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240

반빈,"AI가 미녀를 만들어? AI造美女?"

半賓 〈AI造美女?〉 人工智慧探傀奇,願造十全十美姿。美色如能隨意造,應求宋玉拜為師。楚王略信登徒說,追問真情逼駁辭。立即描摹東側女,無瑕無缺使心怡。身高增減失長短,束素腰而白雪肌。香粉朱紅施不得,嫣然笑臉翠蛾眉。三年未許至其妙,說服楚王不再疑。美醜不分配踽僂,原於悦者眼中知。                注:事見宋玉〈登徒子好色賦〉。 반빈 "AI가 미녀를 만들어?" 사람이 만든 지능이      기이한 일을 하려고 한다네완벽해서 흠결이 전혀 없는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고 싶다지아름다움을 뜻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면반드시 초나라 송옥을 청해서      스승님으로 모셔야 해초나라 임금이 송옥은 여자를 탐한다는      등도의 모함을 믿어진실이 무엇이냐고 캐묻고      반론이 있으면 해보라고 압박했지송옥이 지체없이 그려낸..

시선(詩選) 2024.12.20

반빈,"하늘나라에도 남이 있을까" - 정병호 교수 선종에 부쳐 (영어 중국어 번역 첨부)

반빈 "하늘나라에도 남이 있을까"- 정병호 교수 선종에 부쳐 자꾸 눈물이 났다아직 떠난 것도 아니었는데자꾸 눈물이 났다 자꾸 눈물이 났다깨어나지 못한다고 해도 그 해맑은 얼굴을 내 마음에 담고언제라도 꺼내 볼 수 있었는데자꾸 눈물이 났다 자꾸 눈물이 났다남한강 저 꼭대기에서 뗏목을 만들어문명의 혜택을 받기 전 사람들처럼강물 흐름에 몸 맡기고 내려오다맴돌이 여울을 헤치던 아슬아슬한 이야기를박수 치며 듣던 기억이 유쾌했는데자꾸 눈물이 났다 자꾸 눈물이 났다늘 하는 좋은 일 소식을 들을 때마다마치 내가 했다는 기분에 즐거워하던 기억지리산 자락에 동아시아 젊은 친구들많이 모아 우리 태어나기도 전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 유골수습을연습하고 마지막 날 풍등을 날리던 기억생생해 잊혀지지 않았는데자꾸 눈물이 났다..

시선(詩選) 2024.12.11

반빈,"고국의 계엄과 계엄해제 故國戒嚴解嚴"

半賓 〈故國戒嚴解嚴〉 無知無策僅盲目,仍欲翻天求地覆。半夜數鐘被壓平,餘生囚困嚎啕哭。(甲辰冬) 반빈 "고국의 계엄과 계엄해제" 지성도 없고 대책도 없이      오로지 먼 눈 뿐이면서도하늘을 뒤집으려 하고      땅 엎어지는 걸 바라더니한밤중 몇 시간만에      바로 짓눌려 납작해졌다지남은 생애 감옥에 갇혀      엉엉 소리내 울게나(갑진년 겨울에) H. Rhew "Martial Law Declared and Lifted Back Home" Without intellect, without strategy,        And only with blinded eyes,You wanted heaven and earth        To turn upside down.In just a few hours, in..

시선(詩選) 2024.12.09

반빈,"마완(14세기)의 추산행려도에 부쳐 題馬琬秋山行旅圖"

半賓 〈題馬琬秋山行旅圖〉 深山險徑勿疏神,峭壁何能比近鄰。驢馬不如徒步旅,轉頭閒話蹙吾顰。(甲辰初冬) 반빈 "마완(14세기)의 추산행려도에 부쳐" 깊은 산 험한 길에서는 정신을 팔지 말아야 합니다깎아지른 절벽을 어떻게 가까운 이웃에 비할 수 있나요당나귀나 말을 타는 것은 걸어서 가는 것만 못하겠어요고개를 돌려 한담하는 걸 보면 이맛살을 찌푸리게 됩니다(갑진년 이른 겨울) H. Rhew "Inscribed 'Travel in an Autumn Mountain' by Ma Wan (14th century)" On rugged paths deep in the mountain, You shall never be heedless.How can ..

시선(詩選) 2024.12.03

반빈,"승, 등 두 글자를 운으로 시 짓는 수도승을 노래합니다 僧登二字為韻詠詩僧"

半賓 〈僧登二字為韻詠詩僧〉 星月相呼夜,樓臺漫步登。銀河身裏響,但願做詩僧。(甲辰晚秋) 반빈 "승(僧), 등(登) 두 글자를 운으로 시 짓는 수도승을 노래합니다" 별과 달이 부르는 이 밤발길 가는 대로 누대에 오릅니다은하수가 내 몸 속에서 메아리로 울리니시 찾는 수도승이 되고 싶을 따름입니다(갑신년 늦가을에) H. Rhew "On Poet-Monk, Using seng and deng Two Words as Rhyme" In this night when the moon and the stars are calling,I walk up leisurely to a pavilion on a terrace.The Milky Way rings in my body,And I just want to be a monk see..

