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134

김유근,"가을 밤 대나무를 그리고 스스로 시제를 짓습니다" 두 수

金逌根 〈秋夜寫竹自題〉二首 一、 䖝語凄凄夜共遲, 小樓客斷月明時。 滿庭忽看婆娑影, 寫就琅玕寄阿誰。 二、 自愛良宵獨不眠, 把毫臨紙意悠然。 盡無蹈襲詩無倣, 寄語吾人莫浪傳。 김유근 "가을 밤 대나무를 그리고 스스로 시제를 짓습니다" 두 수 1. 찌르르찌르르 풀벌레 소리에 밤도 함께 느릿한데 작은 누각에는 손님이 끊기고 달만 밝은 시간입니다 언뜻 보니 정원 가득히 너울너울 춤추는 그림자가 있어 그리고 보니 옥과 같은 대나무입니다 이걸 누구에게 보내야 할까요 2. 이 아름다운 밤을 너무 아껴 홀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붓을 잡고 종이를 마주하니 마음이 아스라이 펼쳐집니다 전혀 남의 것을 베끼지 않고 시에서도 모방이 없으니 누가 내게 말을 맡긴다 해도 함부로 퍼뜨리지 말아야지요 (반빈 역) Kim Yu-gun "Pa..

김유근,"이른 가을 강을 따라 가며"

金逌根 〈早秋江行〉 平煙如水水如煙, 江月微茫過午天。 露積蒹葭兩岸白, 踈星落落在山田。 김유근 "이른 가을 강을 따라 가며" 아스라이 피어 오르는 안개 물인 듯하고 물은 안개인 듯한데 강에 비치는 달 어렴풋이 하늘 꼭대기를 지나갑니다 이슬 내린 물억새로 강 양쪽 언덕이 희멀건 한데 성근 별이 산으로 밭으로 처량하게 떨어집니다 (반빈 역) Kim Yu-gun "Traveling along a River in Early Autumn" A mist rising widely is like water, And water, like mist. The moon reflected faintly on the river Passes through the top of the firmament. Dews collecting on..

김유근,"초가을"

金逌根 〈初秋〉 病枕多幽思,不眠覺夜遲。 方生苦亦樂,過境喜成悲。 雲破月來處,燈闌客散時。 風簾空自響,怊悵欲為誰。 김유근 "초가을" 몸져누우니 깊은 생각이 많고 잠 이루지 못하니 밤이 더딥니다 한창 때는 어려움도 즐거웠지만 한풀 꺾이니 기쁨도 서럽습니다 구름이 열려 달이 나오는 곳 등불 밝힌 난간에서 손님들 흩어지는 때 창문의 주렴이 스스로 내는 소리는 누구를 위해 슬퍼하는 것일까요 (반빈 역) Kim Yu-gun "Early Autumn" Lying on a sick bed, many deep thoughts arise. Being unable to sleep, the night seems to stall. In my robust days, even hardship was pleasurable; Since ..

곽재구 "강" (중국어 영어 번역)

郭在九 (1954 - ) 〈一條河〉 在我胸懷裏 曾經有一條 想渡過的河 持續已久的糾紛 萍蹤不定的愛戀 那些嘆息都帶着 嘩啦嘩啦像印度水牛那樣 想要蹚着水涉過那一條河 希望能尋着野玫瑰香 如小渡船浮漾在水上 浮漾到超凡森林一角 想要掛盞悲哀的燈火 (半賓譯) Kwak Chae-gu "A River" There was in my bosom A river I wanted to cross. Tiresome trouble and strife, Wandering, unsettling love, Taking all those sighs, I wanted to cross the river, Trudging like an Indian water buffalo. I hoped I could chase the scent of wild roses..

"군자의 친교는 왜 무덤덤해졌나요 君子之交何以變淡"

半賓 〈君子之交何以變淡〉 節杖手持口號令, 威嚴出自揮權柄。 修身代懾以成君, 交淡內求德是行。 注:《說文》曰:「君,尊也。从尹,發號⋯⋯故从口。」又曰:「尹,治也,从又丿,握事者也。」君主所握之丿,解成節杖之形象也。 반빈 "군자의 친교는 왜 무덤덤해졌나요" 지휘 지팡이를 손에 잡고 입으로 명령을 소리치며 권력의 손잡이를 휘두르는 데서 위엄이 나왔습니다 자신의 수양으로 공포를 대체하고 그렇게 임금(君)이 되니 친교는 무덤덤하고 마음 안에서 찾는 덕이 바로 실천되었습니다 주: 《설문해자 說文解字》는 군君에 대해서 "존엄함이다. 윤尹에서 왔다. 명령을 발한다. 그래서 입口에서 왔다"고 설명하고, 윤尹에 대해서는 "다스림이다. 손又과 삐침丿에서 왔으니 일을 장악하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손에 쥔 삐침丿을 임금이 들고 있는..

