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114

"세모에 애견 뉴튼의 병세가 위중함을 보며 써서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半賓 〈歲末愛犬牛頓病重示兒孫〉 牛頓病情危,舉頭尚緩遲。 果真再自立,亦屬不能知。 扁鵲華佗至,老患未必醫。 因而更恐懼,飄飄揮手離。 十多秋以來,步步總伴隨。 微軀三四磅,體貌卻如獅。 歡笑實無數,家人共發癡。 雙生兄已故,懷念不撐支。 冬夜即將臨,嗚呼歲暮悲。 此際應回顧,謝忱不可遺。 小狗給欣喜,其功勿置疑。 況兼思汝輩,事事謝為宜。 (壬寅冬至前數日) 반빈 "세모에 애견 뉴튼의 병세가 위중함을 보며 써서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뉴튼의 병세가 위중해 머리를 드는 것 조차 아직 느릿느릿하다 과연 정말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한다 편작이나 화타 같은 명의가 와도 늙어 생긴 병을 치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혹시 홀연히 손을 흔들며 떠나는 건 아닌지 더욱 두렵다 가을을 열 몇 번 지내는 동안 발걸음 하나하나 ..

시선(詩選) 2022.12.21

김정희, "바둑을 노래함"

金正喜 〈咏棋〉 局面南風冷㬉情, 古松流水任縱橫。 蓬萊清淺非高着, 橘裏丁丁鶴夢輕。 注:末句用神仙橘裏下棋之事。《太平廣記》載:有巴邛人,不知姓。家有橘園,因霜後,諸橘盡收,餘有二大橘,如三四斗盎。巴人異之,即令攀摘,輕重亦如常橘。剖開,每橘有二老叟,鬚眉皤然,肌體紅潤,皆相對象戲,身僅尺餘,談笑自若。剖開後,亦不驚怖,但與決賭。賭訖,叟曰:「君輸我海龍神第七女發十兩,⋯⋯」又有一叟曰:「⋯⋯,橘中之樂,不減商山,但不得深根固蒂,為摘下耳。」⋯⋯ 김정희 "바둑을 노래함" 이제 형세가 남쪽에서 부는 바람 같아서 기분이 찼다 따듯했다 합니다 돌들이 늙은 소나무 가지, 흐르는 물처럼 종횡으로 멋대로 뻗어갑니다 뽕나무 밭에서 푸른 바다로 봉래산 시냇물 흐르듯 뒤집히지만 묘수 때문은 아닙니다 귤 속에서 들리는 따악딱 바둑돌 소리에 학의 꿈이 가볍습니다 ..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세째

半賓 〈讀《論語》三題〉之三 問津 二隱耦耕諳世情, 漫於至聖置尖評。 滔滔天下唯淮水, 雖曉津頭果易行。 《論語 · 顏淵》:「長沮、桀溺耦而耕。孔子過之,使子路問津焉。長沮曰:『夫執輿者誰。』子路曰:『為孔丘。』曰:『是魯孔丘與。』曰:『是也。』曰:『是知津矣。』 반빈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세째 나루터 묻기 (問津) 은자 두 사람은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세상의 일을 잘 알고 있어서 거침없이 가장 높은 성인에 대해 날카로운 평을 했습니다 하늘 아래 도도히 흐르는 것이 어찌 회수의 물 뿐이었겠습니까 나루터를 알았다고 해도 과연 쉽게 건널 수 있었을까요 H. Rhew "Three Topics on Reading the Analects," Third Asking about the Ford Two recluses plo..

시선(詩選) 2022.12.18

김정희, "난초 그림에 붙입니다"

金正喜 〈題蘭〉 不作蘭花二十年, 偶然寫出性中天。 閉門覓覓尋尋處, 此是維摩不二禪。 김정희 "난초 그림에 붙입니다" 난을 치지 않은지 어언 이십 년, 어쩌다 그려보니 품성이 하늘 가운데로 향합니다 문을 닫아 걸고 구석구석 찾고 또 찾은 것 이것이 바로 다시 없이 하나 뿐인 깨달음에 대한 유마의 생각이 아닌가요 (반빈 역) Kim Chong-hui "Inscribed on orchid painting" After twenty years of Not doing orchid painting, I write this one, only to find My nature moving right to heaven. The place that I searched and searched again, Sought and sou..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둘째

半賓 〈讀《論語》三題〉之二 克己 若非由己己誰克, 勿視勿聽皆自則。 復禮為仁天下歸, 顏回請事隨成德。 《論語 · 顏淵》:顏淵問仁,子曰:「克己復禮爲仁,一日克己復禮,天下歸仁焉。為仁由己,而由人乎哉。」顏淵曰:「請問其目。」子曰:「非禮勿視,非禮勿聽,非禮勿言,非禮勿動。」顏淵曰:「回雖不敏,請事斯語矣。」 반빈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둘째 스스로를 다스리기 (克己) 스스로를 통해서가 아니면 스스로를 누가 다스리나요 예가 아니면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것이 모두 자신이 세우는 원칙입니다 예를 회복해 사람됨을 행하면 하늘 아래 모두가 돌아오는 것이냐며 안회가 해 보겠다고 나서서 덕을 이루었습니다 H. Rhew "Three Topics on Reading the Analects," Second Taming the Sel..

