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32

율곡 이이,"산 속에서 山中"

李珥(字叔獻,號栗谷,石潭,愚齋,1536-1584) 〈山中〉 採藥忽迷路,千峰翠葉裡。山僧汲水歸,林末茶煙起。 이이 (자는 숙헌, 호는 율곡, 석담, 우재, 1536-1584) "산 속에서" 약초를 캐다 갑자기 길을 잃었는데,천 개의 봉우리 파란 나뭇잎 속이었습니다산 속 스님이 물을 길어 돌아가고수풀 언저리에서 차 끓이는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반빈 역) Yi Yi (better known by the sobriquet, Yul-gok, 1536-1584) "In the Mountains" Having gotten lost while collecting medicinal herbs,I found myself amidst a thousand peaks in green leaves.A monk in the mount..

김광림 "李仲燮 생각 II" (중국어 영어 번역)

金光林(1929-2024) 〈有關李仲燮的想法II〉 有了手掌大小的空間就何時何地都能寫的詩他羨慕詩人畫畫如詩了 暫時放下了寡酒杯髒兮兮的地板沒有廣告的書封面試卷紙的空白看來都像漂亮的女孩因而有輕易越過的線條有直直塗擦的色彩 沒交盡的情畫在信片又畫在錫紙來將歡喜代替痛苦的一個男子 順手順腳地走在稱做詩的泥坑忘卻了口渴摒棄了飢餓                注:李仲燮(1916-1956),韓國著名現代畫家。油畫為主,但窮困無法購買畫紙時不拘紙質,畫在香菸內包的錫紙上畫的作品也相當出色。(半賓譯) Kim Kwang-nim (1929-2024) " Thoughts on Yi Chung-sōp" Poetry that can be writtenAnytimeAnywhereAs long as there's a palm-size space—He was enviou..

"단오절에 갖는 느낌으로 절구 또 한 수 端陽有感又一絕"

半賓 〈端陽有感又一絕〉 為何僅憶靈均惱,水葬子胥疑更早。食粽划舟或始閭,亦交漁丈諾聞道。(甲辰端午) 반빈 "단오절에 갖는 느낌으로 절구 또 한 수" 무엇 때문에 오로지      굴원의 고뇌만을 기억하나요물속으로 장사를 지낸 건      오자서가 먼저 같습니다찰밥을 대나무 잎으로 싸 먹고      배를 젓는 건 여강에서 시작하지 않았나요오자서 역시 어부 노인을 만나      도리를 깨우치기로 다짐했습니다      주: 굴원(屈原,기원전340?-278)이 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건 맥라강에서 였고, 오자서(伍子胥,기원전 485년 사망)의 시신이 던져진 곳은 여강이었습니다. 찰밥을 대나무 잎으로 싼 종자(粽子)라는 음식을 먹고, 용주라는 배를 저은 것이 굴원의 시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였다고 전해지지만, 오자서를 ..

시선(詩選) 2024.07.10

조광익,"꿈에서 보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모습 夢見慈顏"

曹光益(號聚遠堂,1537-1578)1580? 〈夢見慈顏〉 路遠家何在,山長夢亦稀。慇懃今夜月,化蝶入慈圍。 조광익 (호는 취원당, 1537-1578) "꿈에서 보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모습" 길은 먼데 집이 어디에 있는지산이 길어 꿈에서 조차 희미하지만오늘 밤 달이 뜨면 나비가 되어자애로운 품 안에 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반빈 역) Cho Kwang-ik (1537-1578) "Seeing in a Dream the Face of Motherly Love" From a long way away, I wonder where my home is,And the extended mountains make it dim even in a dream.But under the moon tonight, I ardently ho..

성혼,"송강 정철의 운을 따라 씁니다 次松江"

成渾(字浩原,號牛溪,1535-1598) 〈次松江〉 彼美松江水,秋來徹底清。湯盤供日浴,方寸有餘醒。                注:三句用《禮記·大學》:「湯之盤銘曰:『苟日新,日日新,又日新。』」孔穎達疏:「湯之盤銘者,湯沐浴之盤而刻銘為戒。必於沐浴之者,戒之甚也。」〈湯盤〉一詞因而用之為自警。尾句〈方寸〉是一平方寸之小處,但亦可讀作心神。《三國志·蜀志·諸葛亮傳》:「今已失老母,方寸亂矣。」 성혼 (자는 호원, 호는 우계, 1535-1598) "송강 정철의 운을 따라 씁니다" 저 아름다운 송강의 물가을이 되어 바닥까지 맑습니다탕왕의 욕조가 매일 씻으라 했듯이마음에 넘치는 깨우침이 있습니다            주: 세째 행은 《예기禮記·대학大學》의 다음과 같은 말을 원용해 송강에 비유합니다. "탕왕의 욕조에 '하루 새로워 진다면, 하루..

