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258

"삼복에 들어서서 入三伏"

半賓 〈入三伏〉 一伏繼重三,炎陽苦不堪。西言稱狗日,我說比燕頷。脊滿流飆汗,目眯逃正南。芭蕉圖扇面,或可送山嵐。                注:四句〈燕頷〉,語出自《後漢書·班超傳》。班超有〈燕頷虎頸〉之相,形容相貌威武。(甲辰中伏) 반빈 "삼복에 들어서서" 한 번 복날에 들면 세 번이 이어지지요불볕의 고통은 참아 견딜 수 없습니다. 서양에서는 개 같은 날이라 부르고나는 제비 턱의 무서운 얼굴에 비교합니다 등골을 채우며 땀이 물 흐르듯 하고가늘게 뜬 눈은 정남쪽을 피합니다 파초 잎을 부채에 그려 넣으면혹시 시원한 산안개를 보내줄 수 있을까요            주: 네째 행의 "제비 턱"은 《후한서後漢書·반초전班超傳》에서 나왔습니다. "제비 턱"과 "호랑이 목"을 가졌던 반초의 무서운 모습과 훗날 세운 무공을 연관해 기록..

시선(詩選) 2024.07.30

"민기형을 생각하며 흐느낍니다 哭敏基哥"

半賓 〈哭敏基哥〉 低哭平生聽一哭,遠行前夜勸徐行。清聲清志如朝露,可泣可歌同老兵。簷下佳人情切切,天門親舊淚盈盈。成仙偶轉看鄉井,哥曲余吟請共鳴。                注:金敏基(1951-2024),韓國音樂家,話劇及歌劇導演,製作人。〈朝露〉、〈親舊〉等歌曲為韓國現代大衆音樂現代化的鞏固基礎。《工廠之光》、《一路地鐵》等歌劇,為民衆藝術之典範。一生受到政治壓迫,幾乎所有作品被禁止。但以不屈之精神留下了深刻影響。他領導的劇團《學田》不但培養無數人才,而且對藝術人員的尊敬與公平待遇創下了空前絕後的榜樣。頷、頸二聯四句各用金敏基作品之題。(甲辰大暑) 반빈 "민기형을 생각하며 흐느낍니다" 낮게 흐느끼신 한 평생이셨지요      이제 제 흐느낌을 한번 들으시지요먼 길 떠나기 전날 밤에      천천히 가시길 권합니다 아침이슬처럼      맑은 소리 맑은 ..

시선(詩選) 2024.07.24

"갑진년 미국 대통령 선거 甲辰美國大選"

半賓 〈甲辰美國大選〉 自負超強美利堅,驕矜威望近齊天。其因莫不稱民主,審舉新官每四年。誰料此回逢大選,選民迷惑在荒煙。八旬耄耋無量度,自我評估尤缺賢。半句說辭文法舛,一生違法任牽連。無稽戲劇更加劇,刺客開槍擦耳邊。子彈破皮稍出血,另方致命見黃泉。誰勝誰負或皆敗,挫折市民最惜憐。(甲辰大暑前三日) 반빈 "갑진년 미국 대통령 선거" 초강대국이라고 자부하는      미리견, 아름답고 이롭고 든든한 나라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는 위세와 명망이      하늘에 다다를 정도입니다그 이유는 하나 같이 모두      민주라는 이름으로 부르며사 년마다 새 관리를      심사해서 뽑는다는 것입니다그러나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요      이번 맞이한 대통령선거는투표할 사람들을 험한 안개 속에서      길도 정신도 잃게 합니다팔순이 지난 노인네들이    ..

시선(詩選) 2024.07.21

"유에프오 幽浮八韻"

半賓 〈幽浮八韻〉 乘雲如白日,疑是碟幽浮。天宇晴無蔽,光芒晃閃流。飛馳藍蓋亞,發出遠星球。此訪為偵探,或來尋伴遊。迎賓當設宴,防敵審端由。黃壤愁能止,蒼穹夢不休。遷離情忽忽,記異緒悠悠。確認求方策,忡忡缺解憂。(甲辰夏至小暑間) 반빈 "유에프오" 하얀 해처럼 구름에 올라탄 것이혹시 접시모양의 유에프오가 아닌가 합니다하늘이 맑아 가리는 것이 없고빛발이 눈부시게 번쩍이며 흐릅니다파란 지구로 날아 달려 왔는데머나먼 별에서 출발했겠지요이번에 온 것이 정탐을 하기 위해서인지아니면 함께 놀자고 짝을 찾으려 온 것인지손님으로 맞이한다면 연회를 베풀어야 하지만적을 막으려면 자초지종을 캐물어야 하겠지요이 땅에 대해서 걱정이 그칠 수 없겠지만하늘 밖에 대한 꿈 역시 멈출 줄 모릅니다그러다 언뜻 떠나가니 마음이 허전하고기이한 것의 기억에 생각이..

