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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 닦는 음식"

"도(道) 닦는 음식" 뚜우푸(杜甫)가 리뻐(李白; 李太白)을 생각하며 쓴 몇 수의 시 중에 "이백에게 드린다(贈李白)"라는 작품이 있다. 열두 행으로 오언고시(五言古詩) 치고는 짤막한 편이다. 우선 작품을 읽어보자. 二年客東都, 뤄양(洛陽)에서 객지생활 두 해, 所歷厭機巧。 겪어야 하는 온갖 치사한 꼴에 진저리가 난다. 野人對腥羶, 거칠게 살며 늘 비리고 누린 음식을 대하다 보니 蔬食常不飽。 이제 푸성귀로는 배가 부르지 않아. 豈無青精飯, 푸른 정령의 밥이 어째 없는가? 使我顏色好。 내 얼굴빛을 좋게 해줄텐데. 苦乏大藥資, 이렇다할 보약재를 살 여유도 없고, 山林跡如掃。 산길 조차 걷지 않고 있구나. 李候金閨彥, 출중한 수재 이태백은 脫身爭幽討。 조정을 벗어나 그윽히 살면서 亦有梁宋游, 옛 양나라 송나..

"원조(元祖) 북경오리구이"

"원조(元祖) 북경오리구이" 중국 대학가의 뒷골목에 가면 종종 "라오띠팡(老地方)"이라는 옥호를 단 음식점이 눈에 띈다. 그 이름에서 "띠팡(地方)"은 "장소" 또는 "곳"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문제는 "라오(老)"라는 글자의 뜻이다. 그냥 이름만 얼핏 듣고 쉽게 생각하면 개업한지 오래되어 역사가 있다는 뜻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 옥호를 단 음식점의 꼴을 보면 바로 그런 이해가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 충청도 사투리로 "그이(게)딱지만한" 장소에 탁상 몇 개를 놓고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대부분 역사고 뭐고 따질 게 없어 보인다. 말이 그럴 듯해 "옥호"지, 사실 옥호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어울리지 않는 보잘 것 없는 식당이 아니면 그 이름이 잘 붙지 않는다. 심지어 그 옥호에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