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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근,"돌아가는 길에 석경루에 머뭅니다"

金逌根 〈歸路宿石瓊樓〉 松風與澗籟,聽慣若無聲。 凉月上空碧,微雲遞晦明。 登臨虛永夜,咫尺起遐情。 歸去俗人看,應驚眉目清。 김유근 "돌아가는 길에 석경루에 머뭅니다" 솔바람과 시냇물 소리 오래 듣다 보니 아무 소리도 없는 듯합니다 서늘한 달이 푸른 하늘로 오르지만; 가벼운 구름에도 밝았다 어두웠다 합니다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보니 긴 밤은 텅 비었고; 바로 거기서 멀리까지 다다를 정이 일어납니다 이제 돌아가 세상사람들이 나를 보면 맑아진 얼굴에 반드시 깜짝 놀랄 겁니다. (반빈 역) Kim Yu-gun "Staying at Sok-kyong Tower on the Way Back" The wind through pine trees and the water in the stream— Listening to the..

김정희,"황산, 동리와 석경루에 머뭅니다"

金正喜 〈與黃山、東籬宿石瓊樓〉 入室常疑雨, 無煩繪水聲。 晴林朝合爽, 陰壑夜生明。 鄭重名山業, 飄然不世情。 松風凉到骨, 詩夢百般清。 注:黃山,金逌根(1785 - 1840)之號。東籬,金敬淵(1778 – 1820)之號。 김정희 "황산, 동리와 석경루에 머뭅니다" 이 누각에 들어오면 늘 비가 오는 듯해서 따로 물소리를 그리려 애쓸 게 없습니다 비 갠 숲은 아침과 상쾌하게 어우러지고 그늘진 계곡이 밤에도 밝게 빛납니다 이름난 산이라는 업으로 쌓인 장엄함; 세상 모든 일을 떨쳐버린 자유로움 솔바람 싸늘한 기운이 뼛속으로 스미니 시가 있는 꿈속에서는 모든 게 맑습니다 주: 황산은 김유근(1785-1840), 동리는 김경연(1778-1820)의 호입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Staying in So..

문창갑 시인 천상병 (중국어 영어 번역)

文昌甲(1956- ) 〈詩人千祥炳(1930-1993)〉 因為沒有旅費黃泉也可能去不了如此憂心忡忡的他 竟然是富豪中之富豪 走過夜晚星空去開一分宇宙財產登記簿看 茫茫的宇宙都是他的家他的庭院(半賓譯) Mun Ch'ang-gap (1956- ) "Poet Ch'on Sang-byong (1930-1993)" He, who dreadedNot being able to go even to the yellow springsFor he has no money to cover the travel expenses, Turns out in factTo be the wealthiest of the wealthy. Walking on the starry night skyTo get a certified copy of property re..

김정희,"산영루, 또 두 수"의 둘째

金正喜 〈又(山映樓)二首〉之二 峯影隨橫側, 在樓仍滿樓。 支空團一氣, 積健束高秋。 石廩聯奇相, 天都較壯遊。 秖應施願力, 坤軸鎮西流。 樓字重。後四句,一本作:「石廩應聯秀,金莖即並抽,山王施萬力,坤軸鎮東流。」又一本作:「石廩聯奇相,天都較壯遊。山王施萬力,坤軸鎮東流。」 김정희 "산영루, 또 두 수"의 둘째 봉우리 그림자 가로 걸려 옆으로 움직이지만 누각에 머물며 누각을 가득 채웁니다 하늘을 받쳐 올리며 하나의 기운으로 든든하게 쌓여 한창인 가을을 붙듭니다 형산 석름봉 기이한 모습이 생각나고 황산 천도봉 웅장한 유람에 비할 만합니다 부디 서원의 힘을 베푸셔서 땅의 축이 서쪽으로 기울지 않게 눌러 주시기를 (반빈 역) Kim Chong-hui "Two More Poems on the Gleaming Mountain Tow..

김정희,"산영루, 또 두 수"의 첫째

金正喜 〈又(山映樓)二首〉之一 千峰紛匼匝, 寒雨滿山樓。 太古歸東日, 真興狩北秋。 險要由地設, 漫汗作天遊。 繡谷知如此, 林林膩欲流。 김정희 "산영루, 또 두 수"의 첫째 천 개의 봉우리가 뒤섞이며 둘러싼 산 누각 주위로 차가운 비가 가득합니다 태고 보우가 동쪽으로 돌아오던 날이고 진흥왕이 북부를 순행한 가을입니다 험준하게 지형이 이루어져 넓디넓은 하늘을 따라 노닙니다 수 놓은 듯한 골짜기가 이렇게 아름다우니 수풀은 어디를 보아도 매끄럽게 흐릅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Two More Poems on the Gleaming Mountain Tower": First A thousand peaks flurry to enclose The tower in the mountain in heavy r..

