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西朴氏
次韻(初夏)
蓬門盡日未曾開,堆案詩書已滿埃。
午睡矇矓頻墜枕,離懷寂寞試含盃。
春將花事堂堂去,風送茶煙細細來。
昏惰不須仍自棄,人間誰復八叉才。
注:末句用八叉成詩事。事出孫光憲《北夢瑣言》卷四〈溫李齊名〉條:「(溫庭筠)工於賦,每入試,押官韻作賦,凡八叉手而八韻成。」
죽서 박씨
"같은 운을 다시 써서 초여름을 읊습니다"
하루 종일 사립문을
한 번도 열지 않았고
책상 위 시와 편지는
이미 먼지로 덮였습니다.
낮잠에 몽롱하게 취해
걸핏하면 베개에서 떨어지고;
이별의 회한으로 외로워
술잔을 홀짝거려 봅니다
봄은 꽃들을 모두 데리고
당당하게 물러났고;
바람에 차 끓이는 연기가
가볍게 날려 옵니다
어리석고 게으르다 해도
스스로 포기하지는 말아야 하겠지요
우리들 중 누구에게 다시 두 손 여덟 번
맞잡는 동안 시를 써 낼 재주가 있겠습니까
주: 마지막 구절은 〈두 손을 여덟 번 모아 쥐는 사이에 시를 완성한다〉는 〈팔차성시 八叉成詩〉의 전고를 사용합니다. 이 전고의 출전은 손광헌의 《북몽쇄언 北夢瑣言》으로 「(온정균은)시를 잘 썼다. 과장에 들 때마다 조정이 정한 운으로 시를 짓는데, 두 손을 여덟 번 모아 쥐면 여덟 운(열 여섯 구절)이 완성되었다」 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반빈 역)
Bak Jukseo
"Chanting Early Summer Again, Using the Same Rhyme."
All day long, the brushwood gate
Was not open even once,
And the poems and letters on the desk
Are covered with dust.
Getting fuzzy in my nap,
I fall off the pillow every now and then;
Feeling lonely for the regrets of separation
I sip wine from the cup.
Spring has retreated with dignity
Taking all the flowers;
The wind sends in nimbly
The smoke of brewing tea.
Dull-witted and indolent I may be,
I must not give up.
Who among us is talented to compose
A poem quickly while clasping hands eight times?
Note: The last lines uses a story of Wen Tingyun (溫庭筠, 812-870), who was known for the talent of composing poems swiftly. The story recorded in Sun Guangxian's Beimeng Suoyan (《北夢瑣言》) reads: "(Wen Tingyun was) well versed in poetry. Every time when he took an examination to compose a poem using the rhyming authorized by the court, he completed an eight-rhyme (sixteen-line) poem while clasping his two hands eight times."
(H. Rhew,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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