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번역(韓國現代詩翻譯)

신경림,"떠도는 자의 노래" (중국어 영어 번역)

반빈(半賓) 2024. 5. 17. 05:10

申庚林 (1935 - )

 

〈漂浮人之歌〉

 

我似乎把東西落在那偏遠的臨時郵局了

也許我把人留在那荒涼的簡易車站了

因此我恍然站起來坐火車去

徘徊在鵝毛大雪像天女散花般下著的小胡同裏

探頭探腦在拉拉雜雜亂扔著垃圾的市井街頭

希望找回來我遺落的

 

不,早在來到這一生以前的前生末段裏

我也許已經落什麼忘了帶來

很可能把人留在冷落的渡口那兒

到了下一生後說不定為了尋找

我可能落在這一生的什麼東西而四處徬徨

(半賓譯)

 

Shin Kyōng-nim (1935- )

 

"A Song of a Rover"

 

I may have left something in a secluded temporary post office.

Perhaps, I forgot to bring someone at a desolate way station.

So, I stand up all of a sudden, take a train,

Go and hover about in a small alley snowing heavily,

And I go snoop around the market strewn with messy scraps of trash,

Hoping to find something I might have left there.

 

No, in fact, I wonder if I have left something in the world

At the last stage of my former life, before I came to this life.

I might have left someone at a bleak ferry.

After I go to my next life, again, I may roam about

Searching for something that I may leave in this life.

(H. Rhew, tr.)

 

 

韓文原文:

 

신경림 (1935- )

 

"떠도는 자의 노래"

 

외진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 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고 헤매고 다닐는지도 모른다

 

-신경림 시집,《뿔》(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