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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따라가기 追蝶"

半賓 〈追蝶〉 相隨互逐影飄飄, 斷續婆娑躲定焦。 追趕斑斕輕脆舞, 籬垣橫越歎迢迢。 (癸卯晚秋) 반빈 "나비 따라가기" 서로 따르고 쫓으니 그림자가 팔랑팔랑 흔들립니다 너울너울 흔들림이 끊기고 또 이어지며 초점을 피해 다닙니다 사뿐사뿐 춤추는 알록달록한 색깔을 따르다 보면 울타리도 담장도 가로 넘어가버려 탄식이 아득히 퍼져갑니다 (계묘년 늦가을) H. Rhew "Chasing Butterflies" Following and chasing each other, The shadows flutter. Whirling and waving intermittently They dodge the focal plane. Pursuing dappled colors Dancing in deft motion, The lines ..

시선(詩選) 2023.11.04

김유근,"궁중 꿈에서 본 암자 禁夢菴"

金逌根 〈禁夢菴〉 禁夢菴在寧越府之西亂山中。端廟在宮中嘗夢遊一小菴,及醒歷歷可記,而但不知為何地。及駐寧越也,遊覽境內寺觀,至是庵入門見路逕門戶,恰符夢境,遂怳然大悟,曰:「予之至此,豈非前定耶。不然昔日之夢何為發於九重深嚴之地也。」愀然不樂者良久。遂命名禁夢云。 如何清禁夢,絕峽御風泠。 桑海方來劫,山川預見形。 地頭難再轉,天步怳曾經。 萬事應前定,當時已頓醒。 生如一夢夢如生, 生未安時夢未成。 多少人間過去客, 夢生俱是博浮名。 김유근 "궁중 꿈에서 본 암자 禁夢菴" 금몽암은 영월부 서쪽 어지럽게 들어선 산속에 있습니다. 단종이 궁에 있을 때 꿈 속에서 조그만 암자 하나를 노닐었는데, 깨어나서도 분명하게 기억할 수 있었지만 그게 어디인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후일 영월에 머무르게 되어 지역 내의 불교와 도교 사원을 유람했습니다. 이 암자에 ..

김유근,"금강정 錦江亭"

金逌根 〈錦江亭〉 錦江亭在府東數里,地迫臨江岸。端廟昇遐後,諸侍從者皆殉節,宮人輩亦於此地投江而死,後人遂名其地曰:落花巖。 東巡何日陟雲鄉, 九死甘心報聖王。 冤氣不隨流水盡, 貞魂長伴落花香。 行人到此猶抆涕, 故老相傳自斷腸。 江畔年年芳草路, 春山如黛月如霜。 김유근 "금강정" 금강정은 영월부의 동쪽 몇 리 거리에 있는데 지형이 강언덕을 바로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단종께서 승하하신 후, 모시던 시종들은 모두 죽음으로 절의를 지켰고, 궁녀들도 역시 이곳에서 강에 몸을 던져 죽었습니다. 그래서 훗날 사람들은 이 곳을 꽃이 떨어진 바위 봉우리, 낙화암이라고 이름하였습니다. 동쪽으로의 행차가 어느 날 구름의 고향 이 땅으로 올라오든지 아홉 번 죽더라도 달가운 마음으로 거룩하신 임금님께 보답합니다 원통한 기운은 흐르는 물을 따라..

김용택 "10월" (중국어 영어 번역)

金龍澤 〈十月〉 柔軟甜蜜 那親吻的觸覺我已經忘了 可是那股興奮 時時使我心懷動盪。 想念你。 那秋天在逝去。 記得那是十月, 我很幸福的。 (半賓譯) Kim Yong-t'aek "October" Tender and sweet, The tactile sensation of the kiss is forgotten, But the excitement now and then Makes my heart palpitate. Oh, I miss you. That autumn is retreating. It was October, I remember. I was very happy. (H. Rhew, tr.) 김용택 "10월" 부드럽고 달콤했던 입맞춤의 감촉은 잊었지만 그 설렘이 때로 저의 가슴을 요동치게 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김용택 "가을이 가는구나" (중국어 영어 번역)

金龍澤 〈秋天要逝去了〉 秋天要如此逝去了 一首美麗的詩也沒留 到江邊去等候的愛也沒有 像乾葉子上秋色般地 秋天真的要逝去了 稍微 再逝去 會下雪 依著遠山的 你那心裏 雪會下 山 將被素描出來 (半賓譯) Kim Yong-t'aek "Autumn is going away" Autumn is going away like this. Without a single beautiful poem, Without even a love to wait for by the river, Just like autumnal colors on a dry leaf, Autumn is really going away. Going away A bit more, Will come snow. In your heart, Leaning on a remote m..

단종,"임금이 지으신 소쩍새 노래 御製子規詩"

端宗(李弘暐,1441-1457) 〈御製子規詩〉 一自寃禽出帝宮, 孤身隻影碧山中。 假眠夜夜眠無假, 窮恨年年恨不窮。 聲斷曉岑殘月白, 血流春谷落花紅。 天聾尙未聞哀訴, 何奈愁人耳獨聰。 단종 "임금이 지으신 소쩍새 노래" 한 맺힌 억울한 새 한 마리 임금의 궁을 나와 외로운 몸 그림자 하나로 푸른 산 속을 헤맨다 잠 아닌 잠이 밤마다 이어지니 잠에는 의지할 수 없고 끝까지 가는 한스러움 해를 거듭하니 그 한스러움에는 끝이 없다 소쩍새 소리도 끊긴 새벽 산 봉우리에 흰 달빛만 남았고 피 흐르는 듯한 봄 계곡으로 붉은 꽃잎이 떨어진다 하늘이 귀를 먹은 것인지 아직 애통한 호소를 듣지 않고 수심 가득한 이 사람 귀만 밝으니 그걸 어쩌겠는가 (반빈 역) King Dan-jong (1441-1457) "A Cuckoo Po..

