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이맘 때 써둔 시입니다. 올해의 상황에 특히 어울리는 듯합니다.
반빈
"지려고 뜨는 해"
섣달 그믐 부근 며칠
아침 해를
찬찬히 살펴봅니다
자욱한 안개 뒤로
슬며시 오르며
보이다 말다
숨바꼭질로
눈길을 돌리지
못하게 합니다
지려고 뜨는
해인 것 같아서
마음이 더 쓰이는 건지
빠뜨린 건 없나
그냥 가도 되나
망설이듯
망설이듯
희뿌연 얼굴이
아련합니다
질 해는 져야합니다
밤 지나 같은 해가
다시 뜬다 해도
분명히 다를 겁니다
(병신년 세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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