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361

이첨,"그냥 읊습니다 雜咏"

李詹(號雙梅堂,1345-1405) 〈雜咏〉 舍後桑枝嫩,畦西虀葉稠。 陂塘春水滿,稚子解撑舟。 이첨 (호는 쌍매당, 1345-1405) "그냥 읊습니다" 집 뒤 뽕나무에 어린 가지가 돋고 밭두둑 서쪽에는 절일 채소가 무성합니다 연못이 봄철 물로 가득하니 아이들이 작은 배를 풀어 삿대를 젓습니다 (반빈 역) Yi Chōm (1345-1405) "Miscellaneously Chanted" On mulberry trees behind the house are young branches; In the west field, pickling vegetables are lush. The pond now is filled with springtime water, And kids untie a punt and push it..

이숭인,"시골에 살기 村居"

李崇仁(字子安,號陶隱,1347-1392) 〈村居〉 赤葉明村逕,清泉漱石根。 地偏車馬少,山氣自黃昏。 이숭인 (자는 자안, 호는 도은, 1347-1392) "시골에 살기" 붉은 잎이 시골마을 길을 밝히고; 맑은 샘이 바위뿌리를 씻습니다. 외진 곳이라 수레도 말도 적어 산바람 속에 스스로 해가 기웁니다. (반빈 역) Yi Sung-yin (1347-1392) "Living in the Countryside" Red leaves brighten alleys in a countryside village; Clear spring water washes the root of rocks. It is so secluded that carriages and horses are few. In the mountain breez..

설장수,"버들가지 노래 柳枝詞"

偰長壽(字天民,號芸齋,1341-1399) 〈柳枝詞〉 垂綠鶯來擺,飄綿蝶去隨。 本無安穩計,爭得繫離思。 설장수 (자는 천민, 호는 운재, 1342-1399) "버들가지 노래" 드리워진 녹색 가지를 꾀꼬리가 와서 흔들고 나부끼는 비단같이 나비가 서로를 따라 다닙니다 평안하게 살 방법이란 건 본래부터 없지만 떠날까 하는 생각을 서둘러 묶어 맵니다 (반빈 역) Sōl Chang-su (1341-1399) "A Willow Branch Song" Orioles come and shake the drooping green branches; Butterflies chase each other fluttering like silk. There's no such thing as plans for living peaceful..

길재,"한가하게 살기 閑居"

吉再(號冶隱,1353-1419) 〈閑居〉 盥水清泉冷,臨身茂樹高。 冠童來問字,聊可與逍遙。 길재 (호는 야은, 1353-1419) "한가하게 살기" 손 씻는 맑은 샘이 시원하고 몸으로 마주하는 무성한 나무숲이 높습니다 어린 학동들이 글자를 물으러 오니 그럭저럭 함께 거닐 수도 있습니다 (반빈 역) Kil Chae (1353-1419) "Living Leisurely" The clear spring where I wash my hands is cool; The lush woods I face with my body is tall. Young pupils come to ask about words, And I somehow manage to find companions for free roaming. (H. R..

유숙,"운을 그대로 따라 장원급제한 박의중에게 드립니다 次韻贈朴宜中狀元"

柳淑 〈次韻贈朴宜中狀元〉 王業中興似漢劉, 況今經濟有伊周。 遠方玉帛觀光日, 盛代衣冠復古秋。 魂夢漸踈楓葉密, 衰羸只愛草廬幽。 先生年少才名大, 莫學閑人物外遊。 注:三句〈觀光〉出自《周易》觀卦六四:「觀國之光,利用賓于王。」五句似用杜甫〈夢李白,其一〉:「魂來楓林青,魂返關塞黑。」 유숙 (호는 사암, 1316-1369) "운을 그대로 따라 장원급제한 박의중에게 드립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의 일을 다시 일으키니 한나라의 광무제 때와 같은데 게다가 지금은 길을 닦고 물을 건너는 이윤과 주공이 있습니다 멀리서 옥과 비단을 바치며 나라의 빛을 보는 날이 오고 흥성하는 시대의 의관이 옛날의 제도로 돌아가는 때를 맞이하겠지요 영혼이 오가는 꿈은 점점 희미해지지만 단풍 숲 이파리는 무성하고 늙고 힘이 빠지니 좋아할 것은 오로지 외..

