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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아들과 재종손인 태제가 시를 쓴다고 해 기뻐하며..."

金正喜 〈喜兒子與再從孫台濟作詩,漫吟示之。先志余過。台也,專以沈思妙悟為主,恐至於穿鑿私智,掉弄精神,宜深戒之。兼論近世妄學覃谿詩者,不願兒輩亦效此。〉 少小苦心麤,於詩未研精。 逢場七言律,妄擬千秋名。 朋儕謬推詡,逾使氣志盈。 屈宋作衙官,阮籍呼老兵。 文章有得失,肆口騰論評。 試問如何是,唐宋元明清。 能別偽體否,茫然失尺衡。 平生錦囊句,紙札惜無情。 對之欲發嘔,如塗飯塵羹。 詩一小技耳,嗟哉亦無成。 縱然老知悔,暮途違遐征。 思將嶰谷音,一破群虫鳴。 賤者言無賴,一鬨誰丘平。 稚兒始學詩,長道試初步。 朗吟司空品,汎覽陸機賦。 老夫聞之喜,汝豈可教孺。 誰歟抽其鍵,台也是寶樹。 奇情穿月脇,強力抉鬼腑。 當其思又思,冀與神明遇。 古人貴沈思,亦以學之故。 必先富厥蓄,萬卷書為圃。 退之窮姚姒,子雲齎油素。 下笑蚍蜉撼,不為雕篆誤。 謂詩有別才,無關學一路。 誰為此論者,不曉..

김정희, "유학영군에게 드리며 유군 부친께도 보여드립니다"

金正喜 贈柳生學永,兼示其尊人 生平我與我周旋, 閉戶依然坐夏禪。 頗怪杜郎還喜事, 幾番步屧到桑邊。 桐陰晝寂凈茶瓜, 不許庚炎著得些。 避暑如今多客位, 寧教褦襶到君家。 盈門鞍馬謝休休, 偏為窮人五日留。 不怕人呼兒旱魃, 蘋洲句子爽於秋。 多君曾學老人醫, 三室還身大藥師。 獨有諸方醫未得, 斯翁痼疾是頑癡。 自注 第一首:(君之尊人關門閒養,有似杜五郎。) 第四首第二句:(君三世工醫。) 注:第一首用沈括《夢溪筆談》所載〈杜五郎傳〉事。杜五郎為三十年不出門之奇人。縣尉往訪問之不出門之故,五郎指門外一桑,曰:「十五年前亦曾到此桑下納涼,何謂不出門也?」 김정희 "유학영군에게 드리며 유군 부친께도 보여드립니다" 평생 동안 나는 나 자신과 사귀었지요 문을 걸어 닫고 의연하게 여름 참선을 합니다 두씨를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사람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보리 싹이 눈 많이 내리길 기다립니다"

半賓 〈麥苗候大雪〉 懷中甘苦徐徐說, 歲裏辛酸續續綴。 寒地屯蒙青麥苗, 夜長雪大笑欣悅。 (戊戌大雪) 반빈 "보리 싹이 눈 많이 내리길 기다립니다" 마음 속에 담은 달고 쓴 이야기 천천히 털어 놓으십시오 한 해 동안 겪은 맵고 신 일들 그치지 말고 엮어 내세요 추운 땅을 애써 뚫고 나온 청 보리 여린 싹 긴긴 밤 내리는 큰 눈에 기쁘게 웃습니다 (무술년 대설) H. Rhew "Barley Sprouts Await Big Snow" Tell unhurriedly joys and tribulations Harbored in the bosom. Weave out unceasingly hot and bitter affairs Encountered through the year. Young, feeble sprouts..

시선(詩選) 2022.12.02

김정희, "곰곰이 따져보니"

金正喜 〈細算〉 細算來頭三十年, 支離佝僂孰非然。 如君壽者無量相, 到此方知我可憐。 김정희 "곰곰이 따져보니" 지나온 삼 십 년을 곰곰이 따져보니 못난 곱사등이 같은 신세였지만 누군들 그렇지 않았겠는가 자네처럼 목숨이 한없는 사람은 이제야 비로소 내가 불쌍하다는 걸 아시겠네 (반빈 역) Kim Chong-hui "Musing Thoroughly" Musing thoroughly on the last thirty years, I realize That I wasn't all that different From an unsightly humpback, And that people like you, Who enjoy a limitlessly long life, Would know only now How pitia..

〈跋快雪時晴帖〉

半賓 〈跋快雪時晴帖〉 以摹追真,由仿賞神。 載喜載歎。載疑載恂。 我欲不究,三希彬彬。 (壬寅小雪前一日) 반빈 "쾌설시청첩의 뒤에 붙입니다" 베낌으로 진실을 쫓고 본뜸에서 혼을 느낍니다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의심도 하지만 믿기도 하지요 따지지 않으려 합니다 삼희당은 잘 어우러져 있어요 주: 삼희당(三希堂)은 왕희지 (王羲之, 303-361)의 〈쾌설시청첩 快雪時晴帖〉, 왕헌지 (王獻之, 王獻之)의 〈중추접 中秋帖〉, 왕순 (王珣, 349-400)의 〈백원첩 伯遠帖〉을 소장했다고 하는 청나라 건륭제의 서재입니다. (임인년 소설 하루 전) H. Rhew "Postscript for 'A Pleasant Snow Clears Up Now' Leaf by Wang Xishi" Pursuing the genui..

