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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서 박씨, “누각에 살며”

樓居 高樓百尺不須求,閉戶端居意更幽。 拂袂微風來隟宇,隔簾踈月上林邱。 殘花看去如將送,啼鳥相親可與遊。 誰畫江湖題滿壁,青山缺處下歸舟。 "누각에 살며" 백 척 높은 누각은 탐낼 것 없습니다 수수한 집에서 문 걸어 닫고 살면 마음이 더욱 그윽하지요. 소매를 스치는 산들바람이 처마 틈새로 불어오고 커튼 밖에선 희미한 달이 수풀 언덕 위로 떠 오를 겁니다 남은 꽃잎 몇 보아하니 머지않아 떠나 보내야겠지만 지저귀는 새가 살가우니 함께 거닐어도 좋겠습니다. 누가 강과 호수를 그렸고 벽면을 가득 화제로 채웠는지요 푸른 산이 아쉬운 곳에선 돌아가는 배를 타겠습니다 (반빈 역) "Living in a Tower" A high, hundred-foot tower Need not be sought after. Living in a..

죽서 박씨, "달을 노래함"

〈咏月〉 一天雲捲望遙遙,霽月初升萬念消。 拂衣不落霜清冷,滿地如流水動搖。 班姬團扇心空折,杜老貂裘鬢易凋。 竟夜無眠生別恨,只緣相照不相邀。 "달을 노래함" 하루 종일 뭉게뭉게 피는 구름 멀리 멀리에서 바라보았는데 갠 하늘로 달이 막 떠오르니 만 가지 시름이 사라집니다 옷을 털어 보지만 서리같은 차디참은 떨어지지 않고 땅을 가득 채우고 흐르는 물같이 흔들립니다. 둥근 부채를 든 반접여 하염없이 마음이 꺾이고 담비 가죽을 입은 늙은 두보 귀밑머리가 비틀렸지요 살아서 이별한 아픔으로 밤새 잠 못 이루니 서로를 비출 뿐 오라고 서로 부르지 않네요 (반빈 역) "Singing of the Moon" All day long, the clouds rolled As I looked far out. The moon soars u..

죽서 박씨, "늦은 봄 품은 마음을 풀어 씁니다"

〈暮春書懷〉 落花天氣似新秋,夜靜銀河澹欲流。 卻恨此身不如鴈,年年不得到原州。 "늦은 봄 품은 마음을 풀어 씁니다" 꽃잎 떨어지는 지금 날씨가 꼭 초가을 같아요 조용한 밤 은하수 고요히 흐르고 싶은 듯합니다 그러나 이 몸 기러기만도 못한 게 안타깝습니다 한 해 또 한 해가 가도 고향 원주에 가지 못했으니까요 (반빈 역) "Harbored in the Bosom in Late Spring" The weather as flowers fall Feels like early autumn. In quietude at night, the Milky Way Wants to flow peacefully. But I resent that this body Is not even comparable to geese, That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