이인로,"천수사원의 벽에 씁니다 書天壽僧院壁"

李仁老(字眉叟,號臥陶軒,又號雙明齋,1152-1220) 〈書天壽僧院壁〉 待客客未到, 尋僧僧亦無。 唯餘林外鳥, 款曲勸提壺。 注:尾句〈提壺〉為鳥鳴,同時為其鳴叫之聲。〈青竹筍〉、〈泥滑滑〉屬於類似之例。 이인로 (자는 미수, 호는 와도헌, 쌍명재, 1152-1220) "천수사원의 벽에 씁니다" 손님을 기다리는데 손님은 도착하지 않았고 스님을 찾지만 스님도 또한 없습니다 오로지 남아있는 것은 수풀 밖의 새들뿐 술병을 들고 오라고 간절하게 권하고 있네요 주: 마지막 행의 "제호(提壺)"는, 술병을 들고 오라는 뜻으로 의역했지만, 새의 이름이면서 그 새가 지저귀는 소리입니다. 중국문학에서 새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지저귄다"는 예입니다. 제호, 또는 제호로(提壺蘆)외에도 청죽순(青竹筍), 니활활(泥滑滑)등이 비슷한 예이..

이규보,"즉흥으로 씁니다 卽事"

李奎報(號白雲,1168-1241) 〈卽事〉 靜戶風開幔,明䆫日弄塵。 屋烏啼孝子,簷鷰舞佳人。 注:三句用烏鴉孝順之說。烏鴉為孝順之象徵,似乎基於兩點觀察。其音哀,一也。白居易〈慈烏夜啼〉有如下數句:「慈烏失其母,啞啞吐哀音,畫夜不飛去,經年守故林。」母老反哺,二也。白詩繼而曰:「夜夜夜半啼,聞者為沾襟;聲中如告訴,未盡反哺心。」因而稱烏為「鳥中之曾參」。至於反哺,《本草綱目》曰:「此鳥初生,母哺六十日,長則反哺六十日,可謂慈孝矣。」四句用趙飛燕事。飛燕,西漢成帝后,以能歌善舞之美貌著稱,代表輕盈之美,傳說甚至稱輕至能掌上舞。 이규보 (호, 백운, 1168-1241) "즉흥으로 씁니다" 조용한 문 장막을 바람이 걷어 젖히고 밝은 창 티끌을 햇빛이 드러냅니다 지붕의 까마귀가 효자를 울리고 처마 끝 제비는 아름다운 사람이 춤추게 합니다 주: 세째 구절은 까마..

이규보,"변산으로 가는 길에 邊山路上"

李奎報(號白雲,1168-1241) 〈邊山路上〉 旌旗光客路,鼓角壯人心。 野鼠跳藏竹,驚麕走覓林。 이규보 (호, 백운, 1168-1241) "변산으로 가는 길에" 갖가지 깃발이 객지로 떠나는 길을 밝히고 북과 뿔피리가 내 마음을 든든하게 합니다 들쥐들이 대나무로 뛰어들어 숨고 놀란 노루가 수풀을 찾으려 바삐 다닙니다 (반빈 역) Yi Kyu-bo (1168-1241) "On My Way to Pyōn-san" Flags and banners brighten the road away from home; Drums and horns strengthen my heart. Meadow rodents jump to bamboo trees to lie low; Frightened deer scurry, looking f..

정도전,"또 버드나무를 노래합니다 (6) 又(詠柳)·六"

鄭道傳(字宗之,號三峰,1342-1398) 〈又(詠柳)·六〉 皆言舞腰細,復道翠眉長。 若教能一笑,應解斷人腸。 정도전 (자는 종지, 호는 삼봉, 1342-1398) "또 버드나무를 노래합니다 (6)" 다들 춤추는 허리가 가늘다 하고 또 검푸른 눈썹화장이 길다고 합니다 한번 웃게 할 수 있다면 애간장을 끊는 나의 아픔도 풀어줄 텐데요 (반빈 역) Chōng To-jōn (1342-1398) "On Willow Trees Again (6)" Everyone says that the dancing waist is slender, And speaks of long eyebrows in the dark makeup. If only I could make it smile once, The heart-rending pai..

정도전,"또 버드나무를 노래합니다 (5) 又(詠柳)·五"

鄭道傳(字宗之,號三峰,1342-1398) 〈又(詠柳)·五〉 飄飄如欲近,故故似相隨。 輕薄還無定,難憑贈所思。 정도전 (자는 종지, 호는 삼봉, 1342-1398) "또 버드나무를 노래합니다 (5)" 살랑살랑 가까이 오려는 듯해도 올올이 서로를 따르려는 것 같아도 가볍고 가늘어 한 곳에 머물지 못하니 거기 기대어 마음을 바치기 어렵습니다 (반빈 역) Chōng To-jōn (1342-1398) "On Willow Trees Again (5)" Fluttering as if wanting to come near, Swaying ceaselessly seeming to follow along, But too light and too thin to settle down— They can't be relied 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