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宅洙(1970- )
〈樹的修辭學·一〉
花開了
是城市把反詰修辭
教給樹的
到這個城市來作移住市民後
我也立刻省悟了照直表露心跡
是多麼愚笨的事
可是活著吧,虛飄飄地也好,勞碌植根吧
與其隱藏內心
寧願熟練扭曲的三十幾歲以後
樹一直是我老師
他不能忍受的
是蝴蝶蜜蜂
嗡嗡跟隨花香
是小蟲把說是已有抗性的葉子
仍舊如常地
喀哧喀哧吃光
是在路邊噪聲嚷嚷的路燈旁許久日子裏
受著神經症失眠症困擾還綻放的花
真不能忍受。樹其實是
因恥辱而蒼翠茂盛的
(半賓譯)
Son T'aek-su (1970- )
"The Rhetoric of Trees, I"
Flowers have bloomed.
That means the city taught
Ironic expressions to trees.
No sooner than becoming an immigrant citizen of this city
I realized how foolish it was to reveal my inner thoughts,
But let's remain alive,
Tenaciously putting down roots, even if they're loose.
Since I turned thirty-something, when I learned to twist
Rather than hiding my true intentions,
Trees have been my teacher.
Unbearable to them is that
Butterflies and bees
Buzz around chasing floral scents;
Unfazed by the resistance developed,
Bugs continue to crunch
On tree leaves;
Flowers blooming, suffering from neurosis and insomnia,
By being there by streetlights on noisy roads day after day.
It is unbearable. Trees, as a matter of fact,
Are green because of indignity.
(H. Rhew, tr.)
韓文原文:
손택수 (1970- )
"나무의 수사학1"
꽃이 피었다
도시가 나무에게
반어법을 가르친 것이다
이 도시의 이주민이 된 뒤부터
속마음을 곧이곧대로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나도 곧 깨닫게 되었지만
살아있자, 악착같이 들뜬 뿌리라도 내리자
속마음을 감추는 대신
비트는 법을 익히게 된 서른 몇 이후부터
나무는 나의 스승
그가 견딜 수 없는 건
꽃향기 따라 나비와 벌이
붕붕거린다는 것,
내성이 생긴 이파리를
벌레들이 변함없이 아삭아삭
뜯어 먹는다는 것
도로변 시끄러운 가로등 곁에서 허구한 날
신경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피어나는 꽃
참을 수 없다 나무는, 알고 보면
치욕으로 푸르다
- 시집 〈나무의 수사학〉(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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