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153

정호승 "낙락장송" (중국어 영어 번역)

鄭浩承 (1950 - ) 〈落落長松〉 落落長松上下著雪 眼前的山看起來遙遠 在河邊連河水聲也未能聽的 在松林裏連松風聲也未能聽的 我這塊心中聽得見天上水聲 我過分察探著人生的眼色過日子了 我這畜生似的情愛也並非骯髒 花開後謝時謝似地 雪堆積後融化時融化似地 我就得像勤奮活來而死去 落落長松上不停地下著雪 落落長松乘風飄拂著白雪 遙遠的山看起來就在眼前 聽得見纏繞著樹根的天上水聲 為察探眼色,人生過長了 但為情愛,太短,太短 (半賓譯) Chung Ho-seung (1950 - ) "A Stately Old Pine Tree" It's snowing on a stately old pine tree. A nearby mountain looks far away. This heart of mine, unable to hear by the river th..

"소갈 환자로 명절을 지내며 患消渴過節日"

半賓 〈患消渴過節日〉 攝生養病何曾易, 節日尤難能暫棄。 消渴嘗鮮八寶羹, 衰羸優勝魷魚戲。 躊躇上桌見虛心, 沮喪懷前休手臂。 食此乎兮忍此乎, 時時此問堪迴避。 (二〇二三年聖誕後一日) 반빈 "소갈 환자로 명절을 지내며" 삶을 다스려 병을 달래는 것이 쉬웠던 적이 있나요 명절 때는 더욱 어렵지만 잠시라도 저버릴 수 없지요 소갈을 앓고 있으면서 신선한 팔보찌개를 맛보는 건 늙고 힘 빠진 사람이 오징어 게임에서 이기는 것입니다 주저주저 식탁에 앉으니 텅 빈 마음이 드러나고 시름시름 지난 날을 생각하며 손을 내려놓습니다 이걸 먹을 것인지 아니면 참을 것인지 순간순간의 이 질문을 회피할 수 있겠습니까 (2023년 성탄절 다음 날) H. Rhew "Celebrating Festivities As a Diabetic" Have..

시선(詩選) 2023.12.30

이인복,"사암 유숙 공을 보내 드립니다 送柳思庵"

李仁復(字,克禮,號,樵隱,1308-1374) 〈送柳思庵〉 人間膏火自相煎, 明哲如公史可傳。 已向危時安社稷, 更從平地作神仙。 五湖夢斷煙波綠, 三逕秋深野菊鮮。 顧我未能投绂去, 邇來雙鬢雪飄然。 注:七句首字〈顧〉,《東文選》作〈媿〉(卷十五)。思庵,柳淑(1316-1369)之號也。首句〈膏火自煎〉,人因才能而招致禍患之謂也,語出《莊子·人間世》。 이인복 (자는 극례, 호는 초은, 1308-1374) "사암 유숙 공을 보내 드립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기름 등불을 켜 스스로를 지지고 서로 지지고 하니 사암공처럼 지혜롭고 사리에 밝은 분은 역사가 전할 만합니다. 이미 위험한 때를 맞이해 토지신과 곡식신을 안정시키셨고 더구나 평범한 곳에서 와서 신선이 되셨습니다 다섯 개 호수의 꿈은 끊어져 물안개 속 물결이 푸르고 세 갈래 길에 ..

유숙,"가야사 주지 노스님의 운을 따라 次伽倻寺住老詩" 세 수의 세째

柳淑(號思庵,1316-1369) 〈次伽倻寺住老詩三首〉之三 流年逐水去堂堂, 農圃餘生寄此鄉。 山雨來時新得句, 樹陰深處屢移床。 家貧只有書堪讀, 客至還無席可張。 早晚飄然陪杖屨, 山林高趣共論量。 유숙 (호는 사암, 1316-1369) "가야사 주지 노스님의 운을 따라 지은 세 수"의 세째 한 해 한 해가 물을 따르듯 흐르니 나도 당당하게 가서 밭을 갈며 사는 여생을 이 마을에 맡기려 합니다 산에 비가 내릴 때는 몇 구절 시를 새로 얻고 나무 그늘이 깊은 곳에서는 몇 번이고 평상을 옮깁니다 집이 가난해 읽을 수 책이 있을 뿐이어서 손님이 와도 깔아드릴 돗자리조차 없지만 언젠가 머지않아 둥실 떠다니듯 스님의 지팡이와 나막신을 따르며 산 숲에 사는 기품 있는 뜻을 함께 가늠하며 이야기하겠습니다 (반빈 역) Yu Suk..

곽재구 "사평역에서" (중국어 영어 번역)

郭在九 (1954 - ) 〈在沙平站〉 末班列車到底沒有如期而來 候車室外堆積著終宵不停下的鵝毛雪 微紫丁香花般的霜花耀眼的 一格格玻璃窗裏點著鋸末火爐 像月底般幾個人在打盹兒 幾個感冒咳嗽 回想著瞬瞬時時的懷念,我 向火焰中丟進了一撮鋸末 內面深處滿藏著想說的話 把青色手掌潤濕在火光中 誰也、什麼也沒有說 活著就是有時像酒醉似地 摸著一串黃魚乾一筐蘋果的 歸鄉心緒來 維持沈默的 這大家都知道 在陳久的咳嗽聲中 在苦藥似的嘴唇香菸煙裏 雪花靜靜累積 因此,現在大家 耳邊聽著雪花的和聲 過了子夜 生疏面目、徹骨痛苦都在雪原雪下 裝著秋葉似的幾片車窗 夜車又流向何處呢 點名著瞬瞬時時的懷念,我 向火焰中丟進了一撮眼淚 (半賓譯) Kwak Chae-gu (1954 - ) "At Sa-p'yōng Station" The last train would determinedly ..

