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賓
〈糟炒菜〉
初聞糟炒菜,不免嘆聲咳。
其字讀騷認,未期常用來。
餔糟漁父勸,我寧啜佳醅。
遊學台灣島,用餐眼界開。
復興園飯館,酒剩舉為魁。
重慶路南段,去時書一堆。
精糧在手裏,餘粕可作陪。
半百年流後,精糟願再裁。
(癸卯春分後數日)
반빈
"술지게미 요리"
술지게미 요리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멸시 섞인 한탄이 없을 수 없었습니다
술지게미라는 글자(糟)는 "초사"에서 배웠는데
그리 자주 쓰게 되리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술지게미를 먹으라는 어부의 권유가 있었지만
나는 오히려 좋은 술을 홀짝거리고 싶었습니다
타이완에 유학을 하게 되면서
음식에 대한 시야가 열렸습니다
부흥원이라는 음식점은
술 빚고 남은 찌꺼기를 첫째 재료로 꼽았습니다
중경남로 서점거리에 있었으니
거기 갈 때면 책을 잔뜩 사 들고 갔지요
좋은 곡식을 손안에 들었으니
남긴 찌꺼기를 함께 부르는 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반 백 년이 흐르고 나서 생각이지만
좋은 것과 찌꺼기의 판단은 다시 하고 싶습니다
(계묘년 춘분 며칠 후)
H. Rhew
"Dishes Cooked with Wine Dregs"
When I first heard of the wine-dreg dishes,
Dismissive sighs were unavoidable.
I learned the word, dreg (zao), from Qu Yuan's Songs of Chu,
But I did not expect to use it often.
Though the fisher exhorted to eat dregs,
I would rather be sipping refined spirits.
When I went to Taiwan to study,
My perspectives on food got wider.
A restaurant called Fuxing yuan
Counted leftover from brewing wine as the top.
It was on the Chongqing South Road, known for bookstores,
So, I had a pile of books every time I went there.
I said, with refined grain in the hand,
We could invite the dregs as a companion.
Having had half a hundred years since, I might want to
Think twice about which was refined and which was dregs.
(Several days after the vernal equinox, 2023)
'시선(詩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가며 병이 많아집니다" (0) | 2023.05.06 |
---|---|
"평생을 함께할 책 平生伴隨書" (0) | 2023.04.29 |
"춘분이 지났는데 눈이 옵니다" (0) | 2023.04.12 |
"신기질(辛棄疾, 1140-1207)에게 한 잔 더 비우길 권합니다" (0) | 2023.04.08 |
"뉴튼을 애도함" 두 수의 둘째 (0) | 2023.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