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135

강정중 "한 천년 후에나" (중국어 영어 번역)

姜晶中(1939 – 2001) 〈只有大略一千年後〉 我怎麼能 學會樹根的謹慎 過一棵樹的日子 我怎麼能 學會身體的輕盈 過一隻蝴蝶的日子 我寧可 像那天空的顏色 像水晶被打破的聲音,消失大略一千年後 才回來響亮那樣,過一個嗓子的日子。 (半賓譯) KANG Jungjoong (1939 – 2001) "Only In About a Thousand Years" How could I Learn the discretion of the roots And live as a tree? How could I Learn the lightness of the body And live as a butterfly? Rather, Like that color of the firmament, I shall live as a voice, which di..

"아쉬워 여름을 보내지 못합니다 夏不捨消"

半賓 〈夏不捨消〉 前月為詩憎酷熱, 俄而又賦躊躇別。 凉風朝夕配寒光, 斂衽非唯施禮節。 (癸卯白露後) 반빈 "아쉬워 여름을 보내지 못합니다" 바로 지난 달에 시를 지어 무더위가 밉다고 했는데 어느 새 또 시를 써 작별하기를 주저합니다 쌀쌀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빛과 어울리니 옷깃을 여미는 게 오로지 예의를 차리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계묘년 백로 지난 후) H. Rhew "Feeling the Loss to Send Away the Summer" Just a month ago, I wrote a poem To detest the scorching heat. In no time now I compose another poem Of faltering to send off the summer. The sha..

시선(詩選) 2023.09.23

황경신 "청춘" (중국어 영어 번역)

黃景信 (1965 - ) 〈青春〉 溢滿我杯的時間 總與絕望成正比 容易與虛假墜入愛戀 我心常似白刃兒快刀 我現在才能正視我的真面貌 而你笑著說,我走了 去就去,何必打招呼呢 我想留你也留不住 儘管是個充滿悲戚的稱呼 歲月還會追憶你,敬仰你 你將要流到哪兒 讓誰失明呢 (半賓譯) Hwang Kyōng-shin (1965 - ) "The Youthful Time of Green Spring" Time briming over my glass Has always been proportionate to despair. I fell in love easily with falsehood, And my heart was like a sharpened knife at all times. Only now I begin to see my true ..

신달자 "꽃" (중국어 영어 번역)

慎達子(1943 - ) 〈花〉 略從能踩上 你影子的距離 我希望久看著你 舉起胳膊 就能觸到你那藏在裏邊的花瓣 略在那距離外 我久久站著 似乎那距離稱不上距離 你就來觸到我的心 未放花蕾一朵 無邊無量地開 我在你前愣住 裹足不前了 (半賓譯) SHIN Tal-ja (1943 - ) "A Flower" From about the distance Where I could tread on your shadow, I want to look at you, a long time. If I stand a long, long time At about the distance Where I could lift my arm And reach your inner petals, Disregarding the distance, You come and ..

율곡 이이, "만월대"

李珥 (1537-1584,號栗谷) 〈滿月臺〉 下馬披荊棘,高臺四望虛。 雲山孤鳥外,民物故都餘。 危砌依林廢,喬松落影疎。 斜陽三角照,指點是王居。 注:七句《栗谷全書》卷二作「斜陽照三角」,平仄不協。疑為傳寫之訛。 이이 (1537-1584) "만월대" 말에서 내려 가시덤불을 헤치며 다다른 쌓아 올린 누대터에서는 사방 어디를 보아도 텅 비었습니다 구름 덮인 산 외로운 새 한 마리 넘어 사람들의 삶이 옛 도읍지에 남았습니다 높은 섬돌들 쓰러져 수풀에 기대고 키 큰 소나무는 내려 비친 그림자가 희미합니다 기우는 해가 삼각산을 비추어 그곳이 임금이 머무시던 곳이라 가리킵니다 (반빈 역) Yi Yi (1537-1584) "The Full Moon Palace" Having dismounted a horse, I wade thro..

조수삼,"개성을 지나며 만월대에 오릅니다"

趙秀三 (1762-1849) 〈過松京登滿月臺〉 舊時高麗宮,今日草木中。 回看歌舞地,啼鴉喚凄風。 조수삼 (1762-1849) "개성을 지나며 만월대에 오릅니다" 옛날 고려의 궁전이 오늘은 풀과 나무에 덮였습니다 노래하고 춤추던 곳을 되돌아 보니 갈가마귀 울음소리 처량한 바람을 부릅니다 (반빈 역) Cho Su-sam (1762-1849) "Ascending Full Moon Palace as I Pass Through Kaesōng" The palace of Koryō Kingdom of old days Is now overgrown with weeds and plants. Looking back the place of songs and dances, I hear jackdaws cry, calling in..