유숙,"가야사 주지 노스님의 운을 따라 次伽倻寺住老詩" 세 수의 둘째

柳淑(號思庵,1316-1369) 〈次伽倻寺住老詩三首〉之二 林下閑開綠野堂, 溪山勝景稻魚鄉。 菊將松竹成三逕, 琴與圖書共一床。 但願交遊繼支許, 何須富貴羨金張。 古人可笑歸來晚, 宦路風波浩莫量。 注:五句〈支許〉指晉僧支遁與當時名士許詢。六句〈金張〉為金日磾(日,音密)與張安世。金、張二家為漢時名門大家。 유숙 (호는 사암, 1316-1369) "가야사 주지 노스님의 운을 따라 지은 세 수"의 둘째 수풀 아래서 한가롭게 펼쳐진 푸른 들이 집을 이루고 시내와 산의 아름다운 경치는 벼와 물고기의 고향입니다 국화가 소나무, 대나무와 세 가지 길을 이루었고 거문고는 그림과 책과 더불어 한 상에 놓였습니다 지둔과 허순의 사귐을 계속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니 김씨 댁과 장씨 댁의 부귀를 부러워해 무엇 하겠습니까 늦어서 비로소 돌아온 옛..

"부처의 요즈음 생각을 씁니다 寫佛近意"

半賓 〈寫佛近意〉 朝朝睡醒始新時, 窓外樓房卻不移。 水逝江河依舊滾, 空間共有問誰知。 注:佛乃北漢山坊坊主金政九長兄之綽號也。 (癸卯大雪前後) 반빈 "부처의 요즈음 생각을 씁니다" 아침마다 잠에서 깨면 새로운 시간을 시작하지만 창밖의 건물들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물은 흘러가도 강은 지난 날처럼 출렁대며 같은 공간을 함께 하는지 누가 아느냐고 묻습니다 주: 부처는 북한산방 방주 김정구형님의 별호입니다. (계묘년 대설 전후) H. Rhew "Writing Buddha's Recent Thoughts" I wake up every morning To start a new time, But buildings outside the window Do not move. Water may flow away, but the ri..

시선(詩選) 2023.12.25

박정대 "혁명의 모든 기록" (중국어 영어 번역)

朴正大(1965 - ) 〈革命的一切紀錄〉 那晚小酒店外下了通宵的雪。 那晚小酒店裏有了什麼事呢? 那晚小酒店外下了通宵的雪。 (半賓譯) Pak Chōng-dae (1965 - ) "A Comprehensive Record of a Revolution" That night, it snowed all night outside the dive bar. That night, what on earth happened in the dive bar? That night, it snowed all night outside the dive bar. (H. Rhew, tr.) 韓文原文: 박정대 "혁명의 모든 기록" 그날 밤 선술집 밖으로는 밤새 눈이 내렸다 그날 밤 선술집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그날 밤 선술집 밖으로는 밤새 ..

"삼 십 년 합창을 기억합니다 憶合唱三十年" 두 수의 둘째

半賓 〈憶合唱三十年〉二首之二 密集音符眩目冥, 凝神傾耳往旁聽。 吾聲每患稍遲刻, 不免時而對口型。 (癸卯初冬) 반빈 "삼 십 년 합창을 기억합니다" 두 수의 둘째 빼곡하게 들어선 음표들에 눈이 어지럽고 캄캄해 정신을 집중해 귀 기울여 옆 사람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 목소리는 조금씩 지각하는 게 문제였지요 하는 수 없이 가끔씩은 입만 뻥긋뻥긋 했습니다 (계묘년 초겨울에) H. Rhew "Remembering Thirty Years in a Chorus" Second of Two Poems When notes arranged densely dazzled and darkened my eyes, I concentrated my mind to listen to fellows next to me. My voice ..

시선(詩選) 2023.12.23

유숙,"가야사 주지 노스님의 운을 따라 次伽倻寺住老詩" 세 수의 첫째

柳淑(號思庵,1316-1369) 〈次伽倻寺住老詩三首〉之一 少年歌舞醉華堂, 肯想清遊雲水鄉。 老去不堪趨綺陌, 退來隨分坐藜床。 閑中氣味茶三椀, 夢裏功名紙一張。 多謝新詩慰幽獨, 上人深意若為量。 유숙 (호는 사암, 1316-1369) "가야사 주지 노스님의 운을 따라 지은 세 수"의 첫째 어린 시절 으리으리한 집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취했습니다 구름과 물의 고향을 맑게 노닐 걸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나이가 들수록 호화로운 길로 달리는 걸 참을 수 없어 물러나 명아주 침상에 내 분수대로 앉았습니다 한가로움 가운데 느끼는 맛은 차 석 잔에 담겼고 꿈 속의 성공과 명예는 종이 한 장일 뿐입니다 홀로 겪는 외로움을 위로하려 새로 지으신 시에 감사드립니다 스님의 깊은 뜻을 혹시 헤아릴 수 있을까요 (반빈 역) Yu Su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