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241

"감잎으로 차를 대신합니다"

半賓 柿葉代茶 三年怪疫當多缺, 飲盡茗茶仍未決。 柿葉採來燙一時, 可追別味徐徐啜。 (壬寅小暑前二日) 반빈 "감잎으로 차를 대신합니다" 삼 년을 계속하는 괴상한 역병에 당연히 부족한 게 많지요 차가 모두 떨어진 건 아직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감 잎을 따 와 한 동안 끓여 색다른 맛을 찾는 듯 천천히 홀짝입니다 (임인년 소서 이틀 전) H. Rhew "Substituting Persimmon Leaves for Tea" In a demonic epidemic for three years There cannot but be many deficiencies. The shortage of tea Is one that has yet to be resolved. I pick persimmon leaves, Boil t..

시선(詩選) 2022.07.19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다 틀렸습니다"

지명을 둘 사용해 시를 지으라는 중국고전시 동인들의 과제를 이렇게 제출했습니다. 成七絕,請嵌二處以上地名,古稱、雅稱、時稱皆可用,但不得用以地名指人名者。 半賓 俄烏兩非 烏克蘭天爆彈飛, 俄羅斯卻笑微微。 毀誹一側全無準, 舉世何能不兩非。 칠언절구를 짓되 지명을 둘 이상 사용하십시오. 옛날의 이름이나, 고상한 별칭이나, 지금 쓰이는 이름이나 좋습니다. 단, 지명이 실제로는 사람의 이름을 가리키는 경우는 제외합니다. 반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다 틀렸습니다" 우크라이나 하늘에 폭탄이 날아다니는데 러시아는 오히려 슬쩍 웃고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을 헐뜯고 비방하는 건 전혀 기준이 없습니다 온 세상이 어떻게 둘 다 틀렸다 하지 않을 수 있나요 Compose a hepta-syllabic quatrain, using at..

시선(詩選) 2022.07.15

"하늘 내려다 보기"

半賓 〈俯觀天〉 孰曰觀天必舉頭, 悠遊漫步問一鷗。 穹蒼沉至平沙上, 垂首靜聽視可收。 (壬寅小暑後二日) 반빈 "하늘 내려다 보기" 누가, 하늘을 보려면 머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나요 유유히 자유롭게 걷는 갈매기 하나가 묻습니다 푸른 창공이 평평한 모래 위로 내려앉았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들으니 시선은 거두어 들여도 되겠습니다 (임인년 소서 이틀 후) H. Rhew "Looking down at the Sky" Who said, for looking at the sky One must raise the head? Walking leisurely and freely, A seagull asks. The firmament has fallen To the level sand. Having drooped the..

시선(詩選) 2022.07.10

"조용히 왕유(王維)를 부릅니다"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 699-761)의 작품 "終南別業"의 잘 알려진 싯구 "앉아서 구름이 이는 때를 본다(坐看雲起時)"의 첫 네 글자를 오언절구 네 귀의 같은 위치에 넣어 시를 지으라는 동인들의 과제에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각 구절의 둘째 글자 위치에 그 네 글자를 사용했습니다. 成五絕一首,每句同一位置順序嵌入〈坐、看、雲、起〉四字。 半賓 靜呼王維 靜坐對團疑, 連看接百思。 浮雲無定處, 易起惑心時。 "오언절구를 한 수 짓되 네 구절의 같은 자리에 왕유(王維,699-761)의 싯구에서 온 坐, 看, 雲,起 네 글자를 사용하세요." 반빈 "조용히 왕유를 부릅니다" 조용히 앉아서 의심의 덩어리를 마주하니 보면 볼수록 백 가지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구름이 정해진 곳 없이 떠도는 미혹된 마음이 쉽게 일어나는 때..

시선(詩選) 2022.06.30

“하지” 두 수

며칠 전 하지를 지내면서 중국 전통시 동인들의 활동에 참여해 과제에 따라 오언절구 두 수를 지었습니다. 成五絕二首,以夏至為題,不限韻。 半賓 〈夏至〉二首 土豆刨來炙, 無游豫孰怕。 日長祭地神, 免疫能消夏。 (《晏子春秋》:春省耕而補不足者謂之游,秋省實而助不給者謂之豫。) 歲星同位置, 氣象今頗易。 暑熱已三旬, 緣何遲謂至。 하지를 제목으로 오언절구 두 수를 지으십시오. 각운은 따로 제한하지 않습니다. 반빈 “하지” 두 수 1. 감자를 캐 와 구우십시다 나라에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누가 두려워합니까 날이 길어졌으니 땅의 신에게 제사 지내시지요 역병을 면하고 여름을 잘 보낼 수 있을 겁니다 2. 목성의 위치는 같다고 해도 날씨는 이제 무척 달라졌습니다 여름더위 벌써 한 달인데 무슨 연유로 지금에야 “깊었다고”고 하나요 (..

