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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서 박씨, "달밤에 쓰는 가슴에 품은 생각"

竹西朴氏 月夜書懷 清虛夜色靜無聽,雨過遙山洗更青。 不飲如何心自醉,欲眠還似夢初醒。 離懷慣折橋邊柳,世事渾隨水上萍。 竚立欄頭聞曉漏,伴人明月滿空庭。 죽서 박씨 "달밤에 쓰는 가슴에 품은 생각" 맑고 깨끗한 밤의 정경 고요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먼 산 지나는 비에 씻겨 더욱 푸릅니다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어떻게 마음이 저절로 취하는지요; 잠을 자고 싶은데 여전히 꿈에서 막 깬 듯합니다 이별의 한을 품고 살아서 습관처럼 다리 옆 버드나무 가지를 꺾고; 이 세상 모든 일 되는 대로 물 위의 부평초를 따라다닙니다 오래오래 난간 끝에 서서 새벽 물시계 소리를 듣는데 밝은 달이 나를 따라다니는 듯 빈 정원에 가득합니다 (반빈 역) Bak Jukseo "Thoughts in My Heart Written at a Moo..

죽서 박씨, "봄날 밤"

竹西朴氏 春宵 杜宇聲聲轉寂然,年年綠草怨芳年。 尋常雲吐窓前月,唐突風搖水底天。 掩卷輒忘緣病後,逢人即喜是愁邊。 塞鴻去盡春將晚,柳拂黃金一抹煙。 죽서 박씨 "봄날 밤" 소쩍새 울음소리 한 마디 한 마디 적막 속으로 스며들고 한 해 또 한 해 풀 푸르니 꽃다운 나이가 한스럽습니다 늘 구름 위로 떠오르는 건 창문 앞의 달 느닷없이 바람에 흔들리는 건 물 밑의 하늘 책을 덮으면 금세 잊게 되는 건 병치레 끝이기 때문이고 사람 만나면 바로 기쁜 건 근심의 언저리에 있어서 이지요 변방 기러기 다 날아갔으니 이제 봄이 저물 테지요 버드나무 황금 빛으로 밤안개 속에서 하늘거립니다 (반빈 역) Bak Jukseo "A Night in Spring" Cuckoo's song, toot after toot, Turns into q..

죽서 박씨, "하늘"

竹西朴氏 天 圓盖輕清西北傾,流行一氣四時成。 乾乾剛德無私覆,浩浩神功未易名。 日月包涵長有象,雷霆變化豈無聲。 通明殿上紅雲處,飛夢那能到玉京。 죽서 박씨 "하늘" 가볍고 맑은 둥근 덮개 서북쪽으로 기울어 있고 흘러 움직이는 기운이 네 계절을 이룹니다 굳건하고 강한 힘 사사롭게 번복하지 않았고 넓고 신묘한 공덕 쉽게 이름을 지을 수 없었습니다 해와 달을 감싸 안아 오래오래 모습을 나타내고 우레와 벼락이 변하고 바뀌니 어찌 소리가 없겠습니까 옥황상제의 통명전 위로 붉은 구름이 떠있는 곳 꿈속에 날아 오른다 해도 어찌 하늘의 궁전에 이를 수 있나요 (반빈 역) Bak Jukseo "The Heavens" The round-shaped lid, light and clear, Is tilted toward northwes..

죽서 박씨, "막내동생의 급제를 축하합니다"

竹西朴氏 奉季叔賀及第 柳色染衣今幾日,前宵龍夢五雲明。 鳳闕焚香占一世,蟾宮攀桂達平生。 崔嵬金榜榮新慶,寂寞高堂感舊情。 草木猶知天氣暖,賤心何限喜門亨。 죽서 박씨 "막내동생의 급제를 축하합니다" 버들 빛으로 물들인 관복을 입으신 오늘은 며칠입니까 어젯밤 용꿈에선 오색 상서로운 구름이 밝았습니다 봉황의 궐에서 향을 올려 한 세상을 점치고 두꺼비 궁에서 계수나무에 오르니 평생이 훤히 트였습니다 높디높은 급제명단방문에 오른 새 경사가 영예롭고 적막한 부모님의 집에서는 옛 정에 젖으시겠지요 풀도 나무도 하늘 따듯해진 것을 아는 듯한데 천한 마음이라 해도 어찌 즐거운 집 좋은 소식이 닿지 않겠습니까 주: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은 버드나무 수액으로 염색한 녹색 관복을 입었습니다. (반빈 역) Bak Jukseo "Congra..

죽서 박씨, "막내아우님께 드려 급제하심을 축하합니다"

竹西朴氏 奉呈賀季氏及第 千枝萬葉荊花樹,朝日曲江影更清。 鵬路摶飛四海動,龍門踴躍一家榮。 歡心應倍瞻依地,慶事還添孤露情。 願繼肅公同貴壽,螽斯詵詵歲俱亨。 注: 第一句:荊花樹,亦稱紫荊,指兄弟。梁朝吳均《續齊諧集》傳如下故事一則:田真兄弟三人析產,堂前有紫荊樹一株,議破為三,荊忽枯死。真謂諸弟:「樹本同株,聞將分破,所以憔悴,是人不如木也。」因悲不自勝,兄弟相感,不復分產,樹亦復榮。」 第二句用杜甫〈曲江〉:「朝回日日典春衣,每日江頭盡醉歸。」 第五、第八句各用《詩經》句。第五句用《小雅》〈小弁〉「靡瞻匪父、靡依匪母。」句。第八句用《國風 · 周南》〈螽斯〉「螽斯羽,詵詵兮,宜爾子孫,振振兮。」句。第七句之肅公不知為何許人。似乎是祖先中功名顯著者。 죽서 박씨 "막내아우님께 드려 급제하심을 축하합니다" 박태기나무 가지 천 개, 이파리 만 장 궁궐 일 마친 후 구비구..

