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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서 박씨, "마음을 풀어 씁니다"

竹西朴氏 述懷 事事勞勞愧白鷗,浮雲不管古今愁。 三更風雨空驚夢,千里江山獨倚樓。 醉就新詩回蠟炷,寒添舊病下簾鉤。 尺書盡付離愁去,萬疊烟波在筆頭。 죽서 박씨 "마음을 풀어 씁니다" 하는 일마다 애를 쓰지만 흰 갈매기를 보면 부끄럽습니다 떠도는 구름은 옛 시름 지금 시름에 모두 무심합니다 오밤중 바람과 비 공연히 꿈 깨게 하고; 천리 강과 산에서 홀로 누대에 기댑니다 취하면 새 시를 쫓으려 촛불을 밝히고; 쌀쌀하면 오랜 병이 도져 발을 내립니다 짧은 편지에 헤어진 슬픔을 모두 담으려 하니 만 겹 안개와 파도 붓 앞을 가립니다 (반빈 역) Bak Jukseo "Writing the Heart" I toil on everything I do But feel ashamed before the white sea gulls...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다섯 번째 화답합니다"

竹西朴氏 五疊(和雲臯) 切切凄蟲共訴愁,閒情豈獨我悲秋。 無人解識心中事,却對書燈不下樓。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다섯 번째 화답합니다" 호르르르 처량한 풀벌레 소리 근심을 함께 나누자 합니다 어찌 한가로운 마음에 나 홀로 외롭다고 할까요 내 마음 속에 담은 일 알아줄 사람 없어 책 읽는 등불을 지키고 앉아 누대를 내려오지 않습니다 (반빈 역) Bak Jukseo "Reverently Echoing Un'go the Fifth Time" The bleak buzzing of insects Recounts their worries to share. How can, in my indolent feeling, I say I alone am saddened by autumn? There's no one to fat..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네 번째 화답합니다"

竹西朴氏 四疊(和雲臯) 落日寒砧動遠愁,數行鴻鴈又殘秋。 蕭蕭楓葉簾初下,却怕西風故掩樓。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네 번째 화답합니다" 지는 해와 차디찬 다듬잇돌 소리 멀리까지 이르는 근심을 흔들어대고 몇 줄 기러기에 가을이 또 스러져 갑니다 소슬하게 단풍잎 주렴 아래로 처음 떨어지지만 하늬바람 두려워 누각 문을 닫아 겁니다 (반빈 역) Bak Jukseo "Reverently Echoing Un'go the Fourth Time" The setting sun and cold sound of fulling stone Push my worries that reach afar. With a few rows of geese, Autumn comes to an end again. Maple leaves in sou..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세 번째 화답합니다"

竹西朴氏 三疊(和雲臯) 百年人在百年愁,從古難堪最是秋。 西風偏入梧桐樹,葉葉關情墜下樓。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세 번째 화답합니다" 백 년을 사는 사람은 백 년의 근심 속에 있지만 예로부터 감당하기 가장 어려운 건 역시 가을입니다 하늬바람은 유독 오동나무에만 부는지 이파리 이파리에 사랑 이야기를 담고 누각 아래로 떨어집니다 (반빈 역) Bak Jukseo "Reverently Echoing Un'go the Third Time" Those who live a hundred years Are in a hundred years of worries, But among those hard to bear Autumns are the hardest. Perhaps the westerly wind Blow only ..

“秋去也, 가을이 갑니다”

半賓 秋去也 柿樹葉殘氣抑揚, 白霜冰冷碧天長。 悲臨遠路心難靜, 事至身邊意愈忙。 風磬隔牕聲瑟瑟, 秋情裸地視茫茫。 東山月出潔光流, 仍缺友朋互侑觴。 반빈 "가을이 갑니다" 감나무 이파리 스러졌지만 바람은 여전히 위로 아래로 불고 멀리 푸른 하늘 아래 흰 서리 얼어 붙었습니다 애처로움이 기나긴 길 마주해 마음을 다스리기 어렵고; 일이 몸 앞에 닥치니 생각이 더욱 바빠집니다 창문 밖 풍경 그 소리 쓸쓸하고; 벌거벗은 땅 가을 정취 볼수록 아득합니다 동쪽 산에서 달이 떠 맑은 빛으로 흐르지만 여전히 서로 술잔을 권할 친구 자리가 비었습니다

시선(詩選) 2021.11.28

"무감 강공영진학장님 팔십 세 생신에"

半賓柳亨奎 无感姜公榮振院長八十大壽 杖朝耄老信虛名, 山徑崎嶇行又行。 海岸能懮路慢慢, 峻峰不懼勢崢嶸。 求知交友容時地, 施助舉人忘重輕。 慶壽誠為我輩計, 如松如柏願長青。 반빈 유형규 "무감 강공영진학장님 팔십 세 생신에" 지팡이 짚고 임금 앞에 서도 좋다는 나이, 참으로 텅 빈 말입니다. 산길이 구불구불 험해도 걷고 또 걸으시지요. 바닷가 길 멀고 멀다고 걱정할 수 있나요? 높은 봉우리 모습이 험하다고 두려워하지 않으십니다. 지식을 구하고 친구를 사귀시는 데 시간과 장소를 모두 아우르시고 도움을 주고 사람을 들어 올리시는 데 무겁고 가벼움을 잊으십니다. 생신 축하는 참으로 저희들을 위해서 입니다. 소나무처럼 측백나무처럼 오래오래 푸르시기를 빕니다.

