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241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세째

半賓 〈讀《論語》三題〉之三 問津 二隱耦耕諳世情, 漫於至聖置尖評。 滔滔天下唯淮水, 雖曉津頭果易行。 《論語 · 顏淵》:「長沮、桀溺耦而耕。孔子過之,使子路問津焉。長沮曰:『夫執輿者誰。』子路曰:『為孔丘。』曰:『是魯孔丘與。』曰:『是也。』曰:『是知津矣。』 반빈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세째 나루터 묻기 (問津) 은자 두 사람은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세상의 일을 잘 알고 있어서 거침없이 가장 높은 성인에 대해 날카로운 평을 했습니다 하늘 아래 도도히 흐르는 것이 어찌 회수의 물 뿐이었겠습니까 나루터를 알았다고 해도 과연 쉽게 건널 수 있었을까요 H. Rhew "Three Topics on Reading the Analects," Third Asking about the Ford Two recluses plo..

시선(詩選) 2022.12.18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둘째

半賓 〈讀《論語》三題〉之二 克己 若非由己己誰克, 勿視勿聽皆自則。 復禮為仁天下歸, 顏回請事隨成德。 《論語 · 顏淵》:顏淵問仁,子曰:「克己復禮爲仁,一日克己復禮,天下歸仁焉。為仁由己,而由人乎哉。」顏淵曰:「請問其目。」子曰:「非禮勿視,非禮勿聽,非禮勿言,非禮勿動。」顏淵曰:「回雖不敏,請事斯語矣。」 반빈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둘째 스스로를 다스리기 (克己) 스스로를 통해서가 아니면 스스로를 누가 다스리나요 예가 아니면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것이 모두 자신이 세우는 원칙입니다 예를 회복해 사람됨을 행하면 하늘 아래 모두가 돌아오는 것이냐며 안회가 해 보겠다고 나서서 덕을 이루었습니다 H. Rhew "Three Topics on Reading the Analects," Second Taming the Sel..

시선(詩選) 2022.12.14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첫째

半賓 〈讀《論語》三題〉之一 君子小人 君子小人難解說, 泰驕周比差毫末。 大同世界可非同, 悟得其微和意達。 《論語 · 子路》:君子泰而不驕,小人驕而不泰。 《論語 · 為政》:君子周而不比,小人比而不周。 《論語 · 子路》:君子和而不同,小人同而不和。 朱熹,《論語集注》:君子小人所為不同,如陰陽晝夜,每每相反。然究其所以分,則在公私之際毫釐之差耳。 반빈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첫째 군자와 소인 군자와 소인이 무언지 풀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큼과 큼을 보임, 두루 살핌과 가까이를 살핌은 그 차이가 터럭의 끝 만큼입니다 모두가 같아지는 대동세계를 꿈꾸면서 같음을 그르다고 할 수 있나요 그 미묘함을 깨달아야 조화로움의 뜻에 다다릅니다 H. Rhew "Three Topics on Reading the Analects," Fi..

시선(詩選) 2022.12.11

"쉬즈머(徐志摩)를 생각합니다"

半賓 〈懷徐志摩〉 為詩是否逼謀生, 再別康橋靜靜鳴。 追索自由貪美愛, 期望新月發先聲。 (壬寅小雪大雪間) 반빈 "쉬즈머(徐志摩)를 생각합니다" 시를 쓴 것이 정말로 생계에 시달려서 였는지 모르나 케임브리지에게 다시 고한 작별이 은은히, 은은히 울립니다 자유를 찾아 따르고 아름다움과 사랑을 탐하면서 초승달이 시대를 이끄는 새 목소리 낼 것으로 기대했지요. 주: 시인 쉬즈머(徐志摩, 1897-1931)는 초승달시회(新月詩社)의 성원이었습니다. 이 시회의 동인이었던 후스(胡適, 1891-1962)는 그가 평생 자유와 사랑, 아름다움을 추구했다고 평했습니다. "케임브리지와 다시 작별 再別康橋"이라는 작품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임인년 소설과 대설 사이에) H. Rhew "Remembering Xu Zhimo" Wh..

시선(詩選) 2022.12.06

"보리 싹이 눈 많이 내리길 기다립니다"

半賓 〈麥苗候大雪〉 懷中甘苦徐徐說, 歲裏辛酸續續綴。 寒地屯蒙青麥苗, 夜長雪大笑欣悅。 (戊戌大雪) 반빈 "보리 싹이 눈 많이 내리길 기다립니다" 마음 속에 담은 달고 쓴 이야기 천천히 털어 놓으십시오 한 해 동안 겪은 맵고 신 일들 그치지 말고 엮어 내세요 추운 땅을 애써 뚫고 나온 청 보리 여린 싹 긴긴 밤 내리는 큰 눈에 기쁘게 웃습니다 (무술년 대설) H. Rhew "Barley Sprouts Await Big Snow" Tell unhurriedly joys and tribulations Harbored in the bosom. Weave out unceasingly hot and bitter affairs Encountered through the year. Young, feeble sprouts..