시선(詩選) 2023.08.19

정호승 "가을 꽃" (중국어 영어 번역)

鄭浩承 (1950 - ) 〈秋花〉 到如今美的是謝下去的花 你總是不來而走 站在連眼淚也沒有的河邊 到如今連謝下去的花也絢爛 一個渴望真理的男人 拿着燒酒空瓶常站着的街上 葉子像鐘聲似地落下 黃菊也顫動着花紮根 這一段期間勝過我的是愛 不是眼淚而是愛 說着在水深的夜晚寒地裏 再也不能相別的花 (半賓譯) Chung Ho-seung (1950 - ) "Autumn Flowers" By now, beautiful are wilting flowers. You always go away without having come. Standing by the river where there aren't even tears, Dazzling are wilting flowers, by now. On the street where a man hungry..

류시화 "비 그치고" (중국어 영어 번역)

柳時和 (1958 - ) 〈雨歇後〉 雨歇後 我想做站在你前的 一棵樹 一直到我這條命的最後一刻 想青青又青青地搖動我自己 到青色不勝幽深時前後 希望召集世上所有禽鳥 一起眺望太陽將下的傍晚天空 (半賓譯) Shiva Ryu (1958 - ) "When the Rain Ceases" When the rain ceases, I wish to stand before you as A tree. Through my entire life, I hope to be green and so green, As I shake myself. About when the greenness gets deeply intense, I want to invite all the birds in the world To look together at the ..

김유근,"중복날에" 세 수

金逌根 〈中伏〉三首 一、 夏序方居季,中庚又見來。 雲烘如湯沸,日杲訝罏開。 繪雪真徒爾,鏤冰亦固哉。 凉風知不遠,逝者幾時回。 二、 明明如月至,穆穆似風來。 浮世從吾好,幽懷待子開。 狂歌亦已矣,不飲為何哉。 三宿由前定,山扉首幾回。 三、 三月居無定,今年始是貧。 鄉園同昔日,兄弟豈他人。 松老思仙躅,蓮深證佛身。 城闉非不近,吾亦出風塵。 김유근 "중복날에" 세 수 1. 여름철에 막 자리를 잡아가는데 또 중복날이 왔습니다 후끈거리는 구름 끓는 물 같고 이글대는 해 열린 아궁이인지 의심케 합니다 눈 내린 풍경을 그리는 건 정말 쓸데없는 짓이고 얼음을 깎는 것 역시 고집입니다 서늘한 바람이 멀지 않았음을 잘 알지요 물러갈 더위는 또 언제 돌아올까요 2. 밝디밝게 달처럼 다다르고 늠름하게 바람같이 몰려옵니다 세상을 떠돌며 나 좋은 걸 ..

김유근,"선친의 유고를 읽습니다"

金逌根 〈閱先稿〉 玉瓚黃流爛有光, 積中勳業是文章。 昭回歷代淵源重, 賁飾熙朝黼黻煌。 昔日朱門來舊客, 長年綠野掩虛堂。 編摩自盡生三義, 纏慟窮天俾可忘。 注:七句〈生三〉,據《道德經》四十二章,「道生一,一生二,二生三,三生萬物」語,釋為天地間萬物。 김유근 "선친의 유고를 읽습니다" 옥 술잔에 담긴 진한 술에서 밝은 광채가 납니다 가득 담긴 공과 업적이 바로 빛나는 문장입니다 지난 시대를 돌이켜 밝힘에 그 원천을 중시했고 흥성한 왕조를 아름답게 그려내니 훌륭한 글이 반짝입니다 지난 날엔 붉은 대문을 오랜 손님들이 드나들었지만 한 해 내내 푸른 들판 높다란 집은 문이 잠겨 있습니다 이 유고의 편집은 하늘 땅 사이 만물에서 스스로 할 일을 다 하는 것이니 끊임없는 슬픔이 하늘 끝에 이른다 해도 소홀히 할 수 있습니까 주: ..

김유근,"선죽교에서 느낌을 씁니다"

金逌根 〈善竹橋書感〉 當時天意眷真人, 未必前王姓是辛。 揖讓唯聞歸舜禹, 謳歌不見屬朱均。 全生地下應無面, 一死橋邊願贖身。 莫把故都看逆旅, 祖先自昔悉臣民。 注:善竹橋是高麗朝末反對易姓革命之鄭夢周(1337-1392)被刺殺之地。二句用有關高麗三十二代國王禑王(1374-1388在位)之風聞:禑王之生父並非恭愍王,而是其寵臣辛旽。《高麗史》因而歸禑王於列傳,未為之寫世家。四句〈朱均〉為丹朱與商均,是堯與舜之子。商均,本名義均,因生於商,故稱之。堯舜禪讓之事,詳見於《孟子·萬章上》。 김유근 "선죽교에서 느낌을 씁니다" 그 때 하늘의 뜻은 진실한 사람을 아끼는 데 있었지 성이 신(辛)씨였던 지난 번 왕에 있었던 건 아니었지요 공손하게 왕위를 양보한 건 오직 요임금과 순임금 뿐이라 들었고 사람들의 노랫소리에 단주와 상균은 없었습니다 목숨을 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