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번역(韓國現代詩翻譯)

정호승 수선화에게 (중국어 영어 번역)

반빈(半賓) 2023. 3. 20. 08:14

鄭浩承 (1950 - )

 

〈給水仙花〉

 

別哭,

我們孤獨,因而是人。

活著就是孤獨而堅持下去的。

不要平白無故地等着不會來的電話。

下雪就走雪上徑,

下雨就走雨裏路。

葦叢裏的黑胸鷸也在看着你。

上帝也偶爾因為孤獨而流淚。

小鳥棲息在樹枝上也是因為孤獨,

你坐在水邊也是因為孤獨。

山影也因為孤獨每天降一次到村子裏。

鐘聲也因為孤獨響徹天宇。

(半賓譯)

 

Chung Ho-seung (1950 - )

 

"To the Daffodil"

 

Don't cry.

We're lonely, and that makes us human beings.

To live is to live on, enduring loneliness.

Don't wait purposelessly for a phone call not about to come.

When it snows, walk the paths on the snow;

When it rains, walk the road in the rain.

Dark-chested snipes in the reed grove are watching you.

Now and then, Heavenly Lord, too, drops tears for loneliness.

Birds perch on tree branches for loneliness as well.

You, too, sit by the water because you're lonely.

Mountain shadows also come to the village once a day for loneliness.

Bells toll, spreading the sound far and wide because of loneliness.

(H. Rhew, tr.)

 

韓文原文:

 

정호승 (1950 - )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