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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근,"임진강을 건너며"

金逌根 〈過臨津〉 東風吹雨滿春城, 怊悵明朝遠別情。 深樹殷勤黃鳥在, 隔江啼送兩三聲。 注:餞送仲父赴任寧邊至開城時所做五首之一。 김유근 "임진강을 건너며" 동풍이 비를 불러와 성 안에 봄이 가득한데 내일 아침에는 멀리 이별하려니 마음이 슬픔으로 채워집니다 깊은 수풀 속에 정겨운 노랑새가 있어 울음소리 두세 마디로 강 건너 우리를 배웅합니다 주: 영변으로 부임하는 숙부를 개성까지 전송하고 그 옛 도읍지를 유람하며 지은 시 다섯 수의 하나입니다. (반빈 역) Kim Yu-gūn "Crossing the Yim-jin River" Easterly wind blows in the rain, Filling the town with spring. Mindful of parting tomorrow morning to a d..

김유근,"만월대에서 옛날을 돌이켜 생각합니다"

仲父歇庵公赴任寧邊也,余與景渼陪到松京而歸。是行也,始以送別,終為遊覽焉。縱觀西都諸勝,仍歷觀朴淵。(同遊者石閒金明遠、惺翁李文哉、松庵李謙甫、菊隱李君善,凡六人二僮三驢五馬。)戊辰四月廿一日。主人稱紫霞居士禹君瑞也。 작은 아버지 헐암공(김명순金明純, 1759-1810)이 영변으로 부임하실 때, 나는 동생 경미(金元根, 1786-1832, 경미景渼는 자)와 함께 송경(지금의 개성)까지 모시고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그 여행은 송별로 시작해 그곳의 유람으로 마쳤습니다. 서쪽 도읍지의 명승을 두루 돌아 보고 박연폭포도 보았습니다. (함께 유람한 일행은 석한 김명원, 성옹 이문재, 송암 이겸보, 국은 이군선을 포함해 모두 여섯 사람, 종 아이 둘, 당나귀 셋, 말 다섯이었습니다.) 무신년4월 스무하루. 주인은 자하거사로 일컬어지는 ..

신지혜 "내가 고맙다" (중국어 영어 번역)

申智惠 〈謝我自己〉 不知你對你自己吐露過對你自己的愛 對你自己說過辛苦了、謝謝你 輕輕拍過你自己的肩膀表示你多麼欣賞你自己 對你自己跪拜過沒有 無論別人怎麼說,你不會有比你對你自己更親近的人 臥病的人們最後悔的是: 他們為什麼沒有愛他們自己 為什麼沒有尊敬他們自己 不應該對他們自己說得那麼無禮 不應該對他們自己那麼隨便 你見過比我自己更了解我自己的人嗎 開了我的宇宙的是我,將關掉我的宇宙的也是我 可是對我這肉身我半句謝謝半句稱讚也沒說過 我的心啊,胃啊,肝啊,肺啊,腎藏啊, 脾臟啊,大腸啊,小腸啊,四肢啊, 眼耳鼻舌身啊。真辛苦了。 我生來頭一次如此表白了。 自從我出生寸刻也沒歇憩一直守著我 為我服務而從不求代價的,我身體裏那許多生命 我對之吐露了我真心誠意: 謝謝你們,我的根,謝謝你們盡心竭力 我使勁兒把我自己緊緊擁抱了 注:第三節第六句〈眼耳鼻舌身〉為《心經》列眼耳鼻舌身意,即所..

정호승 "빈 손의 의미" (중국어 영어 번역)

鄭浩承 (1950 - ) 〈空手的意義〉 為了握住別人的手 我的手應該空無所持 滿手抓著什麼 就無法握住別人的手 有所持之手必將受傷 可是空無所有之手能救別人的生命 到如今我空出手 握住了多少人的手呢 真慚愧無比 (半賓譯) Chung Ho-seung (1950 - ) "The Meaning of an Empty Hand" For me to hold someone's hand, My hand must be an empty hand. If my hands are filled with something, It is not possible to hold someone else's hand. A full hand is bound to be hurt, But an empty hand saves someone's life. Until ..

채영묵 "노인의 일기" (중국어 영어 번역)

蔡榮默 (1925 - ) 〈老人的日記〉 歲月不覺是 用完剩下的鉛筆頭兒了。 頁邊空白也沒留的日記簿裏 亂糟糟胡寫了一大堆 到如今 不但不知後悔 還忙著看眼色。 恰如因為功課沒做好 而氣餒的孩子們。 (半賓譯) Ch'ae Yōng-muk (1925 - ) "An Old Man's Diary" Time and tide have left, before I realize, Pencil stubs now could hardly be used. Having filled the diary with mindless doodles, Leaving no more empty space, Now, Without remorse or shame, He is busy studying the face of others, Just like kids f..

