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240

"콧노래로 부르는 어린시절의 노래 哼唱兒時歌"

半賓 〈哼唱兒時歌〉 懷裏孫兒或叫囂,睡時順手見千嬌。引開入睡何容易,始僅微搖漸蹦跳。蹦躂無功勞胳臂,繼之依靠唱童謠。「今年亦發紫秋錦,花圃盈盈真富饒。」「雨傘三支同走路,毛毛細雨濕今朝。」和諧旋律皆明白,曲曲歌詞無計策。有曲無辭樂不成,如今記憶非平昔。頂多唱出二三行,立即悄悄自轉哼。數句哼哼笑哈哈,孫兒睡醒亮晶晶。(甲辰芒種) 반빈 "콧노래로 부르는 어린시절의 노래" 품에 안은 손주는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우기도 합니다잠 잘 때가 쉬워서      제일 예쁘게 보이지요잘 달래서 잠들게 하는 게      어찌 쉽겠습니까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흔들어 주지만      점점 깡충깡충 뛰게 됩니다펄쩍펄쩍 뛰어도 효과가 없으면      팔이 힘들고 아프지요이어서는 동요를 불러      거기 의지해 봅니다"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시선(詩選) 2024.06.19

"커피 咖啡"

半賓 〈咖啡〉 晨間磨豆耳鼻歆,過濾咖啡過濾心。昨晚汲來甘露水,今加苦澀味餘深。(甲辰初夏) 반빈 "커피" 새벽녘에 원두를 갈면      귀와 코가 즐겁지요커피를 걸러내면서는      마음도 걸러집니다어제 저녁에 길어온      달콤한 이슬 샘물에이제 씁쓸함 떨떠름함을 더하니      입에 남는 맛이 깊습니다(갑진년 초여름) H. Rhew "Coffee" Grinding beans in early morning        Pleases my ears and nose.As coffee is filtered,        My heart gets filtered as well.To the sweet dew spring water        I drew in the evening yesterday,Tart bitt..

시선(詩選) 2024.06.12

"우방이 새 관리를 임명했습니다 友邦任新官"

半賓 〈友邦任新官〉 友邦擇取任新官,自測自嘲難免嘆。或拜或川來日暗,故鄉情境更心寒。(甲辰孟夏) 반빈 "우방이 새 관리를 임명했습니다" 친구의 나라가 새 관리를      골라 임명했습니다스스로를 헤아리고 스스로를 비웃으며      탄식을 면하기 어렵습니다빠이씨이든 트럼씨이든      앞으로 올 날이 어둡습니다고향의 상황은      더욱 마음을 싸늘하게 합니다(갑진년 여름의 첫 달에) H. Rhew "A Friendly State Appointed New Officials" A friendly state has chosen        And appointed new officials.Reflecting on and laughing at our own,        It is hard not to lament.B..

시선(詩選) 2024.06.05

"아버지가 신선이 되어 떠나시고 이 십 년이 흘렀습니다 先父仙逝二十周年"

半賓 〈先父仙逝二十周年〉 若無瞽瞍孝能行,戲詰先親實自衡。憐弱同愁忘晝夜,謝天頌贊獻平生。父情淡雅身為則,祖愛無間滿笑聲。記憶廿年仍楚楚,心中星宿燦晶晶。(甲辰公曆五月二十五日) 반빈 "아버지가 신선이 되어 떠나시고 이 십 년이 흘렀습니다" 눈먼 못된 늙은이가 없었더라면      순임금이 효도를 행할 수 있었겠느냐고장난스럽게 선친께 따져 물었던 건      사실은 내 자신을 가늠해 보기 위해서 였지요 약한 사람들을 아껴 걱정을 함께 하는데      밤과 낮을 잊으셨고하늘에 감사해 기리고 찬미하는데      평생을 바치셨습니다 아버지로서의 사랑은 담담하고 단아해      스스로의 몸으로 모범을 보이셨고할아버지 사랑은 간격이 없어서      웃음소리로 가득했습니다 가신지 이 십 년 지금도 기억이      여전히 생생해마음 ..

시선(詩選) 2024.06.01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이 모여 반 백 년을 이야기합니다 同學聚語半百年"

半賓 〈同學聚語半百年〉 富民屋裏一間房,白首笑顏回憶長。浩渺全球程步履,須臾半百轉星霜。大多早已成爺輩,三二嗟乎返北邙。盛饌衷情難忘卻,自今多冀共稱觴。(甲辰小滿) 반빈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이 모여 반 백 년을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을 풍족하게 한다는      부민옥 방 한 칸에서흰 머리 웃는 얼굴들      길게 돌이켜 기억합니다 아득한 지구 전체를      타박타박 걸었고;잠깐 사이에 반 백 번      별이 돌고 서리철이 바뀌었습니다 대부분은 일찌감치      할아버지 세대가 되었지만두셋은 아아      이미 북망산으로 돌아갔습니다 풍요로운 음식과 깊은 정은      잊기 어렵겠지요지금부터는 자주 함께 잔을 들어      건배하기를 바랍니다(갑진년 소만에) H. Rhew "Classmates Meet and Ch..

