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258

"우방이 새 관리를 임명했습니다 友邦任新官"

半賓 〈友邦任新官〉 友邦擇取任新官,自測自嘲難免嘆。或拜或川來日暗,故鄉情境更心寒。(甲辰孟夏) 반빈 "우방이 새 관리를 임명했습니다" 친구의 나라가 새 관리를      골라 임명했습니다스스로를 헤아리고 스스로를 비웃으며      탄식을 면하기 어렵습니다빠이씨이든 트럼씨이든      앞으로 올 날이 어둡습니다고향의 상황은      더욱 마음을 싸늘하게 합니다(갑진년 여름의 첫 달에) H. Rhew "A Friendly State Appointed New Officials" A friendly state has chosen        And appointed new officials.Reflecting on and laughing at our own,        It is hard not to lament.B..

시선(詩選) 2024.06.05

"아버지가 신선이 되어 떠나시고 이 십 년이 흘렀습니다 先父仙逝二十周年"

半賓 〈先父仙逝二十周年〉 若無瞽瞍孝能行,戲詰先親實自衡。憐弱同愁忘晝夜,謝天頌贊獻平生。父情淡雅身為則,祖愛無間滿笑聲。記憶廿年仍楚楚,心中星宿燦晶晶。(甲辰公曆五月二十五日) 반빈 "아버지가 신선이 되어 떠나시고 이 십 년이 흘렀습니다" 눈먼 못된 늙은이가 없었더라면      순임금이 효도를 행할 수 있었겠느냐고장난스럽게 선친께 따져 물었던 건      사실은 내 자신을 가늠해 보기 위해서 였지요 약한 사람들을 아껴 걱정을 함께 하는데      밤과 낮을 잊으셨고하늘에 감사해 기리고 찬미하는데      평생을 바치셨습니다 아버지로서의 사랑은 담담하고 단아해      스스로의 몸으로 모범을 보이셨고할아버지 사랑은 간격이 없어서      웃음소리로 가득했습니다 가신지 이 십 년 지금도 기억이      여전히 생생해마음 ..

시선(詩選) 2024.06.01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이 모여 반 백 년을 이야기합니다 同學聚語半百年"

半賓 〈同學聚語半百年〉 富民屋裏一間房,白首笑顏回憶長。浩渺全球程步履,須臾半百轉星霜。大多早已成爺輩,三二嗟乎返北邙。盛饌衷情難忘卻,自今多冀共稱觴。(甲辰小滿) 반빈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이 모여 반 백 년을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을 풍족하게 한다는      부민옥 방 한 칸에서흰 머리 웃는 얼굴들      길게 돌이켜 기억합니다 아득한 지구 전체를      타박타박 걸었고;잠깐 사이에 반 백 번      별이 돌고 서리철이 바뀌었습니다 대부분은 일찌감치      할아버지 세대가 되었지만두셋은 아아      이미 북망산으로 돌아갔습니다 풍요로운 음식과 깊은 정은      잊기 어렵겠지요지금부터는 자주 함께 잔을 들어      건배하기를 바랍니다(갑진년 소만에) H. Rhew "Classmates Meet and Ch..

시선(詩選) 2024.05.29

"대전에 가서 길수형을 방문했지만 만나지 못했습니다 至大田訪吉洙兄不遇"

半賓 〈至大田訪吉洙兄不遇〉 希圖請宴已多年,不為供餐為尚賢。誰料仁兄身不適,做人心法待心傳。(甲辰小滿後數日) 반빈 "대전에 가서 길수형을 방문했지만 만나지 못했습니다" 잘 대접하고 싶다고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생각했지요꼭 식사를 드리려는 게 아니라      어진 사람을 존중해서 였습니다형님의 몸이 편하지 않을 것을      누가 예상했겠습니까사람 구실을 위한 마음의 법은      마음을 통해 전해주기를 기다립니다(갑진년 소만 며칠 후) H. Rhew "Going to Tae-jōn to Visit Kil-su, but Not Getting to Meet Him" It has been many years since        I started hoping to invite you to a banquet..

시선(詩選) 2024.05.28

"낯선 고향을 탄식합니다 陌生故鄉之歎"

半賓 〈陌生故鄉之歎〉 漫遊山路悦心身,晤聚親朋我半賓。不解交通遲到約,回鄉卻作異邦人。(甲辰初夏) 반빈 "낯선 고향을 탄식합니다" 한가롭게 산길을 걸으니      마음과 몸이 즐겁지만친구들 만나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반쯤은 손님입니다교통 사정을 이해하지 못해      약속에 늦게 도착했으니내 고향으로 돌아왔으면서      오히려 이방인 노릇을 한 것이지요(갑진년 초여름) H. Rhew "Lamenting on Being a Stranger at Home" A carefree walk on mountain paths        Pleased my heart and body,But the I who met and chatted with old friends,         Remained a guest a..