"기후가 정상을 잃은 건 사람 때문입니다 氣候失常在人"

半賓 〈氣候失常在人〉 風暴扶搖致九霄, 天常不悖適和調。 炎陽酷暑豐禾穀, 冰雪嚴冬護麥苗。 已患餘殃由積小, 將尋無路在矜驕。 當驚久久未驚後, 忽覺慌忙心灼焦。 (癸卯末伏後) 반빈 "기후가 정상을 잃은 건 사람 때문입니다" 거센 바람이 위로 치솟아 하늘 꼭대기에 다다른다 해도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아우러져 합당한 조화를 이룹니다 불볕 무더위는 온갖 곡식을 풍요롭게 하고 눈 얼음 심한 추위도 보리 싹을 보호합니다 이미 넘쳐나는 재앙을 앓는 것은 작은 것이 쌓여서 인데 앞으로 갈 길을 찾아도 길이 없는 건 내가 제일이라는 건방짐 때문입니다 이미 오래 전 놀랐어야 하는데 놀라지 않은 후 갑자기 허둥지둥 깡마른 마음이 또 타 들어갑니다 (계묘년 말복 지난 후) H. Rhew "Climate Crisis Lies i..

시선(詩選) 2023.09.09

김유근,"마음에 품은 생각을 씁니다" 세 수의 세째

金逌根 〈書懷〉三首之三 半生多媿戀紅塵, 何日田園臥此身。 樂令自存名教地, 中郎尚愛典型人。 引繩將絕知誰咎, 散木不材却任真。 愁滴空堦連夜雨, 聽殘檐霤到清晨。 注:《黃山遺稿》中二首之二。《初稿本》共收三首。這首為其三。頷聯用二事成對仗。三句用西晉尚書令樂廣(304年沒)批評阮籍等行為不合乎禮教。(事見《世說新語》〈德行〉篇)四句用中郎將蔡邕(132?-192)死後,孔融飲酒常請容貌似蔡邕之人之故事。(事見《後漢書》〈鄭孔荀列傳〉)六句〈散木〉,語出自《莊子》〈人間世〉,指因無用而享受天壽之樹木。 김유근 "마음에 품은 생각을 씁니다" 세 수의 세째 매우 부끄럽게도 생애 절반을 호화로운 세상에 매달려 삽니다 언제나 들판으로 가 이 몸을 눕힐 수 있을까요 상서령 악광은 스스로 명분 있는 가르침의 바탕을 지켰고 중랑장 채옹은 죽어서도 여전히 닮은 사람..

김유근,"마음에 품은 생각을 씁니다" 세 수의 둘째

金逌根 〈書懷〉三首之二 尋常昨日今朝去, 却恨時乎不再來。 有識同嘆君子老, 無方更挽盛年回。 天心仁愛終垂象, 人事紛紜詎弭灾。 堪笑杞憂徒自苦, 瞢騰且進眼前杯。 注:《黃山遺稿》中二首之一。《初稿本》共收三首。這首為其二。 김유근 "마음에 품은 생각을 씁니다" 세 수의 둘째 보통 어제는 오늘 아침쯤 떠나가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라 안타깝습니다 여러분들과 늙어가는 걸 함께 탄식할 식견은 있지만 건장하던 날이 되돌아 오도록 이끌 방도는 없습니다 하늘의 마음은 자애로워서 결국엔 징조를 보여주지만 사람의 일이 어지럽게 얽혔는데 어떻게 재앙을 멈출 수 있겠습니까 쓸데없는 걱정으로 고생을 자처하는 게 참을 수 없이 우스워 알딸딸한 정신에 또 눈앞의 술잔을 듭니다 주: 《황산유고黃山遺稿》에는 두 수가 수록되어 있고, 이것이 ..

김유근,"마음에 품은 생각을 씁니다" 세 수의 첫째

金逌根 〈書懷〉三首之一 天地悠悠寄渺躬, 羞將白髮對秋風。 移山堪笑愚公計, 填海空悲帝女衷。 蕉澤夢塲迷過鹿, 雪泥遺跡仰冥鴻。 方知齒角難兼得, 欠事從誰問化翁。 注:頷頸二聯四句各用〈愚公移山〉、〈銜石填海〉、〈覆鹿尋蕉〉、〈雪泥鴻爪〉等事。尾句用元結〈浪翁觀化〉一文之事。 김유근 "마음에 품은 생각을 씁니다" 세 수의 첫째 아득하게 펼쳐진 하늘과 땅에 이 연약한 몸뚱이를 맡기려 하는데 허연 머리로 가을바람을 마주하기 부끄럽습니다 산을 옮기려 한 우공의 계획을 비웃을 수 있나요 바다를 메운 임금 따님의 진심에 공연히 슬퍼합니다 파초 잎으로 덮고 꿈인 듯해 지나쳐 사슴을 잃고 눈 덮인 진흙 땅에 발자국을 남기고 아스라이 나는 기러기를 바라봅니다 비로소 상아와 코뿔소 뿔이 둘 다 얻기 어려운 줄 알았는데 이루지 못해 안타까운 일..

고영민 "여름의 일" (중국어 영어 번역)

高榮敏 (1968 - ) 〈暑期一事〉 樹下坐著我撮起鳴叫盛了 把鬱鬱發青的知了鳴叫聲 在我身上盛了又盛 這樣貯藏了 才能把鳴叫用在緊要關頭 昨天想起音訊杳然的你 半夜起來坐著 悄聲嗚咽了 今後該哭泣的事何止一二 我因此把鳴叫盛得滿滿的 哭泣應該節儉 真該哭泣時要費盡心事要哭出傷悲 哭得要很長很長 (半賓譯) Ko Yong-min (1968 - ) "A Thing to Do in the Summer" Sitting under a tree, I scooped up cries to pack— The cries of cicadas, baffled into the gloom, I scooped and scooped to pack into my body. Stored them up like that, I'd be able to pull t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