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逌根
〈善竹橋書感〉
當時天意眷真人,
未必前王姓是辛。
揖讓唯聞歸舜禹,
謳歌不見屬朱均。
全生地下應無面,
一死橋邊願贖身。
莫把故都看逆旅,
祖先自昔悉臣民。
注:善竹橋是高麗朝末反對易姓革命之鄭夢周(1337-1392)被刺殺之地。二句用有關高麗三十二代國王禑王(1374-1388在位)之風聞:禑王之生父並非恭愍王,而是其寵臣辛旽。《高麗史》因而歸禑王於列傳,未為之寫世家。四句〈朱均〉為丹朱與商均,是堯與舜之子。商均,本名義均,因生於商,故稱之。堯舜禪讓之事,詳見於《孟子·萬章上》。
김유근
"선죽교에서 느낌을 씁니다"
그 때 하늘의 뜻은
진실한 사람을 아끼는 데 있었지
성이 신(辛)씨였던
지난 번 왕에 있었던 건 아니었지요
공손하게 왕위를 양보한 건
오직 요임금과 순임금 뿐이라 들었고
사람들의 노랫소리에
단주와 상균은 없었습니다
목숨을 부지했다면 땅에 묻혀서도
분명 면목이 없었겠지요
다리 옆에서 한 번의 죽음으로
속죄를 바랐을 겁니다
옛 도읍지를 잠시 들러가는
여관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모두 신하이고 백성이었습니다
주: 둘째 구절은 고려 서른 두 번째 왕인 우왕禑王의 생부가 공민왕恭愍王이 아니라 신돈辛旽이라는 풍문을 이용합니다. 그러한 풍문을 역성혁명의 참가한 신진 사대부들도 자신들 혁명의 정당성을 위해 이용해서 《고려사高麗史》의 편찬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왕은 세가에 포함되지 못하고 열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원래 왕이 될 자격이 없던 사람이라는 의견의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네째 구절의 〈주균朱均〉의 단주丹朱와 상균商均으로 요임금과 순임금의 아들로 선양의 거침돌이었던 인물들입니다. 요임금 순임금의 선양에 대한 이야기는 《맹자孟子》의 〈만장상萬章上〉편에 자세한 논의가 보입니다.
(반빈 역)
Kim Yu-gun
"Writing My Thoughts at Son-juk Bridge"
Heaven's intent at the time
Lay in caring for the truthful persons,
And not really in the last king,
Whose surname was Shin.
Courteous abdications, I heard,
Were done only by Yao and Shun;
Songs of praise people sang
Did not include Zhu and Jun.
If there were a begging to live out the life,
That must be a shame even after being buried;
That one death by the bridge,
May have been an expression of hope for a redemption.
Pray not to regard the old capital
As an inn for passers-by.
From antiquity, our ancestors
Have all been subjects.
Note: Son-juk Bridge is known for the assassination of Chong Mong-ju (1337-1392), a high court official in the last years of the Koryo Dysnasty (918-1392), for his opposition to the coup d'état to establish the subsequent Cho-son Dynasty. Line #2 uses a rumor circulated widely that the thirty-second king of Koryo, King Wu, was a biological son not of King Kong-min, but of a monk by the name of Shin Ton. "Zhu and Jun" in Line #4, are the sons respectively of Yao and Shun. They are accused in oral history of being impediments of the abdication of power by their fathers, the sage kings.
(H. Rhew,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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