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庚林 (1935 - )
〈畫〉
我有時想要
到古人的畫裏去
有時想要背著背包
慢騰騰走進那裏
下酒館兒看看
打開後房房門看看做針線的姑娘們
去鐵匠鋪拉拉風箱
那樣走著走著乾脆迷路
找不著出口會怎麼樣呢
在古人的畫裏
被關掉會怎麼樣呢
我有時候忽然悟到
我正被關
在今天的畫裏
迷了路找不著出口
四處敲著也罷亂蹬著腳也罷
門也找不著
路也找不到
我有時想要
脫開今天的畫
有時背著背包坐夜車
拋棄一切
嘩啦到地球外去
(半賓譯)
Shin Kyong-nim (1935 - )
"Paintings"
There are times when I want to
Enter the paintings of ancient people,
Times when I want to walk into there
Halfheartedly, carrying a backpack,
To go check out the bar,
To open the end-room door where girls do needlework,
To try to work a bellows at the smithy.
What would happen if I get lost
And cannot find a way out?
What would happen if I am locked
In the ancient painting?
There are times when I realize
That I am locked up
In today's painting,
That I get lost and cannot find a way out,
That knocking everywhere or flouncing around
Would let me find
Neither the gate nor the road.
There are times when I wish
To escape from the paintings of today.
There are times when I want
To part without any conditions
To be detached from the earth.
(H. Rhew, tr.)
韓文原文:
신경림
"그림"
옛사람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때가 있다
배낭을 멘 채 시적시적
걸어들어가고 싶은 때가 있다
주막집도 들어가보고
색시들 수 놓는 골방문도 열어보고
대장간 풀무질도 해보고
그러다가 아예 나오는 길을
잃어버리면 어떨까
옛사람의 그림 속에
갇혀버리면 어떨까
문득 깨달을 때가 있다
내가 오늘의 그림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나가는 길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두드려도 발버둥쳐도
문도 길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오늘의 그림에서
빠져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배낭을 메고 밤차에 앉아
지구 밖으로 훌쩍
떨어져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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