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422

윤휴,"삼산으로 가는 길에 얻은 절구 한 수 三山路上得一絕"

尹鑴(字斗魁,希仲,號白湖,夏軒,1617-1680) 〈三山路上得一絕〉 騎馬悠悠行不行,石橋東畔小童清。問君何處尋春好,花未開時草欲生。 注:三山猶指方丈、蓬萊、瀛洲等海上三神山。 윤휴 (자는 두괴, 희중, 호는 백호, 하헌, 1617-1680) "삼산으로 가는 길에 얻은 절구 한 수" 말을 타고 느릿느릿 가는 건지 가지 않는 건지돌다리 동쪽 기슭에 어린 아이들 해맑습니다말 한 마디 묻자 어디서 봄을 찾으면 좋을까꽃이 아직 피지 않았을 때는 풀 돋아나려는 곳으로 가세요 주: 삼산은 방장, 봉래, 영주등 바다 가운데 있다는 신선의 산 셋을 지칭하는 듯합니다.(반빈 역) Yun Hyu (1617-1680) "A Quatrain Obtai..

윤휴,"어쩌다 읊어 명보 송준길에게 보냅니다 偶吟寄宋明甫浚吉"

尹鑴(字斗魁,希仲,號白湖,夏軒,1617-1680) 〈偶吟寄宋明甫浚吉〉 歲晏魚龍蟄,天寒霜露多。山河正搖落,君子意如何。 注:宋浚吉(字明甫,號同春堂,1606-1672),朝鮮後期之文臣,學者。於〈禮訟〉之辯,支持宋時烈(字英甫,號尤庵,1607-1689),與詩人政治立場相反。 윤휴 (자는 두괴, 희중, 호는 백호, 하헌, 1617-1680) "어쩌다 읊어 명보 송준길에게 보냅니다" 세월이 평안하면 물고기나 용이 숨어들까요하늘이 싸늘해 서리와 이슬이 많기도 합니다산과 강이 모두 흔들려 무너지고 있는데수양하며 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주: 송준길(자는 명보, 호는 동춘당, 1606-1672)은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학자입니다. 예송논쟁에서 송시열(1607-1689)을 지지했..

윤휴,"강을 마주보며 드는 생각 臨江有感"

尹鑴(字斗魁,希仲,號白湖,夏軒,1617-1680) 〈臨江有感〉 回首平生萬事非,欲持何術聖天希。如今庶幾求心過,無愧將身不虧歸。 윤휴 (자는 두괴, 희중, 호는 백호, 하헌, 1617-1680) "강을 마주보며 드는 생각" 평생을 되돌아 보니      온갖 일이 잘못 되었습니다어떤 재주를 부여잡고      어진 하늘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이제까지 마음으로      거의거의 찾았듯이상하지 않은 몸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부끄러움이 없겠습니다(반빈 역) Yun Hyu (1617-1680) "Thoughts by a River" Looking back my lifetime,        I see so many things that have gone awry.What sort of skills can I cla..

윤휴,"옛 거울 앞에서의 탄식 古鏡歎"

尹鑴(字斗魁,希仲,號白湖,夏軒,1617-1680) 〈古鏡歎〉 我有一古鏡,潛光猶自發。塵埃一拂拭,掛壁如華月。由來不取照,恐照顛頭髮。不是閨裏人,非為怨離別。 윤휴 (자는 두괴, 희중, 호는 백호, 하헌, 1617-1680) "옛 거울 앞에서의 탄식" 내가 가지고 있는 옛 거울 하나빛을 머금었다가 스스로 발산하나 봅니다먼지를 털어내면벽에 걸린 모습이 밝은 달을 닮았습니다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지는 비추지 않고머리 꼭대기를 비추어 걱정이지만규방 속의 아녀자가 아니어서헤어짐을 원망하지 않습니다(반빈 역) Yun Hyu (1617-1680) "A Lamentation before an Old Mirror" An old mirror that I have seemsTo harbor the light and to emit it..

윤휴,"홀로된 두루미 돌보기 養獨鶴"

尹鑴(字斗魁,希仲,號白湖,夏軒,1617-1680) 〈養獨鶴〉 寡鶴宿天霜,瀟湘歸夢長。寒聲飛碧落,孤影倒池塘。豈與鷄爭食,且將鸞並翔。主人情有素,歲暮別江鄉。 윤휴 (자는 두괴, 희중, 호는 백호, 하헌, 1617-1680) "홀로된 두루미 돌보기" 짝 잃은 두루미 묵는 하늘 아래 서리 내리고소수 상강으로 돌아가는 꿈이 길고 깁니다 쓸쓸한 울음소리 푸른 하늘을 가로 날고외로운 그림자 연못에 거꾸로 비칩니다 어찌 닭들과 먹이를 위해 다투겠습니까이제 곧 봉황과 나란히 날아오를 텐데요 주인은 늘 그런 것처럼 정이 깊어해가 저무는 지금 강물 많은 곳으로 송별합니다(반빈 역) Yun Hyu (1617-1680) "Caring for a Lonely Crane" A widowed crane sleeps under the fr..

