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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근,"빗속에 한가히 앉아서" 두 수

金逌根 〈雨中閒坐〉二首 一、 鳴蛙閣閣滿林園, 客斷山樓獨掩門。 隱几逌然慵睡罷, 一簾凉雨近黃昏。 二、 天際烏雲撥不開, 林塘隱隱度輕雷。 小園日涉饒幽事, 却喜新篁冒雨栽。 김유근 "빗속에 한가히 앉아서" 두 수 1. 개굴개굴 개구리 울음소리 숲과 뜰을 가득 채우는데 손님 발길 끊어진 산 속 누각에서 홀로 사립문을 닫습니다 한적하게 책상에 기대어 게으르게 낮잠을 자고 나니 주렴 밖으로 차가운 비가 내리고 이제 곧 땅거미가 내릴 때입니다 2. 하늘 끝 검은 구름은 흩트려 열어젖힐 수 없고 수풀과 연못에는 우르릉우르릉 가벼운 우레가 지나갑니다 작은 정원 매일 거니니 여기저기 숨어있는 이야기도 많고 어린 대나무가 좋아서 비를 무릅쓰고 심습니다 (반빈 역) Kim Yu-gun "Sitting Leisurely in the..

김유근,"밤에 창랑정에 묵으며"

金逌根 〈滄浪亭夜宿〉 臨江多少起高樓, 看得幾人到老休。 惟有夜來千頃月, 小風波處泛虛舟。 김유근 "밤에 창랑정에 묵으며" 강을 내려다보는 곳에 높은 누각이 얼마나 들어서는지를 보면 늙어 쉬러 오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넓디넓은 이곳을 밤에 찾아오는 건 오직 달 뿐 실바람 속 잔잔한 물결 이는 곳에 빈 배 하나 떠 있습니다 (반빈 역) Kim Yu-gun "Spending a Night at the Changnang Pavilion" How many high towers rise In this place, overlooking the river, Would show how many people Come to rest in their old age. On these thousands of acr..

나태주 "막소주라도 한 잔" (중국어 영어 번역)

羅泰柱 (1945 - ) 〈一杯粗野燒酒也好〉 粗野燒酒也好,吭嗆喝了一杯 就想要聽聽像恨五百年或者漁郎打令之類的歌 不要由年青美麗的姑娘,而要由白麻子中年女人 略帶沙啞岔調的聲音 (半賓譯) Na Tae-ju (1945 - ) "A Cup of Coarse Bootleg …" Gulping a coarse bootleg makes me want to listen To songs like "five hundred years of bitter longing" or "fishers' drinking song," Not in a pretty voice of a young lassie, but in a bit husky shrill of A middle-aged woman with a pockmarked face. (H. Rhe..

신경림 "그림" (중국어 영어 번역)

申庚林 (1935 - ) 〈畫〉 我有時想要 到古人的畫裏去 有時想要背著背包 慢騰騰走進那裏 下酒館兒看看 打開後房房門看看做針線的姑娘們 去鐵匠鋪拉拉風箱 那樣走著走著乾脆迷路 找不著出口會怎麼樣呢 在古人的畫裏 被關掉會怎麼樣呢 我有時候忽然悟到 我正被關 在今天的畫裏 迷了路找不著出口 四處敲著也罷亂蹬著腳也罷 門也找不著 路也找不到 我有時想要 脫開今天的畫 有時背著背包坐夜車 拋棄一切 嘩啦到地球外去 (半賓譯) Shin Kyong-nim (1935 - ) "Paintings" There are times when I want to Enter the paintings of ancient people, Times when I want to walk into there Halfheartedly, carrying a backpack, To..

"할아버지와 손자의 노래 祖孫行"

半賓 〈祖孫行〉 爺爺授我初千字, 六七歲童當好戲。 二句八文日日加, 學三忘一徐徐累。 晝間沙地晚虛空, 筆畫相交待入睡。 天地玄黃宇宙觀, 不知何礙兒能遲。 焉哉乎也為何虛, 並未費心求會意。 半懂半知實可多, 遠超頭尾二行事。 持之數月悦爺心, 孫子漫遊猶喜異。 此後常疑白首文, 我頭霜雪因而致。 慈心播種業平生, 學業果能期順遂。 今得三孫已做爺, 授何能讓自陶醉。 (癸卯大暑前數日) 반빈 "할아버지와 손자의 노래" 할아버지는 첫 한자 천 개를 내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닐곱 살 아이는 좋은 놀이라고 생각했지요 두 구절 여덟 글자가 매일매일 더해졌는데 셋을 배우면 하나는 잊어 천천히 쌓였습니다 낮에는 흙바닥에 밤이면 허공에 그렸는데 한 획 한 획이 엇갈리면서 내가 잠들기를 기다렸습니다 하늘과 땅은 검고 누렇다는 하늘 천 땅 지의 우주론을..