시선(詩選) 2024.05.29

"대전에 가서 길수형을 방문했지만 만나지 못했습니다 至大田訪吉洙兄不遇"

半賓 〈至大田訪吉洙兄不遇〉 希圖請宴已多年,不為供餐為尚賢。誰料仁兄身不適,做人心法待心傳。(甲辰小滿後數日) 반빈 "대전에 가서 길수형을 방문했지만 만나지 못했습니다" 잘 대접하고 싶다고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생각했지요꼭 식사를 드리려는 게 아니라      어진 사람을 존중해서 였습니다형님의 몸이 편하지 않을 것을      누가 예상했겠습니까사람 구실을 위한 마음의 법은      마음을 통해 전해주기를 기다립니다(갑진년 소만 며칠 후) H. Rhew "Going to Tae-jōn to Visit Kil-su, but Not Getting to Meet Him" It has been many years since        I started hoping to invite you to a banquet..

시선(詩選) 2024.05.28

"낯선 고향을 탄식합니다 陌生故鄉之歎"

半賓 〈陌生故鄉之歎〉 漫遊山路悦心身,晤聚親朋我半賓。不解交通遲到約,回鄉卻作異邦人。(甲辰初夏) 반빈 "낯선 고향을 탄식합니다" 한가롭게 산길을 걸으니      마음과 몸이 즐겁지만친구들 만나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반쯤은 손님입니다교통 사정을 이해하지 못해      약속에 늦게 도착했으니내 고향으로 돌아왔으면서      오히려 이방인 노릇을 한 것이지요(갑진년 초여름) H. Rhew "Lamenting on Being a Stranger at Home" A carefree walk on mountain paths        Pleased my heart and body,But the I who met and chatted with old friends,         Remained a guest a..

시선(詩選) 2024.05.21

"이상은 '새벽에 앉아'의 운을 따라 잠을 적게 자는 일생을 노래합니다 次義山曉坐韻詠少眠一生"

半賓 〈次義山曉坐韻詠少眠一生〉 平生練少眠,略躺即安然。功課如催債,書林比海煙。晨曦興氣魄,夜鳥扣心弦。懊惱家人勸,而今過壯年。(甲辰立夏) 반빈 "이상은 '새벽에 앉아'의 운을 따라 잠을 적게 자는 일생을 노래합니다" 평생 잠 덜 자는 걸 익혀서잠시만 누우면 쾌적합니다 해야 하는 숙제가 빚 독촉 비슷하고;보고 싶은 책이 바다 안개 만큼입니다 아침 햇살이 힘찬 정신을 깨우고밤에는 새소리가 심금을 울리지요 가족들은 언짢고 걱정스러워 권합니다이제 한창때는 이미 지난 나이라네요(갑진년 입하에) H. Rhew "Singing a Life of Less Sleep, Using the rhyming of 'Sitting in Early Morning' by Li Shangyin (813-858)" Having practiced..

시선(詩選) 2024.05.15

"임옥산 (1907-2004) 화백의 작품 〈(호시)탐탐〉에 붙입니다 題林玉山眈眈"

半賓 〈題林玉山眈眈〉 虎視眈眈目熊熊,大口張開理始通。語出易經颐六四,期求逐逐欲無窮。動之噬嗑颐中食,口實怡人愉自得。來世畫師請另為,口開虎視更加直。        注:頷聯用《周易》颐卦六四爻辭:「虎視眈眈,其欲逐逐。」颐卦卦象似口形以上下顎即臼齒構成。頸聯用〈之卦〉之說。如颐卦六四為老陰,所得之卦為〈遇颐之噬嗑〉。噬嗑卦彖傳曰:「颐中有物,曰噬嗑。」九四即其物也。(甲辰晚春) 반빈 "임옥산 (1907-2004) 화백의 작품 〈(호시)탐탐〉에 붙입니다" 뚫어지게 바라보는 호랑이      눈이 불타는 듯 번뜩이지만큰 입을 크게 벌려야      비로소 이치에 닿습니다호시탐탐이란 말은 《역경》      이(颐)괘의 네번째 음효에서 나왔지요바라고 구하며 쫓고 쫓으니      욕심에 끝이 없습니다그 효가 움직이면 서합(噬嗑)괘로 가는데      입..

시선(詩選) 2024.05.08

"사패 자고천에 붙여 학업 이룸을 축하합니다 填鷓鴣天一闋祝學業成"

半賓 〈填鷓鴣天一闋祝學業成〉 四五星霜學業成,尋思求智取精宏。案前芸帙傳明德,眼裏世情待力行。 深又博,可和鳴,逆流不懼互支撐。諸君往後何如運,昨夜神明顯吉貞。(甲辰晚春) 반빈 "사패 자고천에 붙여 학업 이룸을 축하합니다" 네다섯 바퀴 별들이 돌고 서리 계절이 바뀌는 동안      학업을 이루었네요생각을 찾고 지혜를 구하며      넓은 데서 세련된 것을 골랐지요책상 위에서 많은 책들이      밝은 힘을 전했고;눈 앞의 세상 모습은      힘써 실천해 주길 기다립니다       깊이와 폭      조화로운 울림으로거꾸로 흐르는 물도 두려울 게 없이      서로 받치고 버티어 주겠지요지금부터 여러분들의      운은 어떠할까요어젯밤 천지신명이      상서로운 점괘를 주셨습니다(갑진년 늦봄에) H. Rhew "Fi..

시선(詩選) 20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