죽서 박씨, "눈 앞의 일을 적습니다"

竹西朴氏 即事 紗牕寂寞柳絲絲,情緒相關細雨時。 詩就丁簾誰共和,酒深丙舍自為怡。 雲來雲去山容改,春到春歸物色移。 往跡茫茫渾未記,明朝有事更誰知。 죽서 박씨 "눈 앞의 일을 적습니다" 비단 창문 안에는 외로움 하늘하늘 버드나무 가지 기분에 따라 가는 비 내리는 지금 반쯤 말아 올린 발까지만 내 시가 다다르니 그 누가 화답을 하겠습니까 삼류 거처에서 술에 깊이 빠져 들며 스스로 그것을 즐거움으로 압니다 구름이 오다 가면서 산의 모습을 바꾸고 봄이 도착하다 떠나면서 만물의 색이 움직입니다. 지난 날의 흔적이 멀고 흐릿해 아무도 기억을 하지 못하니 내일 아침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누가 알겠습니까 (반빈 역) Bak Jukseo "Spontaneously Jotting" In the satin window is lone..

죽서 박씨, "한가히 지내며"

竹西朴氏 閒居 林間黃鳥囀清歌,樓外蒼嵐掛碧羅。 細雨未妨睡餘聽,殘春偏惜病中過。 酒因溫克難為斷,詩到精工不欲多。 日落高城飛鳥盡,青山猶自獨嵯峨。 죽서 박씨 "한가히 지내며" 수풀 속 꾀꼬리 맑은 노래를 부르고 누각 밖에는 산 안개가 파란 비단처럼 걸렸습니다 가는 빗줄기는 잠 깨면서 듣기에 거추장스럽지 않고 스러져가는 봄은 병중에 지나치기에 더욱 애틋합니다 술은 따듯한 마음으로 견디니 끊어 내기 어렵고 시는 정성으로 다듬어야 이룰 수 있으니 많이 지으려 하지 않습니다 해 떨어지면서 높은 성 위로 나는 새도 사라지니 푸른 산만 홀로 남아 우뚝 서 있는 듯합니다 (반빈 역) Bak Jukseo "Leisurely Living" Orioles in the woods Trill clear songs. Mountain mi..

죽서 박씨, "압운을 그대로 따라서"

竹西朴氏 次韻 鶯聲喚起病中心,獨掩柴門境轉深。 酒滴杯中芳草露,詩牽筆下綠楊陰。 如何未作雲邊鶴,可奈還為籠裏禽。 借問林間讀書士,百年聲價幾黃金。 (聲字重) 죽서 박씨 "압운을 그대로 따라서" 꾀꼬리 소리 병중인 나의 마음을 불러 깨워 홀로 사립문을 닫아거니 심경이 점점 무거워집니다 잔 속으로 따르는 술은 향긋한 풀에 맺힌 이슬 붓 끝에 끌려 나오는 시는 푸른 버드나무 그늘 구름 가장자리의 학이 되지 못하니 어찌 하고 새장 속의 새로 되돌아 오니 참을 수 있나요 수풀 속에서 책을 읽는 선비께 묻습니다 백 년을 그렇게 읽으시면 그 명성이 황금 몇 냥어치라도 될까요 (반빈 역) Bak Jukseo "Following a Rhyming Scheme" Oriole's songs wake up My heart in the ..

죽서 박씨, "우연히 짓습니다"

竹西朴氏 偶題 陌頭垂柳罨青山,半壁蒼然石丈顏。 薄酒香餘花落後,新詩情澁月明間。 從容臨水心俱凈,逈闊登樓意自閒。 春去猶應春又至,吾生一死竟誰還。 죽서 박씨 "우연히 짓습니다" 길 가 늘어진 버드나무 푸른 산을 에워싸고 하늘 반까지 솟은 창연한 바위 아저씨 얼굴 묽은 술 향기 꽃 떨어진 후에도 남았고 새로 지은 시의 느낌 달 밝았는데도 떨떠름합니다 차분히 물을 마주하니 마음이 모두 깨끗해지고 탁 트인 누각을 오르니 생각이 스스로 한가롭습니다 봄은 가더라도 분명 다시 돌아 오겠지만 내 이 삶 한 번 죽으면 누가 돌아올까요 (반빈 역) Bak Jukseo "Inscribing by Chance" Drooping willow trees by the road Screen the blue mountain. Standing ..

죽서 박씨, "마음 속 생각을 털어 놓습니다"

竹西朴氏 述懷 困人天氣晚春晴,睡起林窗夕照明。 雨外疎簾雙燕影,煙中細柳一鶯聲。 若教後世仍無跡,何患當今未有名。 萬斛官醪須盡醉,病懷還欲上高城。 죽서 박씨 "마음 속 생각을 털어 놓습니다" 사람을 피곤하게 하던 날씨가 늦봄이 되어서야 갰습니다 졸다 깨니 수풀 향한 창문으로 지는 해가 비칩니다 비 그친 후 성근 발 위에 제비 한 쌍의 그림자 안개 속 가는 버드나무 가지 사이 꾀꼬리 한 마리 소리 후세에 남길 흔적이 아직도 없다면 지금 알려진 이름이 없는 게 무슨 걱정일까요 관청 막걸리 만 말이 있으니 반드시 마음껏 취하겠어요 병이 된 그리움 때문에 또 높은 성벽을 오르고 싶겠지만 (반빈 역) Bak Jukseo "Stating Thoughts in My Heart" The weather that has been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