시선(詩選) 2023.07.29

기진호,"들판이 아름다운 이유" (중국어 영어 번역)

奇珍浩 〈原野美麗的理由〉 原野那麼美是因為有 隨地生 不隨便活的 野草 黃花艾按時長出艾葉 苦菜照天志 長出苦苦無比的葉子 薺菜聽命發出薺菜花 僅是微細小花而殷勤至誠開 盡心盡力噴發花香 我們把不知名的野草 不分皂白地叫成雜草 雖是有名不喚 蜂蝶熟視無睹 但是不曾傷悲 就為毫無理由地在一起而感謝 不貪慕玫瑰或百合的地位 野草就是野草 隨地隨處做野草而活。 注:詩人之漢字名字尚待確認。 (半賓譯) Ki Chin-ho "Reasons Why the Plains Are Beautiful" The plains are beautiful Because of wild plants, Living anywhere, But not in any way. Mugworts sprout leaves according to the season. Wild lettuces..

김유근,"대나무를 그리고 스스로 화제를 씁니다"

金逌根 〈寫竹自題〉 閒齋秋雨思紛紛, 清簟踈簾坐日曛。 一派彭城今已遠, 世間何處可逢君。 김유근 "대나무를 그리고 스스로 화제를 씁니다" 고요한 서재에 가을비가 내리고 생각이 어지럽게 흐트러집니다 깨끗한 돗자리 위 성긴 발 아래 앉으니 땅거미가 내립니다 팽성의 무리는 이제 먼 옛날의 일 세상 어느 곳에서 그대를 만날 수 있습니까 주: 셋째 행의 팽성은 지금의 강소성 서주(徐州)입니다. 그곳에서 지주(知州)를 지낸 소식(蘇軾, 1037-1101)도 대나무를 좋아했고, 그와 망년지교를 맺은 문동(文同, 1018-1079)은 대나무 그림의 대가입니다. 소식이 문동의 대나무 그림에 대해 쓴 글이 여러 편 전합니다. (반빈 역) Kim Yu-gun "Inscribed on My Own Bamboo Painting" A..

김유근,"내 뜻을 적어봅니다"

金逌根 〈述志〉 日一日昇沈,月一月圓缺。 徃來一歲中,循環不能竭。 萬物處其內,芸芸不可說。 榮枯與大小,畢竟無殊別。 泡花起頃刻,乍見還復滅。 吾生已三十,何為長屑屑。 可憐少壯心,非直為餔餟。 頹惰漸非昔,來者可臆决。 半生憂世意,久愈慙駟舌。 同是當局者,㝠瓋迷前轍。 進退惟人視,不甚去綿蕝。 無裨聖明治,宜與世便訣。 碌碌為何故,因循愧先哲。 誰能逝不濯,中心如執熱。 時雨過田園,幽懷在巖穴。 江上有弊廬,地僻心自悦。 何時得歸臥,塵累謝一切。 匹夫亦有願,天應不我絕。 世間多歧路,浮雲朝暮閱。 軒冕誤人多,此言真夏雪。 上壽不過百,欲與千歲埒。 一是空手去,勞生亦何拙。 注:27-8二句用《孟子·離婁上》「天下有道,小德役大德」章,及其所引《詩經·大雅》〈桑柔〉篇:「誰能執熱,逝不以濯」句。39-40二句援用《孟子·萬章上》「仕則慕君,不得於君則熱中」句。「熱中」,不得君之..

신경림 "봄날" (중국어 영어 번역)

申庚林 (1935 - ) 〈春日〉 九旬母親和七旬女兒 在老松下 煎綠豆餅,賣燒酒 舉起杯子,櫻花花瓣與燒酒 爭先著落到裏邊 晚霞斜照的小溪邊 臉腮熱烘烘的幾個女孩乘涼 擠進櫻花花簇 老松樹枝間 升出白月 九旬母親和七旬女兒 在煎綠豆餅,賣燒酒的 生涯最後的鄉間小道 北漢山山口 滿山清香的春日 女孩兒們的笑聲彌漫的春日 (半賓譯) Shin Kyong-nim (1935 - ) "A Spring Day" A nonagenarian mother and her septuagenarian daughter Under an old pine tree Make mung bean pancakes and sell soju. When the cups are raised, cherry-flower petals Fly in ahead of soju. In th..

이해인 "감자의 맛" (중국어 영어 번역)

李海仁 (1945 - ) 〈土豆味兒〉 整塊煮的 白土豆 只吃一個 我心就已經 溫暖 柔嫩 寬裕 不像地瓜 那樣甜 不像西葫蘆或茄子 那樣容易爛糊 不寡味 而平靜澹泊的 中庸味兒 生氣時 我得吃土豆來舒緩 我這有棱有角的心 (半賓譯) Yi Hae-in (1945 - ) "The Taste of Potatoes" White potatoes Boiled whole— Eating just one of those Makes my heart Warm Tender And magnanimous. Not as sweet As sweet potatoes, Not as mushy As zucchinis or eggplants, A taste not flat But mild and calm, Balanced on the middle pa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