시선(詩選) 2022.06.26

"꽃에 관한 네 가지 일"

중국 전통시 동인들이 낸 과제에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命題:四首五絕,各以喜、怒、哀、樂收尾。 半賓 〈花事四則〉 尋覓 南鄰無負倚,獨步閒尋美。 或淺或深紅,詩成心愈喜。 (用杜詩獨步江畔尋花。) 嫉妒 灼耀桃花樹,無由見嫉妒。 酷憐蝶鳥來,我目同嗔怒。 (用妒花女事。) 攝影 花無十日開,攝影備臨摧。 黛玉為詩葬,吾依象節哀。 (用黛玉葬花事,與之比攝影花草。) 等待 花期屈指約,等待先承諾。 再發更紅花,誰來同作樂。 (用醉翁浪淘沙意。) 과제: 오언절구 네 수를 짓되 매 수의 마지막 글자로 각각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을 쓰십시오. 반빈 "꽃에 관한 네 가지 일" 1. "찾기" 남쪽 이웃이 없어 의지하지 못하고 한가로이 홀로 걸으며 아름다움을 찾습니다 어떤 것은 옅고 어떤 것은 짙은 붉은 색입니다 시를 써냈기에 더욱 ..

시선(詩選) 2022.06.22

“임인년 하지 전에 아이들 손자손녀들과 … 휴가를 지냅니다”

半賓 壬寅夏至前與兒孫度假於鱈魚角詩客夔海邊 推延二歲念無窮, 聚集全家美國東。 爺奶兒孫歡問好, 沙城海浪襲來沖。 凡常飯菜如珍味, 不必金漿亦臉紅。 已計何時能約後, 自今屈指待霓虹。 반빈 “임인년 하지 전에 아이들 손자손녀들과 케이프카드 스케이키트 해변에서 휴가를 지냅니다” 두 해를 미루는 동안 그리움 끝이 없었는데 미국 동쪽에 드디어 가족이 모두 모였습니다 할배할미 안녕하신가 아이들, 손자손녀들이 기쁘게 묻고 모래성은 밀려오는 바다물결이 씻어 갑니다 늘 먹는 밥과 반찬이지만 산해진미와 같고 값비싼 술이 아니어도 얼굴이 발그렇게 됩니다 다음 모일 약속은 언제쯤인지 벌써 헤아리기에 지금부터 손꼽아 무지개 다시 뜰 날을 기다리자 합니다 H. Rhew “A Vacation with Children and Their Chi..

시선(詩選) 2022.06.19

임인년 가족휴가

螃蟹橫行能脫網, 渾身回海嗔頑童。 … 壬寅夏至前數日於鱈魚角詩客夔海邊 옆으로 걷는 게가 포위망을 뚫고 혼신의 힘으로 바다로 돌아가 개구장이 아이들에게 눈을 부릅뜹니다. … 임인년 하지 며칠 전 케이프카드 스케이키트 해변에서 A crab walking sideways Manages to escape a siege. Reaching the sea by the power of the whole body, He sends an angry stare to the mischievous kids. … a few days before summer solstice in 2022 at Skaket Beach, Cape Cod

시선(詩選) 2022.06.17

"작약이 피었습니다"

半賓 〈芍藥開了〉 移植小苗僅月餘, 已開數朵憶當初。 從今後院時時至, 審問有無希問余。 (壬寅芒種前一日) 반빈 "작약이 피었습니다" 작은 묘목을 옮겨 심은 게 고작 한 달 남짓인데 벌써 몇 송이가 피어 처음 그 때를 기억합니다 지금부터는 시도 때도 없이 뒤뜰로 가겠습니다 내게 묻고 싶은 게 없는지 자세히 물어 보아야겠어요 (임인년 망종 하루 전) H. Rhew "Peonies Are in Bloom" It's been only about a month or so Since a young seedling was transplanted. Several flowers have already bloomed, And remember that time in the beginning. From now on, I will ..

시선(詩選) 2022.06.05

"오랜 친구를 그리워합니다"

半賓 〈懷老友〉 懷人成癖幾多時, 隔海舉觴總自欺。 君履山川遊島嶼, 我臨書冊使陳詞。 那邊聚會嘻嘻笑, 這間孤行細細思。 期冀八旬能續飲, 輪沽綠酒十來篩。 (壬寅小滿前三日) 반빈 "오랜 친구를 그리워합니다" 사람 그리운 게 고질적 습관이 된 건 언제부터 인가요 바다 건너에서 그쪽 향해 잔을 들어도 결국 스스로를 속이는 겁니다 그대가 산과 강을 걷고 크고 작은 섬을 거닐 동안; 나는 서책을 마주하고 케케묵은 말을 씁니다 거기서는 함께 모여 싱글벙글 웃지만 여기서는 혼자 걸으며 곰곰이 생각합니다 팔순이 지나도 계속 마실 수 있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번갈아 가서 좋은 술을 한 열 병 받아 와야 되겠지요 (임인년 소만 사흘 전에) H. Rhew "Thinking of an Old Friend" From how long a..

시선(詩選) 2022.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