시선(詩選) 2024.05.21

"이상은 '새벽에 앉아'의 운을 따라 잠을 적게 자는 일생을 노래합니다 次義山曉坐韻詠少眠一生"

半賓 〈次義山曉坐韻詠少眠一生〉 平生練少眠,略躺即安然。功課如催債,書林比海煙。晨曦興氣魄,夜鳥扣心弦。懊惱家人勸,而今過壯年。(甲辰立夏) 반빈 "이상은 '새벽에 앉아'의 운을 따라 잠을 적게 자는 일생을 노래합니다" 평생 잠 덜 자는 걸 익혀서잠시만 누우면 쾌적합니다 해야 하는 숙제가 빚 독촉 비슷하고;보고 싶은 책이 바다 안개 만큼입니다 아침 햇살이 힘찬 정신을 깨우고밤에는 새소리가 심금을 울리지요 가족들은 언짢고 걱정스러워 권합니다이제 한창때는 이미 지난 나이라네요(갑진년 입하에) H. Rhew "Singing a Life of Less Sleep, Using the rhyming of 'Sitting in Early Morning' by Li Shangyin (813-858)" Having practiced..

시선(詩選) 2024.05.15

"임옥산 (1907-2004) 화백의 작품 〈(호시)탐탐〉에 붙입니다 題林玉山眈眈"

半賓 〈題林玉山眈眈〉 虎視眈眈目熊熊,大口張開理始通。語出易經颐六四,期求逐逐欲無窮。動之噬嗑颐中食,口實怡人愉自得。來世畫師請另為,口開虎視更加直。        注:頷聯用《周易》颐卦六四爻辭:「虎視眈眈,其欲逐逐。」颐卦卦象似口形以上下顎即臼齒構成。頸聯用〈之卦〉之說。如颐卦六四為老陰,所得之卦為〈遇颐之噬嗑〉。噬嗑卦彖傳曰:「颐中有物,曰噬嗑。」九四即其物也。(甲辰晚春) 반빈 "임옥산 (1907-2004) 화백의 작품 〈(호시)탐탐〉에 붙입니다" 뚫어지게 바라보는 호랑이      눈이 불타는 듯 번뜩이지만큰 입을 크게 벌려야      비로소 이치에 닿습니다호시탐탐이란 말은 《역경》      이(颐)괘의 네번째 음효에서 나왔지요바라고 구하며 쫓고 쫓으니      욕심에 끝이 없습니다그 효가 움직이면 서합(噬嗑)괘로 가는데      입..

시선(詩選) 2024.05.08

"사패 자고천에 붙여 학업 이룸을 축하합니다 填鷓鴣天一闋祝學業成"

半賓 〈填鷓鴣天一闋祝學業成〉 四五星霜學業成,尋思求智取精宏。案前芸帙傳明德,眼裏世情待力行。 深又博,可和鳴,逆流不懼互支撐。諸君往後何如運,昨夜神明顯吉貞。(甲辰晚春) 반빈 "사패 자고천에 붙여 학업 이룸을 축하합니다" 네다섯 바퀴 별들이 돌고 서리 계절이 바뀌는 동안      학업을 이루었네요생각을 찾고 지혜를 구하며      넓은 데서 세련된 것을 골랐지요책상 위에서 많은 책들이      밝은 힘을 전했고;눈 앞의 세상 모습은      힘써 실천해 주길 기다립니다       깊이와 폭      조화로운 울림으로거꾸로 흐르는 물도 두려울 게 없이      서로 받치고 버티어 주겠지요지금부터 여러분들의      운은 어떠할까요어젯밤 천지신명이      상서로운 점괘를 주셨습니다(갑진년 늦봄에) H. Rhew "Fi..

시선(詩選) 2024.05.01

"화롄의 지진 花蓮地震"

半賓 〈花蓮地震〉 無一不搖何處依,蘇蘇虩虩失魂飛。再三震動驚心亂,百里餘波膽魄微。陰疊陽單分上下,山兼雷洊倒成非。胸懷太魯溪流秀,峽谷清風早日歸。        注:〈蘇蘇虩虩〉取自《周易》震卦之卦辭爻辭。頸聯用震艮二卦卦象。〈大象傳〉稱震卦及其倒轉之艮卦為〈洊雷〉及〈兼山〉。(甲辰清明後數日) 반빈 "화롄의 지진" 무엇 하나 흔들리지 않는 게 없으니      어느 곳에 기대나요벌벌 부들부들 떨고 있으니      혼이 빠져 날아가지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진동하니      놀란 마음이 어지럽고백 리를 가는 여파에      담이고 기백이고 조그마해 지겠지요 음은 둘이 겹치고 양은 하나인데      위 아래가 나뉘고겹겹 산과 쌓인 우레소리는      거꾸러지니 틀려집니다 가..

시선(詩選) 2024.04.24

리탕(李唐,1066-1150),"그림에 붙입니다 題畫"

李唐 〈題畫〉 雲裏煙村雨裏灘, 看之容易作之難。 早知不入時人眼, 多買胭脂畫牡丹。 리탕 (李唐, 1066-1150) "그림에 붙입니다" 구름 속 연기 피어 오르는 마을과 비 내리는 여울 보기에는 쉬워도 그리기는 어렵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이 이런 경치에 눈을 주지 않는 걸 일찍 알았다면 물감을 더 많이 사서 모란꽃을 그렸겠지요 (반빈 역) Li Tang (1066-1150) "Inscribed on aa Painting" Clouded hamlets from where smoke spirals up And rapids in the rain— They look easy, But in fact is difficult to paint. Had I known that people of these day Do not c..

시선(詩選) 202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