시선(詩選) 2024.11.26

반빈,"가는 가을을 아쉬워 합니다 惜秋"

半賓 〈惜秋〉 忽至怎知先探尋,驟離無奈獨傷心。風聲葉色閂詩裏,硬説秋興可續吟。(甲辰立冬後數日) 반빈 "가는 가을을 아쉬워 합니다" 갑자기 왔는데 어떻게 알고      미리 찾아 나설 수 있었겠어요홀연히 떠나니 어쩔 수 없지요      홀로 마음 아파할 뿐입니다바람 소리 이파리 색깔을      시 속에 잠가 두고가을의 떨림을 계속 읊을 수 있다고      억지라도 써야겠어요(갑신년 입동 며칠 후) H. Rhew "Reluctance to Part with Autumn" It arrived in an instance, and how was I supposed to know        That I could have gone out earlier to search for it?It leaves all of a s..

시선(詩選) 2024.11.19

반빈,“트럼프옹을 뽑았다구? 選老川了?”

半賓 〈選老川了?〉 故友來函促速還,逃離不許不知間。四年於彼損長壽,衆昧頭狂勢必患。                注:二句不許與不知各指甲辰美國大選共和民主兩黨之候選人。(甲辰立冬) 반빈 “트럼프옹을 뽑았다구?” 오랜 친구가 편지를 보내      어서어서 돌아오라 재촉하면서허락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사이를      피해 떠나라고 합니다사 년을 거기 더 있으면      장수에 지장이 있을 것이고어두움에 갇힌 대중과 정신나간 우두머리를 보니      반드시 어려움이 있을 거라네요            주: 둘째 행의 "허락할 수 없고", "알 수 없는"은 각각 갑진년 미국대선의 공화, 민주 두 당 후보자를 지칭합니다.(갑진년 입동에) H. Rhew "Elected Old Trump?" An old friend sent..

시선(詩選) 2024.11.11

반빈,"가을 생각 秋情"

半賓 〈秋情〉 終日荒原處處尋,取回聲色索詩吟。丹楓落葉隨風起,蕭瑟滿窗秋意深。(甲辰霜降前一日) 반빈 "가을 생각" 하루 종일 거친 들판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찾은소리와 색깔을 가지고 돌아와         시가 있는지 뒤적여 읊습니다떨어지는 단풍 붉은 이파리가         바람을 따라 날아올라소슬한 정취가 창문을 가득 채우니         가을 사색이  깊어집니다(갑진년 상강 하루 전) H. Rhew "Thoughts in Autumn" All day long, through the desolate plain,            I walk searching here, there, and everywhere.I bring back sounds and colors,            And ..

시선(詩選) 2024.11.05

반빈,"'뽕나무 열매 따기(채상자)' 곡으로 노래를 지어 이진명 '생명의 찬가'에 부칩니다 填采桑子一闋題李振明生之詠讚"

半賓 〈填采桑子一闋題李振明生之詠讚〉 乾坤幽暗剛柔合,雲下雷鳴。雲下雷鳴,遇險蘭苗懇訴情。 發芽破土猶成列,等待亨貞。欣喜貞亨,天造依時萬物生。                注:用《周易》屯卦傳義。(甲辰重陽節) 반빈 "'뽕나무 열매 따기(채상자)' 곡으로 노래를 지어 이진명 '생명의 찬가'에 부칩니다" 캄캄한 하늘과 땅 사이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만나니,구름 아래서 우레가 웁니다.구름 아래서 우레가 울어위험을 만난 난초의 싹이         간절하게 속사정을 이야기합니다 싹이 터서 땅을 뚫고 나와         한 줄로 서서좋은 점괘가 나오길 기다립니다점괘가 좋은 걸 즐거워하니하늘의 창조가 시절을 따라         이루어지며 만물이 태어납니다            주: 《주역周易》둔屯괘의 역전의 해석을 이용..

시선(詩選) 2024.10.29

반빈,"오랜 친구는 생각과 고마운 마음에서 만납니다 逢故人在思在謝"

半賓 〈逢故人在思在謝〉 早以他鄉代故鄉,懷親成疾入膏肓。謝思西語源原一,感激故人相不忘。                注:英語詞to think與to thank,德文詞denken與danken,語源略同。(甲辰秋分後數日) 반빈 "오랜 친구는 생각과 고마운 마음에서 만납니다" 타향으로 고향을 대신한 건         이미 오래 전의 일가까운 사람을 그리는 게 병이 되어         가슴 속 깊이로 파고 들었습니다"고맙다"와 "생각한다"는          서양말에서 본래 어원이 하나라고 하지요오랜 친구들과 서로 잊지 않는 게         마음 소용돌이 치도록 고맙습니다            주: 영어에서 to think와 to thank, 독일어에서 denken과 danken은 어원이 같다고 합니다.(갑진년 추분 며칠 ..

시선(詩選) 2024.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