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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중흥사에서 황산의 운을 차례로 따라" 두 수의 둘째

金正喜 〈重興寺次黃山〉二首之二 十年筇屐每同君, 衣上留殘幾朶雲。 吾輩果無諸漏未, 空山風雨只聲聞。 注:末句〈聲聞〉為佛教術語,指聞佛之聲教而悟解得道。 김정희 "중흥사에서 황산의 운을 차례로 따라" 두 수의 둘째 십 년을 지팡이 짚고 나막신 신고 언제나 그대와 함께 걸었습니다 몇 점 구름이 옷 위에 흔적으로 남았지요. 우리들에게 과연 그치지 않고 새어 흐르는 번뇌는 없을까요 빈 산의 비바람은 소리로 들을 뿐입니다 주: 마지막 구절의 "소리로 들음(聲聞)"은 불교용어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음성의 가르침으로 듣고 깨달아 득도에 이르는 것을 말합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Following Hwangsan's Rhyming at the Chung-hung Temple," Second of Two P..

김정희,"중흥사에서 황산의 운을 차례로 따라" 두 수의 첫째

金正喜 〈重興寺次黃山〉二首之一 上方明月下方燈, 法界應須不己登。 鐘鼎雲林非二事, 名山空自與殘僧。 김정희 "중흥사에서 황산의 운을 차례로 따라" 두 수의 첫째 위로는 밝은 달 아래로는 등불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마음은 분명 자기 혼자 이룰 수 없습니다 부귀영화의 벼슬과 구름 속 수풀이 다를 게 없는데 좋은 산을 하릴없이 남은 중들에게 주었습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Following Hwangsan's Rhyming at the Chung-hung Temple," First of Two Poems The bright moon above And lanterns below— The spotless mind of purity is certainly Not to be obtained by one..

전경자 어머니 (중국어 영어 번역)

全慶子 〈母親〉 我們 稱之為 母親 的女人 是誰 當初 命名為 母親的 生 我 的女人 名字叫 痛苦 把我 養大 的女人 名字叫 考驗 我 送走 的女人 名字叫 悔恨 (半賓譯) Chun Kyungja "Mother" The women we call mothers— Who at the outset gave them the name, mother? The woman who gave birth to me is named the pain The woman who nurtured me is named the ordeal The woman I saw off is named the remorse (H. Rhew, tr.) 韓文原文: 전경자 "어머니" 우리가 어머니라 부르는 여자는 누가 처음으로 어머니라 이름했던가 나를 낳은 여자의..

김유근,"부모님 잠드신 효천"

金逌根 〈孝阡〉 一訣慈顏五閱春, 音容如昔夢非真。 弟兄念切提攜日, 子母恩深顧復辰。 隱痛難忘嗟所賦, 至情欲訴竟誰因。 冰魚雪筍生前事, 沒世多慙不洎身。 김유근 "부모님 잠드신 효천" 자애로운 얼굴을 보내드리고 벌써 다섯 번의 봄이 지났습니다 음성과 모습이 모두 아득한 옛날 같으니 꿈은 분명 진실이 아닙니다 형과 아우가 간절히 기억하는 건 서로 손 잡고 이끌어 주던 날 아들이 어머니의 은혜를 깊이 느끼는 것은 보고 또 보아 주시는 시절입니다 애써 숨기시던 아픔을 잊기 어려워 탄식하며 읊조리지만 지극한 사랑을 털어놓고 싶은데 누구에게 하겠습니까 얼음 속 물고기 눈 속 죽순을 구해 모신다 하지만 그건 살아계실 때의 일입니다 어머님과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을 세상 끝까지 부끄러워 합니다 (반빈 역) Kim Yu-gun ..

"시장은 따듯한 정(市場溫情)"

半賓 〈市場溫情〉 海錯山珍果解頤, 當由人味富方知。 跟蹤熱鬧纔舒暢, 聞嗅汗腥卻悅怡。 販子多隅聲喝喝, 行人四顧步遲遲。 不飢仍食陽春麵, 米酒三杯可伴隨。 (癸卯驚蟄後數日) 반빈 "시장은 따듯한 정" 바다에서 산에서 온 온갖 진미가 과연 미소 짓게 할 것인지는 사람의 맛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떠들썩한 걸 쫓아 다녀야 비로소 편안하고 쉰 땀내를 맡아도 오히려 즐겁습니다 행상들이 이곳 저곳 여러 구석에서 꽤액꽥 소리지르고 장보러 온 사람들 여기 저기를 두리번거리느라 느릿느릿한 발걸음입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국수 한 그릇은 먹습니다 막걸리도 한 세 사발 곁들여야 합니다 (계묘년 경칩 며칠 후) H. Rhew "The Warmth of the Market Place" All these delicaci..

