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28

허기,"어쩌다 그냥 짓습니다 偶題"

許麒(號湖隱,14世紀) 〈偶題〉 冬湯夏水吾其飲,冬裘夏葛吾其衣。衣吾飲吾皆吾事,莫將虛寂轉依俙。                注:二句語出《列子·湯問》:「九土所資,或農或商,或田或漁,如冬裘夏葛,水舟陸車。」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어쩌다 그냥 짓습니다" 겨울에는 따듯한 물, 여름에는 물,      나는 그걸 마시고겨울에는 가죽, 여름에는 삼베,      나는 그걸 입습니다내게 옷을 입히고 내게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      내 일의 전부입니다맑은 고요함을 침침한 어두움으로      바꾸지 말아야 합니다            주: 둘째 구절의 표현은 《열자·탕문》편에서 나왔습니다. "이 땅에서 재물은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해서, 사냥을 하거나 고기를 잡아서 얻습니다. 겨울에는 가죽을 여름에는 삼베를 입고, 물..

정호승 "새" (중국어 영어 번역)

鄭浩承 (1950 - ) 〈小鳥〉 小鳥死了橡樹木柴上的荼毗在鳥身裏燒出了舍利冬季的伽倻山疏疏密密下著雪想要親身拜見舍利的人像鳥群般過來擁擠了(半賓譯) Chung Ho-seung (1950 - ) "A Bird" A bird died.A Buddhist cremationOn oak firewood producedRelics even from the bird body.In the patchy snowOn the Kaya Mountain in the winterPeople swarmed in for personal venerationLike a flock of birds.(H. Rhew, tr.) 韓文原文: 정호승 (1950- ) "새" 새가 죽었다참나무 장작으로다비를 하고 나자새의 몸에서도 사리가 나왔다겨울 가야산에누..

허기,"나 스스로 마음을 일깨웁니다 自警"

許麒(號湖隱,14世紀) 〈自警〉 堯舜禹相授,人心與道心。危微精一際,允執孰能欽。                注:此詩用《尚書·大禹謨》語:「人心惟危,道心惟微,惟精惟一,允執厥中。」不偏不倚,無過與不及之謂也。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나 스스로 마음을 일깨웁니다" 요임금에서 순임금으로, 또 우임금으로 전해진 것은사람의 마음과 도(道)의 마음그 아슬아슬하고, 미묘한 마음에 정성으로 집중할 때누군가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고 정중할 수 있을까            주: 이 시는 《서경·대우모》편의 다음과 같은 구절에 근거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위태해 아슬아슬하고, 도의 마음은 미묘하고 숨어있으니, 오직 정성을 다해 흐트러짐 없이 치우치지 않고 기울어지지 않아야 한다."(반빈 역) Hō Ki (14th Century)..

허기,"목은 이색의 '국화꽃' 시에 운을 따라 화답합니다 次李牧隱穡黃花詩"

許麒(號湖隱,14世紀) 〈次李牧隱穡黃花詩〉 黃花深得主人情,晋有陶潛楚屈平。朝採東籬暮澤畔,歲寒心事兩分明。         注:李牧隱原詩題,《牧隱詩藁》作〈對菊有感〉。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목은 이색의 '국화꽃' 시에 운을 따라 화답합니다" 노란 국화꽃이 아껴주는 사람의      깊은 마음을 얻었습니다진나라에는 도연명이      초나라에는 굴원이 있었지요아침에는 동쪽 울타리에서 꺾고      저녁에는 물가를 걸으시지요세월이 싸늘하니 그대의 마음도 걱정도      모두 명쾌합니다(반빈 역) Hō Ki (14th century) "Echoing 'Chrysanthemum Poem' by Mok-ūn Yi Saek (1328-1396)" Yellow chrysanthemums enjoy the earnest..

허기,"고향 장산에서 뜻을 내보입니다 章山見志"

許麒(號湖隱,14世紀) 〈章山見志〉 退野思王蠋,登山愧伯夷。澤蘭愁楚色,墟麥愴殷詞。                注:章山為詩人家鄉,今韓國慶尚南道固城郡馬岩面章山里。王蠋,戰國時齊國退隱大夫。燕攻破臨淄,齊愍王逃奔莒州。燕禮請王蠋,王蠋拒絕,遂自盡。末句〈殷詞〉指〈麥秀歌〉,相傳箕子目睹殷朝宮室毀壞,長野麥,有感而作。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고향 장산에서 뜻을 내보입니다" 초야로 물러나 제나라 대부 왕촉을 생각하고산에 올라서면 수양산의 백이에게 부끄럽습니다물가의 난초를 보면 초나라 모습이 근심스럽고폐허에 무성한 보리를 보며 은나라 노래를 슬퍼합니다            주: 장산은 지금의 경상남도 고성군 마암면 장산리로 시인의 고향입니다. 허씨의 고가가 있고, 시인이 조성했다는 숲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이 작품은 네 행..

