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번역(韓國現代詩翻譯)

기진호,"들판이 아름다운 이유" (중국어 영어 번역)

반빈(半賓) 2023. 7. 28. 04:08

奇珍浩

 

〈原野美麗的理由〉

 

原野那麼美是因為有

隨地生

不隨便活的

野草

 

黃花艾按時長出艾葉

苦菜照天志

長出苦苦無比的葉子

薺菜聽命發出薺菜花

 

僅是微細小花而殷勤至誠開

盡心盡力噴發花香

 

我們把不知名的野草

不分皂白地叫成雜草

雖是有名不喚

蜂蝶熟視無睹

但是不曾傷悲

 

就為毫無理由地在一起而感謝

不貪慕玫瑰或百合的地位

野草就是野草

隨地隨處做野草而活。

 

            注:詩人之漢字名字尚待確認。

(半賓譯)

 

Ki Chin-ho

 

"Reasons Why the Plains Are Beautiful"

 

The plains are beautiful

Because of wild plants,

Living anywhere,

But not in any way.

 

Mugworts sprout leaves according to the season.

Wild lettuces push forth bitter leaves

According to Heaven's will.

Shepherd's purses bloom as commanded.

 

Tiny they may be, they bloom with all their hearts,

And they live with all their forces emitting aroma.

 

All those wild plants whose names we do not know,

We lump together by calling them weeds.

Without lament, without grief,

Though never called by their own names,

Even if alienated by bees and butterflies,

 

Feeling grateful for just being together,

Never envying the status of roses and lilies,

Wild plants as wild plants

Live anywhere they happen to be.

(H. Rhew, tr.)

 

韓文原文:

 

기진호

 

"들판이 아름다운 이유"

 

들판이 저렇게 아름다운 것은

아무데서나 살지만

아무렇게나 살지 않는

들풀이 있기 때문이다

 

쑥은 정하신 때에 쑥잎을 내고

씀바귀는 뜻에 따라

쓰디쓴 씀바귀 잎을 내고

냉이는 명령대로 냉이꽃을 피워 낸다

 

작은 꽃일 망정 정성껏 피우고서

있는 힘을 다하여 향기를 발하며 산다

 

우리는 이름 모를 들풀을 싸잡아

잡초라고 부르지만

자기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벌과 나비들이 외면할지라도

서러워하지 않고

 

그냥 더불어 있음을 감사하며

장미나 백합의 자리를 시기하지 않고

들풀은 들풀대로

아무데서나 들풀로 살아간다

 

         역자의 주: 시인의 한자이름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확인 가능한 독자가 계시면 수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