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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 잠자는 소리 가운데 눈이 쌓입니다"(外孫睡聲中積雪)

半賓 〈外孫睡聲中積雪〉 每時一醒似無休, 母乳溫情少別求。 窗外雪花飄下夜, 嬰兒回睡息聲攸。 반빈 "외손 잠자는 소리 가운데 눈이 쌓입니다" 두 시간에 한 번 깨는 걸 거르는 일이 없는 듯하지만 엄마의 젖과 따듯한 느낌 외에 달리 원하는 게 별로 없습니다 창밖에 눈꽃이 휘날리며 내리는 밤 갓난아이 다시 잠드니 숨소리가 평안합니다 H. Rhew "Snow Piles up on the Sound of Grandson's Sleeping" Once every two hours— There seems no skipping. Other than mother's milk and warm feelings He does not seek anything more, though. In the middle of the night..

시선(詩選) 2022.01.09

죽서 박씨, "병 앓고 나서"

竹西朴氏 病後 病餘已度杏花天,心似搖搖不繫船。 無事只應同草木,幽居不是學神仙。 篋中短句誰相和,鏡裏癯容却自憐。 二十三年何所業,半消針線半詩篇。 죽서 박씨 "병 앓고 나서" 병이 지나니 이미 지나가 버린 살구꽃 피는 계절 흔들흔들 흔들거리는 마음이 묶지 않은 배 같습니다 해야 할 일도 없어 그냥 풀 나무와 함께 있을 뿐이니; 조용히 산다고 해서 신선을 배우는 건 아닙니다 상자 속에 짧은 시를 모으지만 누구와 함께 화답을 합니까 거울 안의 깡마른 얼굴을 보며 스스로를 가엽게 생각합니다 이 십 삼 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돌이켜 보니 반은 바느질로 반은 시 쓰기로 써버렸네요 (반빈 역) Bak Jukseo "Recovering from Illness" Illness recedes, and I find that The ..

죽서 박씨, "당나라 사람들 시에서 집어 듭니다"

竹西朴氏 拈唐人詩 綠陰隨處可留人,自適還疑物外身。 啼鳥尋常遲白日,落花怊悵送青春。 風輕雲淡分詩境,几凈牕明絕世塵。 捲却緗簾仍坐久,滿園蝴蝶自相親。 죽서 박씨 "당나라 사람들 시에서 집어 듭니다" 가는 곳마다 푸른 그늘이 나를 붙들고 스스로 노니니 혹시 이 몸 물질세계 밖인 건 아닌지 묻게 됩니다 지저귀는 새는 길거나 짧거나 밝은 해를 붙잡고 떨어지는 꽃잎은 슬픈 듯 아픈 듯 파란 봄을 보냅니다 바람은 가볍고 구름은 엷어 시의 경지를 만들고 책상은 깨끗하고 창이 밝으니 세상 먼지가 끊겼습니다 짙은 노랑 비단 발 걷어 올리고 오래오래 그대로 앉아 있으니 뜰 가득 나비들 서로서로를 따라 다닙니다 (반빈 역) Bak Jukseo "Picking Up from Poems of Tang People" Green shade..

죽서 박씨, "가슴 속 생각을 씁니다"

竹西朴氏 書懷 何事流光不暫留,塞鴻一一度江樓。 候虫切切黃花月,落葉蕭蕭白露秋。 病劇還疑吞惡石,心虛况似泛孤舟。 惟餘殘燭應相伴,佳節那堪憶故州。 죽서 박씨 "가슴 속 생각을 씁니다" 무슨 일로 빛처럼 흐르며 잠시도 머무르지 않는 건가요 멀리 변방에서 온 기러기 하나 또 하나 강가 누각을 넘어 갑니다 철 풀벌레 찌르르찌르르 우는 노란 국화 피는 달 이파리 우수수우수수 떨어지는 흰 이슬 맺히는 가을 병이 심해져 혹시 잘못 달인 약을 먹었는지 의심하고 마음이 허전해 마치 외로운 배를 타고 흔들리는 듯합니다 남은 건 스러지는 촛불 뿐이니 꼭 함께 지내야 하겠지요 좋은 명절에 어찌 차마 홀로 고향을 기억하나요 (반빈 역) Bak Jukseo "Writing Thoughts in My Heart" Why does it fl..

죽서 박씨, "서편 관아에서 홀로 지내며"

竹西朴氏 西衙獨居 春盡已驚黃鳥稀,離懷空復掩荊扉。 日哦幾處題松樹,舞鶴何年過羽衣。 欲忘愁懷仍自醉,怕傷心事未言歸。 杏花西畔曾相別,對此那堪乳鷰飛。 (自注:日哦,亭名。舞鶴,山名。俱在衙後。) (懷字重。) 죽서 박씨 "서편 관아에서 홀로 지내며" 봄이 이미 스러졌는지 카나리아가 드물어져 놀랍니다 이별의 기억 하릴없이 돌아올 것 같아 사립문을 닫습니다 "매일 읊는" 정자 에서는 몇 군데 소나무에 시를 지어 적고; "춤추는 학" 산에서는 어느 해 깃털 옷 입고 신선이 될까요 가슴 속 근심을 잊고 싶어서 여전히 스스로 취하고; 마음에 맺힌 일 아플까 두려워 돌아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살구꽃 서쪽 물가에서 헤어졌는데; 어린 제비 또 날아오르는 걸 어찌 견디어 볼 수 있을까요 원주: "매일 읊는 곳 日哦"은 정자이고,..

