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377

백광훈,"보림사 寶林寺"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寶林寺〉 古殿生雲壁,晴山鳥下空。閑眠午齋後,一枕水聲中。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보림사" 오래된 전각 구름 피어 오르는 벽맑아진 산으로 하늘에서 내려오는 새점심 공양 후 한가한 낮잠물소리 가운데 베개 하나(반빈 역) Paek Kwang-hun (1537-1582) "Treasure Wood (Po-rim) Temple" Walls of an old temple hall from where clouds rise.A bird descending from sky to clear mountains.An idle nap after lunch.A pillow in the middle of the sound of water.(H. Rhew, tr.)

백광훈,"보림사 寶林寺"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寶林寺〉 山行不知路,暝色千林裏。彷彿疏鐘聲,雲深何處寺。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보림사" 산을 지나는데 길을 모르겠고깊은 수풀 속은 어둑어둑합니다희미하게 종소리가 들리는 듯한데깊은 구름 어디쯤이 절일까요(반빈 역) Paek Kwang-hun (1537-1582) "Treasure Wood (Po-rim) Temple" As I pass through the mountain, without knowing Which way to go, the thick forest is dark and dim.I seem to hear vaguely the bells ringing—Where in the thick cloud is the temple?(..

이도자,"봉산에서 황여일 사군과 작별합니다 蓬山別黃使君汝一"

李道孜(字至之,號復齋,1559-1642) 〈蓬山別黃使君汝一〉 落日三杯酒,離筵晚笛聲。請量東海水,不及去留情。             注:黃如一(字會元,號霞潭、海月、晚歸,1556-1622) 이도자 (자는 지지, 호는 복재, 1559-1642) "봉산에서 황여일 사군과 작별합니다" 해질 녘 석 잔 술을 나누고연회자리를 떠나는데 저녁 젓대소리동해물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해 보라고 합니다떠나는 마음과 붙드는 마음에 미치지 못할 겁니다          주: 황여일 (자는 회원, 호는 하담, 해월, 만귀, 1556-1622)(반빈 역) Yi To-ja (1559-1642) "Bidding Farewell to Commissioner Hwang Yō-il at Pong-san Mountain" After drinking t..

백광훈,"가을밤 공부방에서 읊습니다 秋齋夜吟"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秋齋夜吟〉 獨起小齋空,月明霜氣中。幽禽棲不定,秋樹政多風。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가을밤 공부방에서 읊습니다" 홀로 잠을 깨니 텅 빈 작은 공부방에밝은 달빛과 서리 기운만 가득합니다나지막이 지저귀는 새들이 둥지에 들지 못하는 건가을 나무에 바람이 사나운 탓이겠지요(반빈 역) Paek Kwang-hun (1537-1582) "Chanting in the Study at an Autumn Night" I wake up alone in a small study, empty,Filled only with moonlight and frosty air.Birds warbling quietly cannot settle down on their n..

백광훈,"병치레 후에 病後"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病後〉 秋山人臥病,落葉覆行逕。忽憶西庵僧,遙聞日暮磬。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병치레 후에" 가을 산에 병들어 누운 동안낙엽이 오가는 조그만 길을 덮었습니다문득 서쪽 암자의 스님을 기억하는데멀리서 해질녘 풍경소리가 들려옵니다 Paek Kwang-hun (1537-1582) "After Having Been Ill" During the time I lay ill in the autumn mountain,Fallen leaves have piled up on the narrow paths.I suddenly think of the monk in the west hermitage,And hear a distant wind chime in ..

백광훈,"동쪽 울타리 아래서 국화를 꺾습니다 採菊東籬"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採菊東籬〉 陶令日日醉,柴桑秋不知。却來步三逕,黃花開滿籬。一笑愜素賞,採掇獨移時。金英艷斜景,碧葉隨煙枝。盈手不自止,夕餐非所資。窮巷積霜露,蘭蕙猶萎垂。嘉汝不為撓,璀璨方紛披。臨風迥孤標,映月宜氷姿。夫人各殊尙,聊此托襟期。繁華已不分,凋謝亦何悲。酒盡有我石,高歌誰為思。採罷見南山,悠然寫此辭。                詩人自注:代月課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동쪽 울타리 아래서 국화를 꺾습니다" 팽택현 현령일 때는 날이면 날마다 취해서고향땅 시상에 가을이 온 것도 몰랐습니다시골집으로 돌아와 뜨락의 길을 걷는데노란 꽃이 울타리 가득 피었습니다빙긋 웃으며 유쾌하게 즐기고꺾어 들어 홀로 계절을 따라갑니다황금빛 꽃봉오리가 기우는 햇빛 속에 빛나고푸른 이파리는 안..