시선(詩選) 2022.12.14

김정희, "운구스님께 드립니다"

金正喜 〈贈雲句上人〉 山山與水水, 春風一瓶鉢。 紆白勞漫汗, 結黛戀嶻嶭。 西瞿北欝單, 陶輪無遮截。 情根根何處, 躑躅不忍別。 注:第五句以二古代佛家地名組成。西瞿即西牛貨洲(Apara-godaniya),位於須彌山西。欝單即北俱盧洲(Uttara-kuru),位於須彌山北。 김정희 "운구스님께 드립니다" 산은 산이라 넘고, 물은 물이라 건너며 병 하나 바리때 하나 지니고 봄바람처럼 다니십니다 하얀 물굽이에서 하염없이 땀 흘리며 애쓰고 짙푸른 색이 얽히면 높은 산에 끌리시는 듯합니다 서쪽 고다니아에서 북쪽 우따라로 옹기장이 돌림판처럼 멈추지 않으십니다 정에 뿌리가 있다는데 그게 어디 있는지 오늘은 머뭇머뭇 차마 헤어지지 못하십니다 주: 다섯째 구절은 고대 불교전설 속의 지명 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구는 서우화주(西牛貨洲..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첫째

半賓 〈讀《論語》三題〉之一 君子小人 君子小人難解說, 泰驕周比差毫末。 大同世界可非同, 悟得其微和意達。 《論語 · 子路》:君子泰而不驕,小人驕而不泰。 《論語 · 為政》:君子周而不比,小人比而不周。 《論語 · 子路》:君子和而不同,小人同而不和。 朱熹,《論語集注》:君子小人所為不同,如陰陽晝夜,每每相反。然究其所以分,則在公私之際毫釐之差耳。 반빈 "《논어 論語》를 읽으며" 세 수의 첫째 군자와 소인 군자와 소인이 무언지 풀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큼과 큼을 보임, 두루 살핌과 가까이를 살핌은 그 차이가 터럭의 끝 만큼입니다 모두가 같아지는 대동세계를 꿈꾸면서 같음을 그르다고 할 수 있나요 그 미묘함을 깨달아야 조화로움의 뜻에 다다릅니다 H. Rhew "Three Topics on Reading the Analects," Fi..

시선(詩選) 2022.12.11

김정희, "맨드라미" 두 수의 둘째

金正喜 〈鷄冠花〉二首之二 鷄頭尖角也非花, 忒訝幽芳絳幘加。 醬甕東西增一格, 鳳仙紅白共繁華。 김정희 "맨드라미" 두 수의 둘째 닭 머리 꼭대기 뾰족한 뿔도 분명 꽃은 아니지만 그윽한 향기가 붉은 두건을 쓴 것 아닌가 의심하네 장독대 이쪽 저쪽을 한껏 아름답게 꾸미면서 봉선화 붉은 꽃 흰 꽃과 함께 흐드러지게 피는 구나 (반빈 역) Kim Chong-hui "Cockscombs": Second of Two Poems The sharp horns atop the rooster's head Are certainly not a flower, But I wonder if these are A hidden aroma kerchiefed in red. Adding delights to here and there By t..

김정희, "맨드라미" 두 수의 첫째

金正喜 〈鷄冠花〉二首之一 似柳鷄聲農丈家, 出籬朱勝便無差。 元來卉品多奇想, 又一娉婷蝴蝶花。 김정희 "맨드라미" 두 수의 첫째 닭 소리 버들가지처럼 늘어지는 농사꾼 노인의 집 울타리에 붉게 돋아나는 게 닭볏을 꼭 닮았구나 꽃을 즐기다 보면 원래 기발한 생각이 많이 들지만 이것 또한 아리따운 나비꽃 아닌가 (반빈 역) Kim Chong-hui "Cockscombs": First of Two Poems At an old farmer's home Where cockcrows extend like willow branches, The reds that pop out by the fence Are just like the red crests on cocks' head. Enjoying flowers leads to ..

"쉬즈머(徐志摩)를 생각합니다"

半賓 〈懷徐志摩〉 為詩是否逼謀生, 再別康橋靜靜鳴。 追索自由貪美愛, 期望新月發先聲。 (壬寅小雪大雪間) 반빈 "쉬즈머(徐志摩)를 생각합니다" 시를 쓴 것이 정말로 생계에 시달려서 였는지 모르나 케임브리지에게 다시 고한 작별이 은은히, 은은히 울립니다 자유를 찾아 따르고 아름다움과 사랑을 탐하면서 초승달이 시대를 이끄는 새 목소리 낼 것으로 기대했지요. 주: 시인 쉬즈머(徐志摩, 1897-1931)는 초승달시회(新月詩社)의 성원이었습니다. 이 시회의 동인이었던 후스(胡適, 1891-1962)는 그가 평생 자유와 사랑, 아름다움을 추구했다고 평했습니다. "케임브리지와 다시 작별 再別康橋"이라는 작품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임인년 소설과 대설 사이에) H. Rhew "Remembering Xu Zhimo" Wh..

시선(詩選) 2022.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