김장생,"가야산에서 윤정경을 만납니다 伽倻山逢尹正卿"

金長生(字希元,號沙溪,1548-1631) 〈伽倻山逢尹正卿〉 邂逅伽倻寺,行裝帶雨痕。相逢方一笑,相看却忘言。                注:詩人所逢之尹正卿為何許人尚待查證。 김장생 (자는 희원, 호는 사계, 1548-1631) "가야산에서 윤정경을 만납니다" 가야사에서 오랜만에 우연히 만납니다의복과 물건에 비 맞은 흔적이 있네요.만나서 서로 한 번 웃었을 뿐인데서로 쳐다볼 뿐 할 말을 잊습니다            주: 시인이 만났다고 하는 윤정경이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반빈 역) Kim Chang-saeng (1548-1631) "Encountering Yun Chōng-gyōng in the Kaya Mountain" I run into you at Kaya Monastery after a long..

이덕형,"봉래 양사언에게 화답합니다 和楊蓬萊"

李德馨(字明甫,號漢陰,又號雙松,1561-1613) 〈和楊蓬萊〉 野闊暮光薄,水明山影多。綠樹白烟起,芳草兩三家。                注:此相傳為十四歲時作。楊士彥(字應聘,號蓬萊,完邱,1517-1584),朝鮮前期之文臣,也是名書法家。 이덕형 (자는 명보, 호는 한음, 쌍송, 1561-1613) "봉래 양사언에게 화답합니다" 탁 트인 들녘에 저녁 빛이 어스레하고물이 맑아 산 그림자가 짙어집니다초록의 나무 위로 흰 안개가 피어 오르고향긋한 풀 내음 속에 집 두세 칸이 있네요            주: 이 시는 시인이 열 네 살에 쓴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사언 (자는 응빙, 호는 봉래, 완구, 1517-1584)는 조선 전기의 문인으로 잘 알려진 서예가입니다.(반빈 역) Yi Tōk-hyōng (1561-161..

이성중,"제목은 붙이지 않습니다 無題"

李誠中(字公著,號坡谷,1539-1593) 〈無題〉 紗窓近雪月,滅燭延清輝。珍重一杯酒,夜闌人未歸。 이성중 (자는 공저, 호는 파곡, 1539-1593( "제목은 붙이지 않습니다" 비단 창가로 눈에 비친 달이 다가와촛불을 끄고 맑은 빛을 받아들입니다술 한 잔을 정성스레 받아 두었는데밤 깊도록 그대는 돌아오지 않으시네요(반빈 역) Yi Sōng-jung (1539-1593) "Untitled" The moon reflected on the snow approaches the satin window,And I blow out the candle to extend in the clear light.I prepare a cup of wine with care,But you are not returning until ..

심언광,"마음을 털어놓아 친구에게 보입니다 述懷示友人" 네 수의 둘째

沈彥光(字士炯,號漁村,1487-1540) 〈述懷示友人〉四首之二 寒星牢落斗橫天,獨夜深懷謾自憐。白士聲華依    聖主,青綾風顏愧儒仙。還將搏虎驚前軌,更把泔魚悔昔年。那得裁成似亭毒,含生宇內共陶甄。        注:六句〈泔魚〉,語出《荀子·大略》:「曾子食魚有餘,曰:『泔之。』門人曰:『泔之傷人,不若奧之。』曾子泣涕曰:『有異心乎哉?』傷其聞之晚也。」泔之奧之,其意不詳,後以〈泔魚〉為檢點過失,悔改前非之意。七句〈亭毒〉,語出《老子》:「長之育之,亭之毒之,養之覆之。」高亨解釋,亭成二字音近而通,毒熟二字亦音近而通。亭毒引申為化育。 심언광 (자는 사형, 호는 어촌, 1487-1540) "마음을 털어놓아 친구에게 보입니다" 네 수의 둘째 싸늘한 별들 성글어지고      북두칠성이 하늘에 가로 걸렸습니다외로운 밤 가슴 깊이에서      하염없이 스스로..

심언광,"마음을 털어놓아 친구에게 보입니다 述懷示友人" 네 수의 첫째

沈彥光(字士炯,號漁村,1487-1540) 〈述懷示友人〉四首之一 少將雄釼倚長天,謬算還為衆目憐。凡骨詎宜金石藥,虛名安用玉堂仙。江湖未作龜魚主,日月空催犬馬年。也識君恩同覆載,白頭無地謝陶甄。                注:尾聯〈覆載〉,即天所覆與地所載,及〈陶甄〉,即陶工之轉輪,皆為帝王恩德、君王教化之比喻。 심언광 (자는 사형, 호는 어촌, 1487-1540) "마음을 털어놓아 친구에게 보입니다" 네 수의 첫째 젊은 시절에는 보배로운 칼을 들고      드넓은 하늘에 기대었습니다여러 사람들의 눈에 그래도      사랑스러울 것이라 잘못 생각했지요 보통사람의 그저 그런 몸에      어떻게 불로 영약을 쓸 것이며텅 빈 이름이      홍문관 신선에 쓰일 수 있습니까 강에서도 호수에서도 아직      거북이 고기괴물을 주재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