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359

김정희, "흉년 금주령 속 꽃구경..." 두 수 중 둘째

金正喜 〈荒年禁酒,村少皆買餅看花去。今日風甚,獨坐無聊,泥筆率題偏屬風餅〉二首之二 老者避風不出門, 任渠村氣一騰騫。 瓦當大餅囊無澀, 環坐花前滿口吞。 김정희 "흉년이라 금주령이 내렸습니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모두 떡을 사 들고 꽃구경을 갑니다. 오늘은 바람이 심해 혼자 앉아 있자니 심심하네요. 그래서 붓을 적셔 휘두르는데 쓰여지는 건 모두 바람과 떡 뿐입니다." 두 수 중 둘째 늙은이는 바람을 피하려 문을 나서지 않고 젊은이들 시골티 내며 날뛰도록 내버려 둡니다 기왓장만 한 큰 떡에 주머니 사정 개의치 않고 꽃 앞에 둘러 앉아 한 입 가득 우물거려 삼킬 겁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A drinking ban is in effect for it is a lean year this year. You..

김정희, "흉년 금주령 속 꽃구경..."두 수 중 첫째

金正喜 〈荒年禁酒,村少皆買餅看花去。今日風甚,獨坐無聊,泥筆率題偏屬風餅〉二首之一 少年元不費商量, 雨雨風風大毋傷。 買餅看花還具足, 雲門禪罷又公羊。 김정희 "흉년이라 금주령이 내렸습니다. 마을의 젊은이들이 모두 떡을 사 들고 꽃구경을 갑니다. 오늘은 바람이 심해 혼자 앉아 있자니 심심하네요. 그래서 붓을 적셔 휘두르는데 쓰여지는 건 모두 바람과 떡 뿐입니다." 두 수 중 첫째 젊은 사람들은 원래 무얼 자세히 생각하지 않지요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애써 골치 아플 일이 없는 듯합니다 떡을 사고 꽃을 보니 그런대로 모두 흡족한가 봅니다 운문종의 참선을 마치고 바로 춘추공양전을 읽는 셈입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A drinking ban is in effect for it i..

김정희, "혀 백 개를 가졌다는 종달새..."

金正喜 〈崔生所居南川,川上多百舌鳥。使求得之,以此三詩為媒。百舌每夏至無聲,自冬至始聲,是亦陽鳥也。一陰生後無聲者,似若與陰陽相消息,凡鳥之所未有也。前人賦百舌者,未有及此,反有譏之者。余深有所感,發為作此冤詞以解之。〉 一、 百舌野中得氣高, 村花欲萼柳將濤。 小窓白日猶佳境, 宿食飛鳴莫漫勞。 二、 百種鶯鶯燕燕聲, 聲聲具足自天成。 老人不是機心者, 雕笯春風最有情。 三、 尋常凡鳥亦來親, 者個天機必近人。 舌相似參消息妙, 聖知君子道長辰。 注:易經六十四卦中,〈復〉為冬至之卦,復卦,除初九外皆六,因而視之為陽始長之卦。同理,〈姤〉為夏至之卦,除初六外皆九,象徵陰始長。 김정희 "최군이 사는 남천은 시냇가에 '백 개의 혀'라고 불리는 종달새가 많이 있습니다. 구해 달라고 사람을 보내 받았는데 이 시 세 수가 중매를 한 셈입니다. 종달새는 하지가 되면 지..

김정희, "예산"

金正喜 〈禮山〉 禮山儼若拱,仁山靜如眠。 衆人所同眺,獨有神往邊。 渺渺斷霞外,依依孤鳥前。 廣原固可喜,善風亦欣然。 長禾埋畦畛,平若一人田。 蟹屋連漁灣,蛩雨襍鴈烟。 秋柳三四行,顦悴蒙行塵。 紛紛具畵意,夕景澹遠天。 注:第十二句用周文璞〈金陵懷古〉:「今日聞韶無處所,雁煙蛩雨屬他家。」,〈雁煙蛩雨〉解為秋風秋雨。第三句同,或作固,第十一句漁,或作渙。 김정희 "예산" 예산은 손을 모아 잡은 듯 공손하고 인산은 잠든 듯 조용합니다 뭇 사람들 모두 멀리서 바라보는 곳 그곳으로 나 하나의 마음이 달려갑니다 아물아물 층진 저녁노을 밖으로 애틋하게 애틋하게 외로운 새 곁으로 탁 트인 들도 물론 기쁘지만 순한 바람이 또한 즐겁습니다 잘 자라는 벼에 논두렁에 묻혔고 한 사람의 땅인 듯 가지런합니다 게 잡이 움막이 어촌 물굽이에 늘어섰고 귀뚜라미..

김정희, "국화를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수 중 둘째

〈謝菊〉二首之二 暴富一朝大歡喜, 發花箇箇黃金毬。 最孤澹處穠華相, 不改春心抗素秋。 김정희 "국화를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수 중 둘째 하루 아침에 갑자기 부자가 되어 매우 기쁘고 즐겁습니다 피는 꽃 하나하나가 모두 황금 덩어리입니다 가장 외롭고 깨끗한 곳에 핀 싱그러운 자태 봄의 마음을 바꾸지 않고 서릿발 성성한 가을과 맞섭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Thank You for the Chrysanthemums You Sent to Me": Second of Two Poems Having become so rich overnight I feel joyous and happy. Every single flower that blooms Is a gold ball. The refreshin..