허기,"공북루에서 임금과 신하가 함께 기뻐합니다 拱北樓君臣相悅"

許麒(號湖隱,14世紀) 〈拱北樓君臣相悅〉 觀風知偃草,憂國誡苞桑。會有河清日,君臣共一堂。        注:韓國稱作拱北樓之樓閣在數處。此詩題所指為清州拱北樓,已消失,其正確位置不得確知。現傳最早記錄是恭愍王11年(1361)事。避紅巾之亂,王蒙塵至安東,歸首都開京路上停留於清州五月餘,因推斷此詩作於清州拱北樓。首句用《論語·顏淵》:「君子之德風,小人之德草,草上之風,必偃。」二句用《周易》否卦九五:「大人吉,其亡其亡,繫於苞桑。」大人當耿耿思危,使國鞏固,即吉。 허기 (호는 호은, 14세기) "공북루에서 임금과 신하가 함께 기뻐합니다" 바람을 보면 풀이 눕는 것을 아시고나라 걱정을 뽕나무 뿌리에서 깨우치셨지요강물이 맑아지고 임금과 신하가함께 모일 날이 있을 것입니다            주: 우리나라에 공북루라고 불리는 누각은 몇 군데 있습니다...

반빈,"왕창령 (698-756?)을 대신해 동성에게 묻습니다 代龍標問東晟"

半賓 〈代龍標問東晟〉 憂傷不報裝無事,請問親朋能熟睡。聽到冰心在玉壺,方才眼眶盈盈淚。(甲辰小寒後二日) 반빈 "왕창령 (698-756?)을 대신해 동성에게 묻습니다" 근심스럽고 아픈 일은 이야기하지 않고      아무 일도 없는 척했으면,묻겠습니다, 식구들과 친구들이      깊이 잠들 수 있었을까요?얼음장 같은 마음이      옥 꽃병 속에 있다는 말을 들어야비로소 눈언저리가      눈물로 그렁그렁해집니까?(갑진년 소한 이틀 후) H. Rhew "Asking Dongsheng on Behalf of Wang Changling (698-757?)" If I did not report anything worrisome or painful,        And pretended that I was fine,All..

시선(詩選) 2025.02.12

최동호 "제왕나비" (중국어 영어 번역)

崔東鎬(1948- ) 〈帝王蝶〉 波浪上伸展著虎紋翅膀握住著大地的蝴蝶在飛大洋那邊那遙遠的山丘上群群小野花開了謝謝了又開在等待要扒開風雨來訪的蝴蝶雲彩後面的月亮照看掛在樹葉暫睡將從繭子復活的靈魂(半賓譯) Ch'oe Dong-ho (1948- ) "Monarch Butterfly" Over the waves, spreading tiger-patterned wings,Flies a butterflyClasping the earth.On remote hillocks on the other side of the big ocean,Tiny wildflowers in clusters,Blooming andWithering again and again,Wait for the butterfly to come, wading through..

오장, 박민,"쌍계골짜기에서 서로 화답합니다 雙溪唱酬"

〈雙溪唱酬〉 吳長(字翼承,號思湖,1565-1617) 名區多故人。此遊誠奇絶。團團一片心。共指中天月。  朴敏(字行遠,號凌虛,1566-1630) 千古孤雲仙。一去消息絶。我亦象外客。淸溪弄明月。 "쌍계골짜기에서 서로 화답합니다" 오장 (자는 익승, 호는 사호,  1565-1617) 아름다운 곳에 옛 친구들 많이 모여이렇게 함께 즐기니 참으로 대단합니다둥글게 둥글게 마음을 하나로 모아함께 하늘 한 가운데 뜬 달을 가리킵니다(반빈 역) 박민 (자는 행원, 호는 능허, 1566-1630) 천고의 신선 고운 최치원한번 가고 나니 소식이 끊어졌습니다나 또한 현상계 밖의 손님맑은 시내가 밝은 달을 유쾌하게 즐깁니다(반빈 역) "Echoing Each Other in Double Brook Valley" O Chang (1565..

박일환 "노을을 바라보는 법" (중국어 영어 번역)

朴一煥(1961- ) 〈矚望彩霞的方法〉 西邊天上燒起來的彩霞時而轉移到東邊來點燃了我的胸膛 雖說矚望是我的份兒,而不是你的我往往牢騷滿腹,說你不肯看我彩霞消失,西邊天空沈潛在黑暗中時我也會啜泣著說,你離棄了我 想要抱起彩霞往西跑去西邊只顧往後退,就退我跑去的那麼多少年長大作成人的日子裏有關愛情所需之距離,該懂的都懂了可是那是否要稱作成長我到如今還不明白 我時常想要背棄它嘴裏嘟嘟囔囔說我明兒就會背棄你彩霞還是每晚染上西邊天空 就算我背棄它還會有人像我那個姿勢拉去西邊彩霞把自己的胸膛燒起來愛不是只有我一個人的吹過的風偶爾也會如此跟我說(半賓譯) Pak Il-hwan (1961- ) "Ways to Look at the Evening Glow" The evening glow burning on the sky in the westOften came over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