시선(詩選) 2022.11.29

김정희, "흉년 금주령 속 꽃구경..." 두 수 중 둘째

金正喜 〈荒年禁酒,村少皆買餅看花去。今日風甚,獨坐無聊,泥筆率題偏屬風餅〉二首之二 老者避風不出門, 任渠村氣一騰騫。 瓦當大餅囊無澀, 環坐花前滿口吞。 김정희 "흉년이라 금주령이 내렸습니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모두 떡을 사 들고 꽃구경을 갑니다. 오늘은 바람이 심해 혼자 앉아 있자니 심심하네요. 그래서 붓을 적셔 휘두르는데 쓰여지는 건 모두 바람과 떡 뿐입니다." 두 수 중 둘째 늙은이는 바람을 피하려 문을 나서지 않고 젊은이들 시골티 내며 날뛰도록 내버려 둡니다 기왓장만 한 큰 떡에 주머니 사정 개의치 않고 꽃 앞에 둘러 앉아 한 입 가득 우물거려 삼킬 겁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A drinking ban is in effect for it is a lean year this year. You..

김정희, "흉년 금주령 속 꽃구경..."두 수 중 첫째

金正喜 〈荒年禁酒,村少皆買餅看花去。今日風甚,獨坐無聊,泥筆率題偏屬風餅〉二首之一 少年元不費商量, 雨雨風風大毋傷。 買餅看花還具足, 雲門禪罷又公羊。 김정희 "흉년이라 금주령이 내렸습니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모두 떡을 사 들고 꽃구경을 갑니다. 오늘은 바람이 심해 혼자 앉아 있자니 심심하네요. 그래서 붓을 적셔 휘두르는데 쓰여지는 건 모두 바람과 떡 뿐입니다." 두 수 중 첫째 젊은 사람들은 원래 무얼 자세히 생각하지 않지요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애써 골치 아플 일이 없는 듯합니다 떡을 사고 꽃을 보니 그런대로 모두 흡족한가 봅니다 운문종의 참선을 마치고 바로 춘추공양전을 읽는 셈입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A drinking ban is in effect for it i..

“양생에 별다른 처방은 없습니다”

半賓 〈養生別無他方〉 蟠桃甲子積三千, 長壽能偷做活仙。 西母瞋訶如躲得, 東君統率定難纏。 四時側耳兒孫語, 朝夕躬身另半前。 一日三餐應說謝, 欣欣整夜即安眠。 注:第七句〈另半〉為英語詞,夫妻如此相稱也。妻或稱之為〈良半〉。 반빈 “양생에 별다른 처방은 없습니다” 신선의 복숭아가 삼 천 갑자를 쌓아준다 해도 장수를 훔쳐서 살아있는 신선노릇을 할 수 있나요 서왕모의 눈 부릅뜬 꾸짖음은 어찌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동왕공의 엄격한 지휘는 분명 헤어나기 어려울 겁니다 사시사철 귀를 기울여 아이들 손주들 이야기를 듣고 밤낮으로 몸을 숙여 마나님 앞에 있어야지요 하루 세 끼 먹으며 반드시 고맙다고 말하고 밤 사이 기쁘게 편히 잠을 자는 겁니다 주: 마나님이라고 번역한 另半은 영어의 어휘입니다. 미국사람들은 부부 사이에 서로를 ..

시선(詩選) 2022.11.24

김정희, "혀 백 개를 가졌다는 종달새..."

金正喜 〈崔生所居南川,川上多百舌鳥。使求得之,以此三詩為媒。百舌每夏至無聲,自冬至始聲,是亦陽鳥也。一陰生後無聲者,似若與陰陽相消息,凡鳥之所未有也。前人賦百舌者,未有及此,反有譏之者。余深有所感,發為作此冤詞以解之。〉 一、 百舌野中得氣高, 村花欲萼柳將濤。 小窓白日猶佳境, 宿食飛鳴莫漫勞。 二、 百種鶯鶯燕燕聲, 聲聲具足自天成。 老人不是機心者, 雕笯春風最有情。 三、 尋常凡鳥亦來親, 者個天機必近人。 舌相似參消息妙, 聖知君子道長辰。 注:易經六十四卦中,〈復〉為冬至之卦,復卦,除初九外皆六,因而視之為陽始長之卦。同理,〈姤〉為夏至之卦,除初六外皆九,象徵陰始長。 김정희 "최군이 사는 남천은 시냇가에 '백 개의 혀'라고 불리는 종달새가 많이 있습니다. 구해 달라고 사람을 보내 받았는데 이 시 세 수가 중매를 한 셈입니다. 종달새는 하지가 되면 지..

"고궁박물원은 허물어지면 안 됩니다"

半賓 〈故宮不可頹朽〉 處處稱奇連嘖嘖, 前移不易成頑癖。 故宮何壁忍傾頹, 且說神州人事跡。 (壬寅立冬) 반빈 "고궁박물원은 허물어지면 안 됩니다" 곳곳에서 훌륭하다는 감탄이 나오고 찬사가 찬사로 이어집니다 앞으로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은 건 어느새 고치기 어려운 버릇이 됩니다 고궁의 어느 벽 하나가 허물어지고 넘어가는 걸 참을 수 있나요 더구나 하늘이 내린 땅에 사람들이 남긴 흔적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임인년 입동에) H. Rhew "National Palace Museum Shall Not Crumble" In every place we hear "wonderful!" And a praise is followed by another praise. Inching forward is so hard For lin..

시선(詩選) 2022.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