김유근,"임진 나루에서 지난 날을 느낍니다"

金逌根 〈臨津感古〉 兒時曾渡落花津, 依舊今來十載身。 惟有無情江上樹, 年年只管送行人。 注:餞送仲父赴任寧邊至開城時所做五首之一。 김유근 "임진 나루에서 지난 날을 느낍니다" 어린 시절 꽃잎 떨어지던 나루를 건넌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오기까지 십 년 세월이 흘렀는데 지난 날 그대로 입니다 오로지 무심한 건 강가의 나무들 해가 바뀌고 또 바뀌어도 가는 사람들을 배웅할 따름입니다 주: 영변으로 부임하는 숙부를 개성까지 전송하고 그 옛 도읍지를 유람하며 지은 시 다섯 수의 하나입니다. (반빈 역) Kim Yu-gūn "Feeling the Past at the Yim-jin Ford" Once in my childhood, I crossed This ford as flower petals were shedding...

김유근,"서사정에서 옛날을 생각합니다"

金逌根 〈逝斯亭懷古〉 遠水鋪層白,羣山列疊青。 先生曾小築,此地有名亭。 道自全天覺,隱非為獨醒。 清揚如何覿,林壑宿雲停。 注:餞送仲父赴任寧邊至開城時所做五首之一。逝斯亭,位於開城北邊,為花潭徐敬德(1489-1546)所築風流雅趣之草亭。花潭先生為朝鮮朝名儒之一。 김유근 "서사정에서 옛날을 생각합니다" 긴 강물이 하얀 층층으로 펼쳐지고 무리 이룬 산이 푸른 색으로 겹겹이 이어집니다 화담선생이 조그마하게 지으셔서 이 곳에 이름난 정자가 있게 되었습니다 길은 본래 온 하늘이 아는 것이니 은거한다 해도 홀로만 깨어 있는 것은 아니지요 맑은 모습을 어떻게 만나 볼 것인지 수풀 골짜기에 구름이 묵고 갑니다 주: 영변으로 부임하는 숙부를 개성까지 전송하고 그 옛 도읍지를 유람하며 지은 시 다섯 수의 하나입니다. 서사정은 개성의 북쪽에..

"별들이 점점 성글어 집니다 星宿漸稀"

半賓 〈星宿漸稀〉 愛惜僅熒熒,夜深仍杳冥。 彤雲垂罽幙,明月以光屏。 斗見豐其蔀,沬輝何日形。 寧尋君淚水,或代請流螢。 注:四句用曹操〈短歌行〉「月明星稀」意。頸聯用《周易》豐卦爻辭意。六二、九四:「豐其蔀,日中見斗。」九三:「豐其沛,日中見沬。」沬,可讀作星之小者。此卦及爻辭解為日蝕之記錄。卦名〈豐〉解為周文王舊都名。《詩經·大雅》〈文王有聲〉:「既伐於崇,作邑於豐。」 반빈 "별들이 점점 성글어 집니다" 희미하게 가물거릴 뿐이어서 안타까운데 깊은 밤 어둠 속에서도 까마득합니다 먹장구름이 융단장막으로 내리고 밝은 달은 빛으로 병풍을 둘러칩니다 북두칠성이 보이고 도읍지 풍은 가리개로 덮였지요 작은 별 별빛은 언제나 나타날까요 차라리 그대 눈물에서 찾든지 흐르는 반딧불에게 대신하기를 부탁하겠습니다 주: 넷째 구절은 조조曹操 〈단가행短歌行〉,..

시선(詩選) 2023.09.16

김유근,"선죽교를 지나며"

金逌根 〈過善竹橋〉 五百年間劇逝波, 荊榛極目臥銅駝。 凄凉滿月臺前草, 蕭瑟杜門洞裡家。 春眷天心知有在, 悠悠人力欲如何。 可憐善竹橋邊血, 扶植綱常賴已多。 注:餞送仲父赴任寧邊至開城時所做五首之一。二句用〈荊棘銅駝〉事:「靖有先識遠量,知天下將亂,指洛陽宮門銅駝,嘆曰:「會見汝在荊棘中耳。」見《晉書》〈索靖列傳〉。頷聯滿月臺、杜門洞,為高麗朝松京周圍之史蹟。滿月臺為高麗晚期高麗王宮。杜門洞為高麗滅亡後遺臣七十二人進而拒絕出仕之處。七句善竹橋為高麗末鄭夢周因反對新進士大夫革命而被刺殺之處。 김유근 "선죽교를 지나며" 오 백 년이란 시간은 어느 덧 흘러간 물결 눈길 닿는 끝까지 모두 덮은 가시덤불에 구리로 빚은 낙타가 누었습니다 만월대 앞이 잡초로 처량하고 두문동 안은 집들이 쓸쓸합니다 봄을 아끼는 하늘의 뜻이 있음을 분명히 알면서 아득한 사람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