백광훈,"보림사를 지나갑니다 過寶林寺"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過寶林寺〉 落葉鳴沙逕,寒流走亂山。獨行愁日暮,僧磬白雲間。        注: 寶林寺是位於韓國半島西南部之古剎。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보림사를 지나갑니다" 떨어지는 이파리 모랫길에서 울고차디찬 물길 어지러운 산을 흐르는데혼자 걷는 길 해가 지려는 게 걱정입니다아! 스님들 요령소리가 흰 구름 사이로 들립니다            주: 보림사는 전라남도 장흥에 위치한 고찰입니다. 마지막 구절의 승경(僧磬)은 스님들의 불교예식에서 사용되는 법구의 하나로 밀교의식에서 유래된 듯합니다. 우리말로는 요령(搖鈴/鐃鈴) 또는 경쇠(磬衰)라고 합니다.(반빈 역) Paek Kwang-hun (1537-1582) "Passing by the Treasure..

백광훈,"양천유와 작별하며 別梁天維"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別梁天維〉 遊子見秋風,出門行路長。楚水既殊流,吳山徒在望。解劍欲為贈,美酒復盈觴。憂歡固無緒,離合安可常。感歎為高歌,仰視雲天蒼。所期不在言,行邁念時光。無以軒車滯,祗使我心傷。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양천유와 작별하며" 떠돌이 나그네가 가을 바람을 보더니문을 나서서 먼 길을 떠난다지요초나라 강물처럼 제 갈 길로 가는데오나라 산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칼을 풀어 정표로 드리고 싶어좋은 술로 다시 잔을 채웁니다걱정과 기쁨은 원래 실마리가 없지요떠나고 만나는 게 어찌 늘 있는 일이겠나요깊은 탄식을 노래로 부르며우러러 쳐다보니 구름이 푸른 하늘을 떠돕니다하고자 하는 일은 말로 할 수 없겠지만길을 떠나시니 세월을 생각합니다타고가실 수레를 더 붙들 수 없어내..

백광훈,"양천유에게 寄梁天維"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寄梁天維〉 昨日南山飲,君詩醉未酬。覺來花在手,蛺蝶伴人愁。         詩人自注:(梁天維)名山迥。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양천유에게" 어제 남산에서 술을 마셨고취해서 그대의 시에 화답하지 못했습니다깨어보니 꽃이 손에 들려 있고나비가 시름하는 내 곁에 있습니다       시인의 주: (양천유)의 본명은 산형(山迥)입니다.(반빈 역) Paek Kwang-hun (1537-1582) "To Yang Ch'ōn-yu" I was drinking at South Mountain yesterday.So drunk, I was unable to respond to your poem.I wake up to find a flower in my ha..

백광훈,"정경수 형께 보냅니다 寄鄭兄景綏"

白光勳(字彰卿,號玉峯,1537-1582) 〈寄鄭兄景綏〉 綠楊未成線,池閣鎖餘寒。日出花間鳥,相思清夢闌。                詩人自注:(鄭景綏)名遠。               注:三句《玉峯集》作「日出花問鳥」,疑誤,改之。其由有二:末句境界已不待三句來問,此其一。若作問字,花字犯孤平,不宜,此其二。似形近所致之訛誤也。 백광훈 (자는 창경, 호는 옥봉, 1537-1582) "정경수 형께 보냅니다" 버들가지 푸른 싹이 아직 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연못과 누각은 남은 추위에 갇혀 있습니다해가 뜨고 꽃과 새가 어우러지니서로 그리워하는 마음이 꿈 끝자락을 씻어내는 듯합니다            시인의 주: (정경수의) 이름은 원(遠)입니다.           주: 《옥봉집玉峯集》에는 세째 행이 「해가 뜨자 꽃이 새들에게 묻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