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떠우푸(老豆腐)" 우스갯소리로 하신 말이겠지만 결혼을 며칠 앞두고 가진 한 저녁자리에서 내 장인은 따님의 혼처가 원래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정해졌다고 하셨다. 마침 저녁상에 오른 두부요리가 화제가 된 끝에 나온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렸을 적부터 두부를 좋아해서 늘 두부공장집으로 시집을 보내야한다고 말해왔는데 어쩌다 보니 고리타분하게 중국고전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보내게 됐다는 말씀이었다. 내 자격지심때문이었는지 그 말씀이 그냥 우스개로만 들리지 않았다. 그 때만 해도 중국이 아직 소위 "죽(竹)의 장막"에 가려져 있어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문학을 공부하는 게 그리 희망이 있어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그 때 내 인생의 청사진이 꼭 배고프게 살겠다는 선언처럼 들릴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