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逌根
〈病起漫吟〉
殘燈耿耿伴閒思,
寒雨空堦夜共遲。
不省病淹今幾日,
居然歲暮已多時。
那堪谿壑填無底,
良苦形神供有涯。
一夢南柯何處覔,
餘生剩得髩成絲。
김유근
"병치레 후에 하염없이 읊습니다"
꺼져가는 등불이 수심에 찬 듯
두서 없는 내 생각을 따라 다닙니다
빈 계단에 차가운 비 내리고
밤도 함께 거기 머뭇거립니다
병치레가 오래 계속되어
지금이 몇 일인지도 모르는데;
한 해가 저문 게
벌써 오래 전이라 해서 놀랍니다
어떻게 해도 참을 수 없는 건
채우려 해도 바닥이 없는 골짜기이고;
좋건 나쁘건
끝에 다다를 몸과 마음입니다
부귀영화의 꿈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이 생애에 남은 것은
하얗게 변한 귀밑머리 뿐입니다
(반빈 역)
Kim Yu-gun
"Chanting Aimlessly after a Long Illness"
The flickering lamplight, seeming melancholic,
Tags along with my haphazard thoughts.
A chill rain falls on the empty stairs
And the falters there together.
My illness went on for long,
And I do not know what day is today;
The yearend passed quite a while ago,
I learn, to my surprise.
Utterly unbearable is the hollow ravine,
Not to be filled for these is no bottom.:
For good or for bad,
Both my body and my spirit have limits.
Where can I search
For the dream of fame and fortune?
What is remaining in my life
Are just the temples that have turned grey.
(H. Rhew,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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