 서글픕니다넓은 바다에 외로운 돛단배 한 척 지나가고깊은 강물로 떨어지는 해가 쓸쓸합니다긴 노래를 부르고 짧은 율시를 또 짓지만내 이 뜻을 누가 있어 알겠습..

박일환 "어스름" (중국어 영어 번역)

朴一煥(1961- ) 〈黝黝微光裏〉 駝背的奶奶吃勁兒地走著希望這個晚上也像奶奶的走步那樣徐徐過去(半賓譯) Pak Il-hwan (1961- ) "In Dusky Light" A granny with a hunched back is walking in heavy steps.It'd be good if this evening passed slowly like the granny's footsteps.(H. Rhew, tr.) 韓文原文: 박일환 (1961- ) "어스름" 등 굽은 할머니가 힘겹게 걸어가신다이 저녁이 할머니 걸음만큼 천천히 지나가면 좋겠다 -박일환 시집 "귀를 접다" (2023)

허기,"삼가 석탄 이존오와 작별합니다 奉別李石灘存吾" 두 수의 둘째

許麒(號湖隱,14世紀) 〈奉別李石灘存吾〉二首之二 十年郎署負明時,未報涓埃攢兩眉。如醉此心同漆婦,一生惟有我師知。                注:李存吾(字順卿,好石灘,1341-1371),高麗晚期文臣。〈漆婦〉即漆女,魯國漆邑因憂國而失婚配適齡之女,《列女傳》有傳。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삼가 석탄 이존오와 작별합니다" 두 수의 둘째 궁궐을 호위하려 숙직하는 직분      어언 십 년을 밝은 낮 등지고 살면서사소한 일도 보고하지 않으면      미간을 찌푸렸습니다취한 듯한 이 마음은      마치 나라걱정에 혼기를 놓친 칠녀의 심정,이 한 생애를 아는 것은      내 스승님 뿐입니다.            주: 이존오(자는 순경, 호는 석탄, 1341-1371), 고려 말기의 문신. 세째 행의 칠부(漆婦)는 칠..

허기,"삼가 석탄 이존오와 작별합니다 奉別李石灘存吾" 두 수의 첫째

許麒(號湖隱,14世紀) 〈奉別李石灘存吾〉二首之一 奉公難得祭征虜,憂國方知杜草堂。豈為耽盃消日末,照看墜葉轉斜陽。                注:李存吾(字順卿,號石灘,1341-1371),高麗晚期文臣。祭征虜,指東漢祭遵(字弟孫,?-33),雲台二十八將之一,征虜將軍,常稱祭征虜。光武帝聞其訃音,嘆曰:「安得憂國奉公之臣如祭征虜者乎。」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삼가 석탄 이존오와 작별합니다" 두 수의 첫째 힘써 직분을 행하는 데      오랑캐 정벌장군 채준 같은 이가 없고나라 위한 걱정이라면       오두막 초당 두보가 있는 걸 압니다어떻게 술잔에 빠져      기울어 가는 날을 보내면서떨어지는 잎새 맴돌며      지는 석양을 마주보겠습니까            주: 이존오(자는 순경, 호는 석탄, 1341-1371..

김구연 "빈 나뭇가지에" (중국어 영어 번역)

金丘衍(1942-2023) 〈空空樹枝上〉 空空樹枝上雲彩一片掛著一會兒就離去 空空樹枝上白雪數朵坐著一會兒就散去 空空樹枝上軟綠嫩葉尖尖長出就凋去 空空樹枝上紅色果實累累吊著一會兒就落去 空空樹枝上山鳥一隻歇會兒就飛去 空空樹枝上空空樹枝上(半賓譯) Kim Ku-yōn (1942-2023) "On Empty Branches" On empty branches,A piece of cloud hangs a while and leaves. On empty branches,A few snowflakes sit a while and scatter away. On empty branches,Fresh green leaves sprout up jaggedly and fade away. On empty branches,Red fruits g..

반빈,"왕유(699-761)의 '그대가 고향에서 왔으니…'에 답합니다 答王維雜詩(君自故鄉來)"

半賓 〈答王維雜詩(君自故鄉來)〉 余亦離鄉數十秋,逢人能忘致安不。寒梅君問非關季,朶朶花冠代美眸。(乙巳正月初) 반빈 "왕유(699-761)의 '그대가 고향에서 왔으니…'에 답합니다" 나 또한 고향을 떠나고      이미 수십 번의 가을이 지났으니고향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안부 묻는 걸 잊을 수 있겠습니까겨울 매화에 대한 그대의 질문은      계절을 묻는 게 아니었을 겁니다한 송이 한 송이의 꽃이      모두 아름다운 눈망울을 대신하겠지요(을사년 정월 초에) H. Rhew "Responding to a Miscellaneous Poem by Wang Wei (699-761), 'You Came from My Home Town'" I, too, left my native place        Dozen..

시선(詩選) 2025.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