시선(詩選) 2023.03.25

"조지훈이 지어 목월에게 준 '완화삼'을 장대춘이 즉석에서 칠언절구로 번역하다"

趙芝薰〈玩花衫給木月〉,張大春口占譯為七絕 寒山石冷鳥啼空, 七百里江流碧穹。 帶酒燒花袖霞晚, 情癡一病付春風。 "조지훈이 지어 목월에게 준 '완화삼'을 장대춘이 즉석에서 칠언절구로 번역하다" 차가운 산 싸늘한 돌 위 하늘을 향해 새들 짖어 대고 칠백 리 강물 푸른 하늘 위로 흐른다 술기운에 타는 듯한 꽃 소매가 저녁놀에 젖는데 사랑이 깊어 병든 이 몸을 봄 바람에 맡긴다 (반빈 역) "'A Shirt Dallying with Flower Petals,' a Poem Cho Chi-hun wrote to give to Pak Mog-wol, is Translated Instantaneously into a Hepta-syllabic Quatrain by Zhang Dachun" Above chill rocks o..

조지훈 완화삼(玩花衫) (중국어 영어 번역)

趙芝薰 〈玩花衫〉 - 給木月 寒冷山峰石頭上 天空遙遠 山鳥因而 切切啼叫 雲彩流去的 水路七百里 遊子長袖上 沾了花瓣 酒熟的江村 燒着晚霞 睡了這個夜晚 對面村莊裏花將謝 多情多恨 似乎也是病 因此月光下悄悄地 搖搖擺擺地走了 (半賓譯) Cho Chi-hun "A Shirt Dallying with Flower Petals" -- To Pak Mog-wol Over the rocks on the nippy mountain The sky is far off Setting the mountain birds Into desolate cries Seven hundred li of waterways Where clouds float down A wanderer's long sleeves Are tinged with flower p..

김정희,"황산 김유근 시의 운을 차례로 따라서" 두 수 중 둘째

金正喜 〈次黃山韻〉二首之二 芳辰對酒每咨嗟, 難把酒錢歲月賖。 愧我填腸同麥飯, 如君稀世是菖花。 蠅蚊應少拈茶處, 蜂蝶爭喧嫁棗家。 滿眼石榴開似火, 門前轢轢到詩車。 注:酒字重。第四句菖花,即菖蒲花,象徵富貴。梁張文獻皇后見庭前菖蒲生花,因嘗聞見之者富貴,遽取吞之,是月產高祖,即梁武帝。第六句嫁棗指冬季用斧背捶打棗樹基部,以促進開花,提高座果。 (酒字重) 김정희 "황산 김유근 시의 운을 차례로 따라서" 두 수 중 둘째 꽃피는 좋은 시절이라 술을 마주할 때마다 한숨부터 나옵니다 늘 마셔야 하는데 날이면 날마다 술값을 외상으로 할 수는 없으니까요 나는 부끄럽게도 창자를 채우는 보리밥 같은데; 그대는 세상에 드문 귀한 창포 꽃인 게 분명합니다 파리와 모기가 적은 건 찻잎 따는 언덕; 벌과 나비가 서로 다투 듯 떠들썩한 건 대추나무를 시집..

김정희,"황산 김유근 시의 운을 차례로 따라서" 두 수 중 첫째

金正喜 〈次黃山韻〉二首之一 旋開群白又叢紅, 春色安排次第中。 佳節有名逢穀雨, 韶光無日不番風。 眼前幻相應如是, 分外繁華復不空。 今夜可憐花上月, 清輝入酒去年同。 김정희 "황산 김유근 시의 운을 차례로 따라서" 두 수 중 첫째 흰 꽃이 무리 지어 피더니 번갈아 가며 또 붉은 꽃이 몰려 피어 봄의 색깔이 차례를 따라 어우러집니다 좋은 시절로 이름이 있는 곡우가 오고 아름다운 경치 속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꽃 소식 담은 바람이 붑니다 눈앞의 덧없는 모습은 늘 이렇기 마련이지만 분에 넘치는 번화함에 다시는 비어 부족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밤 사랑스러운 꽃 위의 저 달 맑은 빛이 술잔 속으로 스미는 것도 지난해와 같습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Following the Rhyming of Hwangsa..

정호승 수선화에게 (중국어 영어 번역)

鄭浩承 (1950 - ) 〈給水仙花〉 別哭, 我們孤獨,因而是人。 活著就是孤獨而堅持下去的。 不要平白無故地等着不會來的電話。 下雪就走雪上徑, 下雨就走雨裏路。 葦叢裏的黑胸鷸也在看着你。 上帝也偶爾因為孤獨而流淚。 小鳥棲息在樹枝上也是因為孤獨, 你坐在水邊也是因為孤獨。 山影也因為孤獨每天降一次到村子裏。 鐘聲也因為孤獨響徹天宇。 (半賓譯) Chung Ho-seung (1950 - ) "To the Daffodil" Don't cry. We're lonely, and that makes us human beings. To live is to live on, enduring loneliness. Don't wait purposelessly for a phone call not about to come. When it sn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