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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 여름을 보내지 못합니다 夏不捨消"

半賓 〈夏不捨消〉 前月為詩憎酷熱, 俄而又賦躊躇別。 凉風朝夕配寒光, 斂衽非唯施禮節。 (癸卯白露後) 반빈 "아쉬워 여름을 보내지 못합니다" 바로 지난 달에 시를 지어 무더위가 밉다고 했는데 어느 새 또 시를 써 작별하기를 주저합니다 쌀쌀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빛과 어울리니 옷깃을 여미는 게 오로지 예의를 차리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계묘년 백로 지난 후) H. Rhew "Feeling the Loss to Send Away the Summer" Just a month ago, I wrote a poem To detest the scorching heat. In no time now I compose another poem Of faltering to send off the summer. The sha..

시선(詩選) 2023.09.23

황경신 "청춘" (중국어 영어 번역)

黃景信 (1965 - ) 〈青春〉 溢滿我杯的時間 總與絕望成正比 容易與虛假墜入愛戀 我心常似白刃兒快刀 我現在才能正視我的真面貌 而你笑著說,我走了 去就去,何必打招呼呢 我想留你也留不住 儘管是個充滿悲戚的稱呼 歲月還會追憶你,敬仰你 你將要流到哪兒 讓誰失明呢 (半賓譯) Hwang Kyōng-shin (1965 - ) "The Youthful Time of Green Spring" Time briming over my glass Has always been proportionate to despair. I fell in love easily with falsehood, And my heart was like a sharpened knife at all times. Only now I begin to see my true ..

신달자 "꽃" (중국어 영어 번역)

慎達子(1943 - ) 〈花〉 略從能踩上 你影子的距離 我希望久看著你 舉起胳膊 就能觸到你那藏在裏邊的花瓣 略在那距離外 我久久站著 似乎那距離稱不上距離 你就來觸到我的心 未放花蕾一朵 無邊無量地開 我在你前愣住 裹足不前了 (半賓譯) SHIN Tal-ja (1943 - ) "A Flower" From about the distance Where I could tread on your shadow, I want to look at you, a long time. If I stand a long, long time At about the distance Where I could lift my arm And reach your inner petals, Disregarding the distance, You come and ..

율곡 이이, "만월대"

李珥 (1537-1584,號栗谷) 〈滿月臺〉 下馬披荊棘,高臺四望虛。 雲山孤鳥外,民物故都餘。 危砌依林廢,喬松落影疎。 斜陽三角照,指點是王居。 注:七句《栗谷全書》卷二作「斜陽照三角」,平仄不協。疑為傳寫之訛。 이이 (1537-1584) "만월대" 말에서 내려 가시덤불을 헤치며 다다른 쌓아 올린 누대터에서는 사방 어디를 보아도 텅 비었습니다 구름 덮인 산 외로운 새 한 마리 넘어 사람들의 삶이 옛 도읍지에 남았습니다 높은 섬돌들 쓰러져 수풀에 기대고 키 큰 소나무는 내려 비친 그림자가 희미합니다 기우는 해가 삼각산을 비추어 그곳이 임금이 머무시던 곳이라 가리킵니다 (반빈 역) Yi Yi (1537-1584) "The Full Moon Palace" Having dismounted a horse, I wade thro..

조수삼,"개성을 지나며 만월대에 오릅니다"

趙秀三 (1762-1849) 〈過松京登滿月臺〉 舊時高麗宮,今日草木中。 回看歌舞地,啼鴉喚凄風。 조수삼 (1762-1849) "개성을 지나며 만월대에 오릅니다" 옛날 고려의 궁전이 오늘은 풀과 나무에 덮였습니다 노래하고 춤추던 곳을 되돌아 보니 갈가마귀 울음소리 처량한 바람을 부릅니다 (반빈 역) Cho Su-sam (1762-1849) "Ascending Full Moon Palace as I Pass Through Kaesōng" The palace of Koryō Kingdom of old days Is now overgrown with weeds and plants. Looking back the place of songs and dances, I hear jackdaws cry, calling in..

김유근,"임진 나루에서 지난 날을 느낍니다"

金逌根 〈臨津感古〉 兒時曾渡落花津, 依舊今來十載身。 惟有無情江上樹, 年年只管送行人。 注:餞送仲父赴任寧邊至開城時所做五首之一。 김유근 "임진 나루에서 지난 날을 느낍니다" 어린 시절 꽃잎 떨어지던 나루를 건넌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오기까지 십 년 세월이 흘렀는데 지난 날 그대로 입니다 오로지 무심한 건 강가의 나무들 해가 바뀌고 또 바뀌어도 가는 사람들을 배웅할 따름입니다 주: 영변으로 부임하는 숙부를 개성까지 전송하고 그 옛 도읍지를 유람하며 지은 시 다섯 수의 하나입니다. (반빈 역) Kim Yu-gūn "Feeling the Past at the Yim-jin Ford" Once in my childhood, I crossed This ford as flower petals were shedding...