"춘분이 지났는데 눈이 옵니다"

半賓 〈春分後下雪〉 晝夜陰陽半, 忽而雪霏霏。 番紅開月餘, 水仙已不稀。 不料回冬季, 天行花曆違。 今早見櫻花, 雨雪恐殘幾。 僅希晴又㬉, 春風吹輕微。 花瓣我知掉, 夢見散飛飛。 (癸卯春分後一日) 반빈 "춘분이 지났는데 눈이 옵니다" 낮과 밤, 음과 양이 반반이라는데 별안간 눈발이 휘날립니다 크로커스가 핀 건 벌써 달포이고 수선화도 드물지 않게 피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 않게 겨울로 돌아가려 하니 하늘의 움직임과 꽃 달력이 어긋납니다 오늘 아침 벚꽃을 보았는데 비와 눈에 얼마나 상할지 걱정됩니다 그저 날이 개고 따듯해 지길 바라고 봄 바람이 가볍게 불기를 기다립니다 꽃잎이 떨어진다는 건 나도 잘 알지만 꿈에서도 바람에 날리며 흩어지는 경치를 봅니다 (계묘년 춘분 다음 날) H. Rhew "Snowing After ..

시선(詩選) 2023.04.12

김유근,"한식날 비바람이 송강 고개를 지나갑니다"

金逌根 〈寒食日風雨過松江峴〉 去年三月此山前,柳綠花紅日午天。 寒食今年春尚早,淒風冷雨野村邊。 김유근 "한식날 비바람이 송강 고개를 지나갑니다" 지난 해 삼월 이 산 앞은 버드나무 푸르고 꽃이 붉어 해가 하늘 가운데 걸린 듯했습니다. 올해의 한식에는 봄 오기가 아직 이른지 처량한 바람 찬 비가 들 한가운데 마을을 스쳐 지나갑니다 (반빈 역) Kim Yu-gun "On the Cold Food Day, a Windy Rain Passes the Hills by the Pine River" In front of this mountain In the third moon of last year, Green willows and red flowers made the place Look like the sky with ..

문창갑 (1956 - ) 죽 (중국어 영어 번역)

文昌甲(1956-  ) 〈粥〉 粥一詞裏含着一個因病而痛的人 是個真溫暖的詞 粥,這一詞裏含着比起因病而痛的人還要痛的做粥的另一個人(半賓譯) Mun Ch'ang-gap (1956- ) "Porridge" In the word, "porridge,"Is a person pained by illness. A word of real warmth. In this word, "porridge,"Is a person more acutely pained than the one pained by illness—The other person who cooks the porridge.(H. Rhew, tr.) 韓文原文: 문창갑 (1956- ) "죽" 죽, 이라는 말 속엔아픈 사람 하나 들어 있다 참 따뜻한 말 죽, 이라는 말 속엔아..

김유근,"청명절"

金逌根 〈清明〉 去歲淸明花政開,今年寒食雪猶來。 珠邱日月心長係,故里松楸夢幾回。 人則熊魚隨所欲,江於鳧雁竟何猜。 小園寂寂春將暮,烹爛河豚且進杯。 注:三句珠邱即珠丘,舜葬蒼梧之野,憑霄雀銜青砂珠,積成壟阜,名曰:〈珠丘〉。事見於晉王嘉《拾遺記·虞舜》。 김유근 "청명절" 지난 해 청명에는 때맞춰 꽃이 피었는데 금년 한식에는 오히려 눈이라도 올 듯합니다 순임금 구슬언덕의 해와 달에 마음이 오래오래 묶여 있지만; 고향마을 소나무 가래나무 심은 묫자리로 내 꿈은 몇 차례나 돌아 갔나요 사람은 곰 발바닥이든 생선이든 원하는 걸 따라 가는데; 강은 들오리나 기러기에 대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조그만 뜨락에서 고요하게 봄이 저물어 가니 복어를 잘 요리해 한 잔 해야겠습니다 주: 셋째 구절의 주구珠邱는 주구珠丘로 보입니다. 순..

"신기질(辛棄疾, 1140-1207)에게 한 잔 더 비우길 권합니다"

半賓 〈勸稼軒再盡一杯〉 愛君能有許多由, 我舉酣然少匹儔。 窗外女童嗡嗡語, 枝間禽鳥續啾啁。 回家忘路全村曉, 沽酒提壺有幾愁。 醉倒松邊何妨礙, 輕輕推卻喊三酉。 自注:請參見辛棄疾〈玉樓春(三三兩兩誰家女)〉與〈西江月:遣興〉等詞二首。 (二〇二三年聖帕特里克節) 반빈 "신기질(辛棄疾, 1140-1207)에게 한 잔 더 비우길 권합니다" 그대를 사랑할 이유는 많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취해 알딸딸한 모습을 무엇도 비할 수 없는 첫째로 꼽습니다 창 밖에서 여자아이들이 두런거리는 소리가; 나뭇가지 사이에서 새들이 계속 짹짹대는 소리이지요 집에 가는 길을 잊을 때는 마을 전체가 어찌 가르쳐 드릴지 아는데 술 받으러 병을 들고 있으면 걱정거리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취해서 소나무 옆에 넘어지면 또 무슨 문제가 있나요 가볍게 밀어 뿌..

시선(詩選) 2023.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