김정희,"국화를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수 중 첫째

金正喜 〈謝菊〉二首之一 百六十三多品第, 鶴翎終竟出群雄。 頹垣破壁生顏色, 得意金風玉露中。 注:宋 · 史鑄《百菊集譜》列一百三十一名,間於其下又有三十二,是總計一百六十三名。 김정희 "국화를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수 중 첫째 백 예순 셋에 이르는 많은 품종에 등차를 매겨 보면 결국 "두루미 깃"이 많은 훌륭한 꽃 가운데 우뚝 서지요 무너진 담장 부서진 벽 사이에 아름다운 색으로 금 바람 옥 이슬 가운데 늠름하게 피어납니다 주: 송나라 사주(史鑄)가 쓴 백국집보(百菊集譜)에 모두 163종의 국화이름이 열거되어 있습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Thank You for the Chrysanthemums You Sent to Me": First of Two Poems If as many kind..

김정희, "국화를 애걸합니다" 두 수 중 둘째

金正喜 〈乞菊〉二首之二 年來全不商花事, 歸臥家園正菊時。 聞說西鄰香似海, 秋光分得補東籬。 김정희 "국화를 애걸합니다" 두 수 중 둘째 여러 해 동안 전혀 꽃구경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고향집으로 돌아와 누운 것이 바로 국화의 계절 듣기에 서쪽 이웃집에 향기가 바다를 이루었다고 하니 가을의 풍광을 나누어 주셔서 동쪽 울타리를 채워 주시면 합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Begging for Chrysanthemums": Second of Two Poems For many years, I have never thought of The affairs of flowers, But it is right in the season of chrysanthemums That I return to the hom..

김정희,"국화를 애걸합니다" 두 수 중 첫째

金正喜 〈乞菊〉二首之一 閒坊靜曲秋山下, 黃菊花兼白菊花。 縱是主人封殖久, 旳應不惜送鄰家。 김정희 "국화를 애걸합니다" 두 수 중 첫째 가을 산 아래 한가로운 마을 조용한 모퉁이 노란 국화가 흰 국화와 어우러졌습니다 주인이 오랜 시간 심어 가꾸었다고 해도 이웃에 보내는 걸 안타까워하지는 말아야겠지요 (반빈 역) Kim Chong-hui "Begging for Chrysanthemums": First of Two Poems In a quiet corner at an idyllic village Under an autumn mountain, Yellow mums are blending With white mums. Even though it was the hard work Of the owner that con..

김정희,"가을 생각" 두 수 중 둘째

金正喜 〈秋思二首〉之二 依稀見境異煙霜, 忽憶邯鄲畫意長。 黃菊綴籬看卉歷, 丹砂煮井學仙方。 無餘佛昧還歸靜, 不息天心亦自忙。 送遠登臨蕭瑟處, 西風鴻雁若他鄉。 김정희 "가을 생각" 두 수 중 둘째 아스라히 보이는 변경 안개와 서리가 참으로 달라서 홀연히 한단의 긴 꿈을 그림으로 그리려던 걸 기억합니다 노란 국화가 울타리를 수 놓으면 꽃달력을 들여다보고 붉은 모래를 우물가에서 달이면서 신선의 방도를 배웁니다 남김 없이 부처의 수행에 드니 고요한 마음이 돌아오고 쉬지않는 하늘의 마음으로 나 또한 스스로 바쁩니다 멀리 떠나 보내고 오르는 높은 곳에서 쓸쓸한 곳을 내다봅니다 하늬바람 속 기러기를 보니 여기는 타향인 것 같습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Thoughts in Autumn": Second ..

김정희, "가을 생각" 두 수 중 첫째

金正喜 〈秋思二首〉之一 昨夜星辰昨夜霜, 南城秋思攪人長。 天風人籟無非教, 墨所詩林必有方。 豈意一鴻關歲暮, 忽疑千葉赴期忙。 白雲紅樹牽情感, 客夢迢迢蟹稻鄉。 김정희 "가을 생각" 두 수 중 첫째 또 빛나는 지난 밤 별 다시 내리는 지난 밤 서리 남쪽에서 가을 생각이 사람을 한참 흔들어 댑니다 하늘 바람, 사람 소리— 무엇 하나 가르침 아닌 게 없고 글씨 쓰는 곳과 시 짓는 모임에는 반드시 따라 배울 방법이 있습니다 어떻게 기러기 한 마리로 한 해가 마무리된다고 생각하고 갑자기 이파리 천 장이 기약을 지키려 서두른다고 의심하나요 흰 구름과 붉은 단풍이 마음을 잡아당겨 이 나그네 꿈처럼 먼 고향 땅 쌀밥과 게장을 그리워 합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Thoughts in Autumn": Fi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