시선(詩選) 2024.07.17

"단오절에 갖는 느낌으로 절구 또 한 수 端陽有感又一絕"

半賓 〈端陽有感又一絕〉 為何僅憶靈均惱,水葬子胥疑更早。食粽划舟或始閭,亦交漁丈諾聞道。(甲辰端午) 반빈 "단오절에 갖는 느낌으로 절구 또 한 수" 무엇 때문에 오로지      굴원의 고뇌만을 기억하나요물속으로 장사를 지낸 건      오자서가 먼저 같습니다찰밥을 대나무 잎으로 싸 먹고      배를 젓는 건 여강에서 시작하지 않았나요오자서 역시 어부 노인을 만나      도리를 깨우치기로 다짐했습니다      주: 굴원(屈原,기원전340?-278)이 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건 맥라강에서 였고, 오자서(伍子胥,기원전 485년 사망)의 시신이 던져진 곳은 여강이었습니다. 찰밥을 대나무 잎으로 싼 종자(粽子)라는 음식을 먹고, 용주라는 배를 저은 것이 굴원의 시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였다고 전해지지만, 오자서를 ..

시선(詩選) 2024.07.10

"단오절에 갖는 느낌 端陽有感"

半賓 〈端陽有感〉 端陽季節好,萬物重新造。只是不時追,靈均楚澤惱。(甲辰端午) 반빈 "단오절에 갖는 느낌" 단오절은 참 좋은 계절입니다만물이 새로이 만들어지지요오로지 하나 초나라 못가 굴원의 고뇌를시도 때도 없이 돌이키게 됩니다(갑진년 단오에) H. Rhew "A Thought on the Fifth of the Fifth Moon" The Fifth of the Fifth Moon is in a good season,With the myriad things recreated afresh.Only one thing, though, is that I am remindedEvery so often of Qu Yuan's agonies by the Chu marsh.                Note: The f..

시선(詩選) 2024.07.02

"이솝우화 伊索寓言"

半賓 〈伊索寓言〉 伊氏才談趣不窮,尋常看做為兒童。其中訓誨無年限,何況時移致失聰。(甲辰孟夏) 반빈 "이솝우화" 이솝씨의 재치있는 이야기는      재미가 끝이 없지요보통은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로 생각합니다그런데 그 안에 담긴 교훈에는      나이의 제한이 없습니다더구나 시간이 흐를수록      머리가 둔해지지 않나요(갑진년 초여름에) H. Rhew "Aesop's Fables" Witty stories by Aesop        Are filled with endless amusement.They are usually thought        To be for children.But lessons contained        Are not age specific.Besides, are we ..

시선(詩選) 2024.06.26

"하지에 절구 두 수 夏至二絕"

半賓 〈夏至二絕〉 三月窮春艱苦跨,耕耘那得回頭暇。掘來新薯暫充飢,半刻樹蔭當歇夏。         注:二句戲用天文家稱,夏至為太陽轉折處,過次即上〈回頭路〉。 日長氣熱渾天畀,勸諭務農勤事事。大麥收成稻插秧,誠祈梅雨順時至。(甲辰夏至) 반빈 "하지에 절구 두 수" 가난 속에 석 달의 봄을      고달프고 힘들게 넘지요밭 갈고 김 매면서 어떻게      고개를 돌릴 여가가 있겠습니까새 감자를 캐 와서      잠시 배고픔을 달래고나무 그늘 아래서의 몇 분으로      여름 휴가를 대신합니다 긴 날과 높은 기온은      하늘 전체가 내려준 것열심히 농사를 짓고      매사에 부지런하라는 가르침입니다보리 수확을 마치면      벼 모내기를 하고장맛비가 마침맞은 때에 내리기를      정성을 다해 빌어야 합니다(갑진년 하지에..

시선(詩選) 2024.06.22

"콧노래로 부르는 어린시절의 노래 哼唱兒時歌"

半賓 〈哼唱兒時歌〉 懷裏孫兒或叫囂,睡時順手見千嬌。引開入睡何容易,始僅微搖漸蹦跳。蹦躂無功勞胳臂,繼之依靠唱童謠。「今年亦發紫秋錦,花圃盈盈真富饒。」「雨傘三支同走路,毛毛細雨濕今朝。」和諧旋律皆明白,曲曲歌詞無計策。有曲無辭樂不成,如今記憶非平昔。頂多唱出二三行,立即悄悄自轉哼。數句哼哼笑哈哈,孫兒睡醒亮晶晶。(甲辰芒種) 반빈 "콧노래로 부르는 어린시절의 노래" 품에 안은 손주는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우기도 합니다잠 잘 때가 쉬워서      제일 예쁘게 보이지요잘 달래서 잠들게 하는 게      어찌 쉽겠습니까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흔들어 주지만      점점 깡충깡충 뛰게 됩니다펄쩍펄쩍 뛰어도 효과가 없으면      팔이 힘들고 아프지요이어서는 동요를 불러      거기 의지해 봅니다"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시선(詩選) 2024.06.19

"커피 咖啡"

半賓 〈咖啡〉 晨間磨豆耳鼻歆,過濾咖啡過濾心。昨晚汲來甘露水,今加苦澀味餘深。(甲辰初夏) 반빈 "커피" 새벽녘에 원두를 갈면      귀와 코가 즐겁지요커피를 걸러내면서는      마음도 걸러집니다어제 저녁에 길어온      달콤한 이슬 샘물에이제 씁쓸함 떨떠름함을 더하니      입에 남는 맛이 깊습니다(갑진년 초여름) H. Rhew "Coffee" Grinding beans in early morning        Pleases my ears and nose.As coffee is filtered,        My heart gets filtered as well.To the sweet dew spring water        I drew in the evening yesterday,Tart bitt..

시선(詩選) 2024.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