시선(詩選) 2022.12.02

〈跋快雪時晴帖〉

半賓 〈跋快雪時晴帖〉 以摹追真,由仿賞神。 載喜載歎。載疑載恂。 我欲不究,三希彬彬。 (壬寅小雪前一日) 반빈 "쾌설시청첩의 뒤에 붙입니다" 베낌으로 진실을 쫓고 본뜸에서 혼을 느낍니다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의심도 하지만 믿기도 하지요 따지지 않으려 합니다 삼희당은 잘 어우러져 있어요 주: 삼희당(三希堂)은 왕희지 (王羲之, 303-361)의 〈쾌설시청첩 快雪時晴帖〉, 왕헌지 (王獻之, 王獻之)의 〈중추접 中秋帖〉, 왕순 (王珣, 349-400)의 〈백원첩 伯遠帖〉을 소장했다고 하는 청나라 건륭제의 서재입니다. (임인년 소설 하루 전) H. Rhew "Postscript for 'A Pleasant Snow Clears Up Now' Leaf by Wang Xishi" Pursuing the genui..

시선(詩選) 2022.11.29

“양생에 별다른 처방은 없습니다”

半賓 〈養生別無他方〉 蟠桃甲子積三千, 長壽能偷做活仙。 西母瞋訶如躲得, 東君統率定難纏。 四時側耳兒孫語, 朝夕躬身另半前。 一日三餐應說謝, 欣欣整夜即安眠。 注:第七句〈另半〉為英語詞,夫妻如此相稱也。妻或稱之為〈良半〉。 반빈 “양생에 별다른 처방은 없습니다” 신선의 복숭아가 삼 천 갑자를 쌓아준다 해도 장수를 훔쳐서 살아있는 신선노릇을 할 수 있나요 서왕모의 눈 부릅뜬 꾸짖음은 어찌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동왕공의 엄격한 지휘는 분명 헤어나기 어려울 겁니다 사시사철 귀를 기울여 아이들 손주들 이야기를 듣고 밤낮으로 몸을 숙여 마나님 앞에 있어야지요 하루 세 끼 먹으며 반드시 고맙다고 말하고 밤 사이 기쁘게 편히 잠을 자는 겁니다 주: 마나님이라고 번역한 另半은 영어의 어휘입니다. 미국사람들은 부부 사이에 서로를 ..

시선(詩選) 2022.11.24

"고궁박물원은 허물어지면 안 됩니다"

半賓 〈故宮不可頹朽〉 處處稱奇連嘖嘖, 前移不易成頑癖。 故宮何壁忍傾頹, 且說神州人事跡。 (壬寅立冬) 반빈 "고궁박물원은 허물어지면 안 됩니다" 곳곳에서 훌륭하다는 감탄이 나오고 찬사가 찬사로 이어집니다 앞으로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은 건 어느새 고치기 어려운 버릇이 됩니다 고궁의 어느 벽 하나가 허물어지고 넘어가는 걸 참을 수 있나요 더구나 하늘이 내린 땅에 사람들이 남긴 흔적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임인년 입동에) H. Rhew "National Palace Museum Shall Not Crumble" In every place we hear "wonderful!" And a praise is followed by another praise. Inching forward is so hard For lin..

시선(詩選) 2022.11.21

"곤잔(髡殘, 1612-74) '산고수장도'에 다시 붙여"

半賓 〈再題髡殘《山高水長圖》〉 樵歌不出老松林, 漂泊虛舟歇鳴禽。 野叟閒臨茅屋外, 聽風啜酒有詩尋。 (壬寅立冬前數日) 반빈 "곤잔(髡殘, 1612-74) '산고수장도'에 다시 붙여" 늙은 소나무 숲에서는 나무꾼의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고 흔들흔들 묶여있는 빈 배에선 새 짖는 소리도 잠시 멈추었습니다 촌 노인들 한가하게 초가 정자 밖을 내려다 봅니다 바람소리도 듣고, 술도 홀짝거리고 시가 있는지 찾고 있겠지요 (임인년 입동 며칠 전) H. Rhew "Inscribed Again on 'High Mountains and Long Waters' Hanging Scroll by Kun Can (1612-74)" Wood gatherer's songs do not come out From the woods of old ..

시선(詩選) 2022.11.18

"곤잔(髡殘, 1612-74) '산고수장도'에 붙여"

半賓 〈題髡殘《山高水長圖》〉 峭拔奇岩深谷間, 清流忽奔忽潺湲。 仙鄉餘角留顏柳, 苦綴小詩依戀刪。 (壬寅立冬前數日) 반빈 "곤잔(髡殘, 1612-74) '산고수장도'에 붙여" 깎아지른 듯 높은 절벽, 신기로운 바위와 깊숙한 계곡의 사이로 맑은 물줄기가 때로는 달리듯 빠르게 때로는 천천히 부드럽게 흐릅니다 신선의 마을 남은 구석을 안진경과 유공권에게 남겨 두려고 애써 짜맞춘 짧은 시를 아쉬워 하며 지웁니다 (임인년 입동 며칠 전) H. Rhew "Inscribed on 'High Mountains and Long Waters' Hanging Scroll by Kun Can (1612-74)" Among precipitous cliffs, marvelous rocks And deep ravines, Limpid ..

시선(詩選) 202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