김유근,"서사정에서 옛날을 생각합니다"

金逌根 〈逝斯亭懷古〉 遠水鋪層白,羣山列疊青。 先生曾小築,此地有名亭。 道自全天覺,隱非為獨醒。 清揚如何覿,林壑宿雲停。 注:餞送仲父赴任寧邊至開城時所做五首之一。逝斯亭,位於開城北邊,為花潭徐敬德(1489-1546)所築風流雅趣之草亭。花潭先生為朝鮮朝名儒之一。 김유근 "서사정에서 옛날을 생각합니다" 긴 강물이 하얀 층층으로 펼쳐지고 무리 이룬 산이 푸른 색으로 겹겹이 이어집니다 화담선생이 조그마하게 지으셔서 이 곳에 이름난 정자가 있게 되었습니다 길은 본래 온 하늘이 아는 것이니 은거한다 해도 홀로만 깨어 있는 것은 아니지요 맑은 모습을 어떻게 만나 볼 것인지 수풀 골짜기에 구름이 묵고 갑니다 주: 영변으로 부임하는 숙부를 개성까지 전송하고 그 옛 도읍지를 유람하며 지은 시 다섯 수의 하나입니다. 서사정은 개성의 북쪽에..

"별들이 점점 성글어 집니다 星宿漸稀"

半賓 〈星宿漸稀〉 愛惜僅熒熒,夜深仍杳冥。 彤雲垂罽幙,明月以光屏。 斗見豐其蔀,沬輝何日形。 寧尋君淚水,或代請流螢。 注:四句用曹操〈短歌行〉「月明星稀」意。頸聯用《周易》豐卦爻辭意。六二、九四:「豐其蔀,日中見斗。」九三:「豐其沛,日中見沬。」沬,可讀作星之小者。此卦及爻辭解為日蝕之記錄。卦名〈豐〉解為周文王舊都名。《詩經·大雅》〈文王有聲〉:「既伐於崇,作邑於豐。」 반빈 "별들이 점점 성글어 집니다" 희미하게 가물거릴 뿐이어서 안타까운데 깊은 밤 어둠 속에서도 까마득합니다 먹장구름이 융단장막으로 내리고 밝은 달은 빛으로 병풍을 둘러칩니다 북두칠성이 보이고 도읍지 풍은 가리개로 덮였지요 작은 별 별빛은 언제나 나타날까요 차라리 그대 눈물에서 찾든지 흐르는 반딧불에게 대신하기를 부탁하겠습니다 주: 넷째 구절은 조조曹操 〈단가행短歌行〉,..

시선(詩選) 2023.09.16

김유근,"선죽교를 지나며"

金逌根 〈過善竹橋〉 五百年間劇逝波, 荊榛極目臥銅駝。 凄凉滿月臺前草, 蕭瑟杜門洞裡家。 春眷天心知有在, 悠悠人力欲如何。 可憐善竹橋邊血, 扶植綱常賴已多。 注:餞送仲父赴任寧邊至開城時所做五首之一。二句用〈荊棘銅駝〉事:「靖有先識遠量,知天下將亂,指洛陽宮門銅駝,嘆曰:「會見汝在荊棘中耳。」見《晉書》〈索靖列傳〉。頷聯滿月臺、杜門洞,為高麗朝松京周圍之史蹟。滿月臺為高麗晚期高麗王宮。杜門洞為高麗滅亡後遺臣七十二人進而拒絕出仕之處。七句善竹橋為高麗末鄭夢周因反對新進士大夫革命而被刺殺之處。 김유근 "선죽교를 지나며" 오 백 년이란 시간은 어느 덧 흘러간 물결 눈길 닿는 끝까지 모두 덮은 가시덤불에 구리로 빚은 낙타가 누었습니다 만월대 앞이 잡초로 처량하고 두문동 안은 집들이 쓸쓸합니다 봄을 아끼는 하늘의 뜻이 있음을 분명히 알면서 아득한 사람의 힘..

김유근,"임진강을 건너며"

金逌根 〈過臨津〉 東風吹雨滿春城, 怊悵明朝遠別情。 深樹殷勤黃鳥在, 隔江啼送兩三聲。 注:餞送仲父赴任寧邊至開城時所做五首之一。 김유근 "임진강을 건너며" 동풍이 비를 불러와 성 안에 봄이 가득한데 내일 아침에는 멀리 이별하려니 마음이 슬픔으로 채워집니다 깊은 수풀 속에 정겨운 노랑새가 있어 울음소리 두세 마디로 강 건너 우리를 배웅합니다 주: 영변으로 부임하는 숙부를 개성까지 전송하고 그 옛 도읍지를 유람하며 지은 시 다섯 수의 하나입니다. (반빈 역) Kim Yu-gūn "Crossing the Yim-jin River" Easterly wind blows in the rain, Filling the town with spring. Mindful of parting tomorrow morning to a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