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喜
〈失題〉(五律)
庭陰濃欲滴,
歲月已侵尋。
幽竹憐王子,
朱華憶謝臨。
病違雙蠟屐,
情重異苔岑。
不有郵筒過,
誰破寂寥心。
注:頷聯〈王子〉為王羲之之子王徽之,甚愛竹,「何可一日無此君」為其傳世名言。「謝臨」為謝靈運,曾任臨川太守。
김정희
"제목은 잃었습니다"(오언율시)
정원의 그늘이 짙어져 물방울처럼 듣는 듯하고
세월은 조금씩 흐르고 또 흘렀습니다
그윽한 대나무 숲 왕희지의 아들이 그립고
붉은 꽃밭에서는 사령운을 기억합니다
몸이 병들어 초를 먹인 나막신을 멀리하지만
정 때문인지 여러가지 이끼들이 다 소중합니다
시를 담은 편지 봉투가 오지 않는다면
누가 이 적적한 마음을 없애 주겠습니까
주: 세째 구절은 왕희지(王羲之, 303-361)의 아들 왕휘지(王徽之, 338-386)를 이야기하는데, 그는 하루도 대나무 없이 살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대나무를 사랑했다고 합니다. 네째 구절은 사령운(謝靈運, 385-433)을 지칭합니다. 그는 임천(臨川)의 태수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반빈 역)
Kim Chong-hui
"Title Lost" (Penta-syllabic Regulated Verse)
The shade in the courtyard is so thick that it seems dripping.
Time has been flowing continuously, on and on.
In the serenity of bamboo grove, I adore the Wang family son;
By the patches of red flowers, I remember Xie in Linchuan.
The ailing body shuns the well-waxed clogs;
My feelings cherish various mixed mosses.
If envelops do not come, carrying poems,
Who is to shatter the desolation in my heart?
Note: Line #3 refers to Wang Huizhi (王徽之, 338-386), who is s son of Wang Xizhi (王羲之, 303-361). He is known to have said that he could not live a single day without bamboo trees. Line #4 refers to Xie Lingyun (謝靈運, 385-433), who was once appointed as the governor of Linchuan (臨川).
(H. Rhew,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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