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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터우(獅子頭)"

중국음식중엔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이름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서시설(西施舌)"이라는 음식이 그렇다.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서시(西施)의 혀"라는 뜻인데, 중국역사에서 손꼽히는 미인였다는 서시, 그것도 그 여자의 혀를 지칭하고 있으니, 도대체 어떤 음식이길래 그런 이름을 감당할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서시설"은 중국 동남해안에 위치한 복건(福建)성과 타이완의 동남쪽 해안에서 나는 조개의 한 종류인데, 이 조개를 재료로 조리한 음식도 그냥 "서시설"이라고 부른다. 일본음식에서 사시미 재료로 인기가 있는 미루가이라는 조개(우리나라에서는 왕우럭조개나 코끼리 조개라고 부른다)보다는 작은 편이지만 몸체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길고 통통한 수관(水管)부분이 식용으로 애..

"군신유의(君臣有義)"를 생각한다

"군신유의(君臣有義)"를 생각한다 나라의 중요한 직책에 지명된 사람들이 합당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로 한참 사회가 떠들썩했다. 또 흠결의 혐의가 짙은 사람들이 지명되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에 정책의지를 강력히 실천하기 위해서 가까운 사람들을 기용하려다보니 흠결을 알고도 애써 외면했다고 이해해준다면 가장 선의적이겠다. 그러나 사람들이 대통령의 이번 지명에서 내가 데려다 쓴다는데 왠 말이 그렇게 많으냐는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았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이제까지 여러번의 고위공직자 지명에서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총리를 포함해 세 명의 지명자가 사퇴함으로써 마무리되었다고 하지만, 분명히 흠결이 있어보이는 사람을, 상당히 분명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임명하기도 했으니, 진정한 마무리는..

에세이 2010.09.01

"참 특별했던 미사"

참 특별했던 미사 지난 주일(2010년 8월 22일)은 참 특별한 미사에 참여했습니다. 내가 미리 알고 일부러 찾아간 것도 아닌데 많이 배우면서 기도하는 참 좋은 기회였습니다. 큰 은총으로 생각합니다. "아씨씨의 성 프란치스코 (St Francis of Assisi)"라는 본당이었습니다. 갑자기 생긴 일정이 내가 속한 본당의 주일미사 시간과 중복되어 인터넷에서 근처의 다른 본당 미사시간을 확인하고 그냥 한 시간 일찍 교중미사를 하는 본당을 찾아간 것 뿐이었습니다. 동네 전체가 좀 어둠침침해서 분위기가 그리 유쾌해보이지 않았습니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근처에 도착해 차를 세우고 두리번거리며 성당처럼 생긴 건물을 찾다보니 조그만 공원에서 야외미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오르간 두 대와 플룻, 꼭 ..

에세이 2010.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