"또 한 해를 보냅니다"

半賓 〈又送年〉 風聲騷發望鄉吟, 歲末常愁勢益沈。 塞外如何看歲月, 樽前更肯惜光陰。 棋盤無對不成局, 琴手有情寧解音。 獨酌三杯強造句, 今年詞拙翌年尋。 반빈 "또 한 해를 보냅니다" 바람소리가 소란스럽게 일깨운 고향 그리는 노래 세밑이면 늘 오는 시름이 이번엔 더욱 무겁습니다 변경의 밖에서 어떻게 세월 가는 것을 보겠습니까 술독 앞에서는 더욱 흐르는 시간이 아깝습니다 바둑판은 둘 사람이 없어 대국이 이루어지지 않고 가야금 뜯을 사람은 느낌이 있으니 소리를 깨치고 싶습니다 홀로 술 석 잔을 붓고 억지로 싯구를 만들어 봅니다 올해 찾은 말이 어리숙하면 새해에 다시 찾겠습니다

시선(詩選) 2021.12.27

죽서 박씨, "받들어 올립니다"

竹西朴氏 奉呈 海闊山高又客居,殊方文物眼前疎。 巧蛛垂織應無戲,靈鵲飛鳴似不虛。 一片隨人千里月,百端含意數行書。 短篇莫寫相思字,離別頻驚倦夢餘。 죽서 박씨 "받들어 올립니다" 바다는 넓고 산은 높은데 게다가 객지에 머물고 있습니다 낯선 땅 문물이 모두 눈에 생소합니다 교묘한 거미 줄 타고 집을 지으니 분명 그냥 놀려는 게 아니겠고; 영험한 까치 날며 짖으니 공허하게 그러는 건 아닌 듯합니다 한 조각 사람을 따르지만 천 리 비치는 달; 백 갈래 뜻을 품었지만 몇 줄 뿐인 글월 짧게 쓸 편지이니 그립다는 말은 쓰지 않겠습니다 헤어짐에 자주 놀라니 꿈에서 깨어나서도 노곤합니다 (반빈 역) Bak Jukseo "Reverently Presented" The ocean is vast, the mountains high, ..

"외손자 태어나기를 기다림"

半賓 〈候外孫子出生〉 三神何日下仙山, 致使我家共破顏。 大腹女兒祈禱裏, 悅心外祖索詩間。 群星璀璨傳天福, 銀漢舒徐護萬般。 父母親朋皆等待, 或逢峻嶺一同攀。 반빈 "외손자 태어나기를 기다림" 삼신할매는 언제나 신선의 산에서 내려와 우리 가족이 같이 웃게 해 주시려나 배불뚝이 딸이 드리는 기도 속에서 마음 기쁜 할배가 찾는 싯구 사이에서 많은 별들 찬란히 반짝이며 하늘의 복을 전하고 은하수 천천히 흐르며 만 가지로 보호해 주네 "엄마 아버지 가족 친구 모두 기다리고 있단다 혹시 험한 산고개를 만나면 함께 넘기 위해서" H. Rhew "Waiting for the Birth of a Grandson" When will the birth fairy Descend from the immortals' mountain T..

시선(詩選) 2021.12.23

죽서 박씨, "강가 고을에서 생각나는 대로"

竹西朴氏 江城卽事 鐘聲疑是漢陽城,欲忘還勞曉夢成。 北里每聽臨市織,南阡時看遇春耕。 吟詩從古通身瘦,有酒如今萬事輕。 可愛樓前雙柳在,綠陰初散晚風清。 죽서 박씨 "강가 고을에서 생각나는 대로" 저 종소리 설마 한양에서 들려 오는 건 아니겠지만 잊으려 했고 여전히 애를 쓰지만 새벽녘 꾸는 꿈이 되었습니다 북쪽 마을에선 언제나 저잣거리 베 짜는 소리를 들었고; 남쪽 밭고랑에선 때때로 봄철 농사일을 보았습니다 시를 읊는다는 게 옛날부터 몸 전체를 마르게 하는 일이지만; 술이 있으니 지금은 모든 일이 가뿐합니다 누각 앞에는 예쁜 한 쌍의 버드나무 녹음이 막 퍼져 나가니 저녁 바람이 맑습니다 (반빈 역) Bak Jukseo "An Impromptu Song at Riverville" That sound of the bell..

죽서 박씨, "새 가을의 노래"

竹西朴氏 新秋吟 數樹殘蟬際夕陽,始凉秋氣碧天長。 醉如遠別懷難定,事到追尋意更忙。 花不知名生小砌,禽無異語下空場。 看雲咫尺今宵月,願借清光抵故鄉。 죽서 박씨 "새 가을의 노래" 나무 몇 그루에 매미 소리 남은 해 질 무렵 이제는 서늘해진 가을 바람 멀리로 푸른 하늘 헤어져 먼 길 떠나듯 취해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렵고; 찾아 쫓아온 듯 닥쳐오니 마음이 더욱 바쁩니다 이름 모를 꽃 작은 섬돌 곁에 피었고; 별다른 말 없는 새 빈 뜰로 내려옵니다 구름을 보다 보니 바로 옆에 오늘 저녁의 달이 걸렸습니다 그 맑은 빛을 빌려 고향에 다다를 수 있기를… (반빈 역) Bak Jukseo "A Song of New Autumn" On a few trees remain the cries of cicada In the set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