시선(詩選) 2021.11.27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다시 화답합니다"

竹西朴氏 再疊(和雲臯) 雲臯盛稱詩女洛仙,故及之。 易知難見暗生愁,一代詩名已幾秋。 洛下仙人猶未至,從今相待望高樓。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다시 화답합니다" - 운고는 여시인으로 낙수의 신선이라는 이름이 자자합니다. 그래서 언급합니다. 알기는 쉽지만 만나기는 어려워 은근히 조바심합니다 한 시대의 시인이라는 이름 벌써 몇 해입니까 낙수로 내려온 신선 아직 이르지 않으니 지금부터는 기다리려고 높은 누각에서 내다 봅니다. (반빈 역) Bak Jukseo "Reverently Echoing Un'go Again" - Un’go is well-known as the fairy of the Nak River. That is why the title is mentioned. Easy to know about, but h..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화답합니다"

竹西朴氏 奉和雲臯 自是詩人半是愁,詩愁強半是清秋。 詩人何處論當世,今日空驚趙倚樓。 (末句〈趙倚樓〉指趙嘏,唐大和、大中年間人。其〈長安晚秋〉中「殘星數點雁橫塞,長笛一聲人倚樓。」為時人所賞,因而杜牧稱之為趙倚樓。) 죽서 박씨 "운고에게 삼가 화답합니다" 시인을 자처하면 절반은 근심이고 시의 근심거리는 절반도 더 맑은 가을입니다 어디에서 시인이 세상일을 논의합니까 오늘 속절없이 망루에 기댄 조시인에게 놀랍니다 역주: 마지막 구절의 "망루에 기댄 조시인(조의루)"은 당나라 시인 조하(趙嘏)를 지칭합니다. 9세기 전반의 시인으로 그가 지은 "장안의 늦 가을(長安晚秋)"이란 시의 "남은 별 몇 개 기러기와 함께 변경에 걸렸고, 긴 피리 소리 한 곡조가 나를 망루에 기대게 합니다(殘星數點雁橫塞,長笛一聲人倚樓)"라는 구절이 당시 ..

"내면의 갈등과 시인의 목소리: 굴원(屈原)과 어부(漁父)"

반빈(半賓)의 "시와 함께 맞이하는 주말" (14) "내면의 갈등과 시인의 목소리: 굴원(屈原)과 어부(漁父)" 내 연구실 한쪽 벽에는 왕농(王農, 1926-2013)이라는 화가의 작품이 한 폭 걸려 있습니다. 20세기 전반의 저명한 화가 서비홍(徐悲鴻, 1895-1953)의 제자로 스승처럼 역동적인 모습의 말을 잘 그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나도 사실 말을 그린 그의 작품을 소장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건 조금 너무 흔하지 않느냐는 느낌이 들어 중국민속신앙에서 신의 반열에 올라있는 종규(鍾馗)를 그린 작품을 골랐습니다. 악귀를 쫓아내는 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작품을 부적으로 생각해 걸어둔 것은 아닙니다. 종규를 형상화한 그림 중에 어떤 것은 그를 술 취한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

죽서 박씨,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산을 보냅니다"

竹西朴氏 送麒山還鄉 可消魂處是城東,芳草隨人去去同。 日落短筇荒店外,月明孤棹大江中。 千重別恨知無盡,一曲離歌慎莫終。 只有海棠應見待,歸遲却恐雨兼風。 (敬修堂本末句兩字,據文意改為雨。) 죽서 박씨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산을 보냅니다" 내 넋을 잃게 하는 곳은 성의 동쪽 향기로운 풀이 사람을 따르는 건 어디를 가도 같습니다 해 지는 황량한 객사 밖에 짧은 지팡이 짚고 서고; 달 밝은 큰 강 한가운데 홀로 노를 젓지요 보내는 아픔 천 겹 다할 수 없을 걸 알고; 떠나는 노래 한 곡 끝내지 않으려 애를 씁니다 오직 해당화가 그대를 기다려 맞겠지만 늦게 돌아가는 길 바람에 비까지 겹칠까 두렵습니다 (반빈 역) Bak Jukseo "Seeing off Gisan, Who Is Returning Home" The pl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