김유근,"청령포 清泠浦"

金逌根 〈清泠浦〉 清泠浦在府西十里地,江水廽抱,中有小嶼,方正可居。端廟自京移蹕寧越也,初駐于此。嘗手植二檜于所御庭前。其一今尚在,幢幢如翠盖焉。 何年帝子下中洲, 目斷西天渺渺愁。 隔水送瓢知有意, 臨流捐珮竟誰留。 山哀浦思情何極, 日落雲停恨未休。 老樹猶如瞻翠盖, 風霜耐閱幾春秋。 (何字重,五句出律) 김유근 "청령포" 청령포는 영월부의 서쪽 십 리 거리에 있습니다. 강물이 구비구비 흐르며 감싸 안은 가운데 조그만 섬이 있어 사람이 살 수 있습니다. 단종이 한양에서 옮겨와 영월에 행차하셨을 때 처음에 이곳에 머무르셨습니다. 거처의 앞에 손수 전나무 두 그루를 심으셨는데 그 중 한 그루는 아직 남아서 하늘하늘 흔들리는 푸른 덮개 같습니다. 하늘 임금의 아드님은 언제 이 신선의 섬으로 내려오셨는지 서쪽 하늘이 눈길에서 끊어져 수..

"문학은 늘 그대로인 것을 뒤집습니다 文學反常"

半賓 〈文學反常〉 寫作題材無別擇, 傳奇誌異早成癖。 人情喜讀脱平凡, 恠特如常能拂逆。 (癸卯秋) 반빈 "문학은 늘 그대로인 것을 뒤집습니다" 글쓰기의 주제와 소재는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상하고 다른 것을 기록하고 전하는 건 벌써 오래 전부터 인이 박혔습니다 평범함을 벗어나는 걸 좋아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 괴이하고 특별한 것이 보통이 되었으니 어찌 그걸 거스를 수 있겠습니까 (계묘년 가을) H. Rhew "Literature Reverses What Remains Constant" There are no other choices Of themes and subject matters for writing. Relaying the uncanny and recording the different Have ..

시선(詩選) 2023.10.28

김유근,"영월로 가는 길에 장릉을 바라보며 갖는 느낌을 삼가 적습니다"

金逌根 〈寧越途中望莊陵感懷恭賦〉 木葉江波思正紛, 空山無處望夫君。 何年白馬歸東嶺, 此日蒼梧有暮雲。 徃事無寧隨滾滾, 今人不敢信云云。 灘聲猶帶當時恨, 幽咽郍堪永夜聞。 注:莊陵,位於寧越,為朝鮮第六代國王端宗之墓。三句〈白馬〉是魏文帝曹丕之異母弟白馬王曹彪。因曹丕猜忌,曹植與曹彪未能同路東歸。參見,曹植〈贈白馬王彪〉。四句〈蒼梧〉為相傳虞舜所葬之地。 김유근 "영월로 가는 길에 장릉을 바라보며 갖는 느낌을 삼가 적습니다" 강 물결 나뭇잎에 실로 생각이 혼란스러운데 텅 빈 산 어디에도 님을 그리며 바라볼 곳이 없습니다 어느 해인지는 흰 말이 동쪽 산고개로 돌아올까요 지금 이날 푸른 오동나무 숲에는 저녁 구름이 자욱합니다 지난 일은 차라리 흐르는 대로 맡기는 게 좋다지만 오늘날의 사람들은 감히 그런 말을 믿지 못합니다 여울소리가 마치..

김유근,"두견새에게 절하는 정자 拜鵑亭"

金逌根 〈拜鵑亭〉 蜀魄東風血染紅, 梨花月白暮山空。 傷心流水人間事, 芳草年年綠未窮。 注:拜鵑亭,位於莊陵之南。其名用杜甫〈杜鵑〉詩。 김유근 "두견새에게 절하는 정자 拜鵑亭" 봄 바람 속 촉나라 혼백이 핏빛으로 붉게 물들고 흰 달빛 아래 배꽃으로 저녁 녘 산이 텅 비었습니다 상처받은 마음이 물처럼 흐르는 것이 사람 사이의 일인데 향긋한 풀은 한 해 또 한 해 끝없이 푸르러 갑니다 주: 배견정拜鵑亭은 단종이 묻힌 장릉莊陵의 남쪽에 있습니다. 그 정자의 이름은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 "두견杜鵑"에 근거합니다. 첫 구절의 촉혼蜀魄, 즉 "촉나라의 혼백"은 소쩍새의 다른 이름입니다. 소쩍새를 이르는 이름은 뻐꾸기布穀鳥, 두견새杜鵑鳥, 두우杜宇, 촉혼蜀魄, 자규子規 등 여럿이 있습니다. (반빈 역) Kim Yu-gū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