허휘,"강도에서 섣달 그믐에 江都除夕"

許徽(字徽之,號退菴,1568-1652) 〈江都除夕〉 守歲江都夜,山中百感生。京鄉隔一水,殘燭照三更。                注:江都指江華島,位於京畿灣北的漢江江口。高麗高宗19年(1232)蒙古入侵,高麗王室暫遷都至江華後稱之為江都。 허휘 (자는 휘지, 호는 퇴암, 1568-1652) "강도에서 섣달 그믐에" 강화도에서 지내는 한 해의 마지막 밤산 속에 있으니 백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도성과 이 시골은 물길 하나 사이스러져가는 촛불이 한밤중까지 비춥니다            주: 강도(강도)는 강화도를 말합니다. 고려 고종 19년 (1232) 몽고의 침입을 받아 고려왕실이 잠시 강화로 천도한 후 강도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반빈 역) Hō Hwi (1568-1652) "Last Day of the Year i..

임제,"말도 못한 이별 無語別"

林悌(字子順,號白湖,又號楓江,1549-1587) 〈無語別〉 十五越溪女,羞人無語別。歸來掩重門,泣向梨花月。         注:《東國風雅》,題作〈閨怨〉。 임제 (자는 자순, 호는 백호, 풍강, 1549-1587) "말도 못한 이별" 열 다섯에 시내 건너에서 온 여인수줍어 말도 못하고 작별했지요시집와 겹겹이 잠긴 문 안에서배꽃 뒤에 걸린 달을 향해 흐느낍니다.       주: 제목을 "여인의 원망 閨怨"이라고 한 판본도 있습니다.(반빈 역) Yim Che (1549-1587) "Parting without Word" A woman from across the stream at the age of fifteen,Too shy to have said anything at parting,Is behind layers..

신흠,"양춘곡 陽春曲"

申欽(字敬叔,號玄軒,又號放翁,象村, 1566-1628) 〈陽春曲〉 龍蝶雙雙戲,含桃朶朶開。臨軒看鬪草,鸚鵡報人來。                注:《象村稿》排於古樂府卷。末句鸚鵡作鵡鸚,疑誤。 신흠 (자는 경숙, 호는 현헌, 상촌, 1566-1628) "양춘곡" 논두렁 나비는 쌍쌍이 놀고,봉오리 복사꽃이 송이송이 핍니다창문 앞에서 풀싸움 놀이를 구경하는데앵무새가 누가 왔다고 전하네요            주: 《상촌고》는 이 작품을 고악부古樂府로 분류했습니다. 마지막 구절의 앵무는 무앵鵡鸚으로 적혀있는데, 착오라고 생각합니다.(반빈 역) Shin Hūm (1566-1628) "To the Old Tune of Sunny Spring" Butterflies over the rice paddy ridges frolic..

신흠,"조용히 앉기 靜坐"

申欽(字敬叔,號玄軒,又號放翁,象村, 1566-1628) 〈靜坐〉 第一是靜坐,何必看書史。客至亦無言,誰知有真理。 신흠 (자는 경숙, 호는 현헌, 상촌, 1566-1628) "조용히 앉기" 제일 중요한 것은 조용히 앉기왜 꼭 책을 보고 역사를 읽어야 하나요손님이 와도 역시 아무 말이 없으니진리가 있는지 누가 아나요(반빈 역) Shin Hūm (1566-1628) "Sitting Quietly" The first and the foremost is sitting quietly.Why shall we read books and study history?Guests may come, but have nothing to say, either.Who could know if truth is there?(H. Rhew,..

임억령,"봄날의 낮잠 春眠"

林億齡(字大樹,號石川,1496-1568) 〈春眠〉 寂寂松陰下,幽人晝夢甘。悠然驚剝啄。門外客來三。 임억령 (자는 대수, 호는 석천, 1496-1568) "봄날의 낮잠" 쓸쓸한 소나무 그늘 아래속세 떠난 이 사람 낮잠 꿈이 달콤합니다어렴풋이 문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문밖에 손님 셋이 찾아왔네요(반빈 역) Yim Ōng-nyōng (1496-1568) "A Nap on a Spring Day" Under the shade of a lonesome pine tree,This man in seclusion is in a sweet daydream,Disturbed by a faint tapping at the gate.Oh my! Three guests have come.(H. Rhew, tr.)圖:溥儒(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