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詩選)

"대춘이 한번 다니러 오라며 지은 금루곡에 화답합니다"

반빈(半賓) 2022. 8. 19. 07:08

半賓

 

〈和大春金縷曲邀訪〉

 

昨夕青山館,

溢書香、墨濃詩近。

夢何其短。    

惜別後誠相逢少,

但覺懷中情滿。

書續出、文交未斷,

四喜大頭雍正帝,

李白來、認大唐隨亂。

催獨酌,

朦朧眼。

 

當將聖德重吆喚,

應君邀、三人一夥,

結吟遊伴。

夢覺間倏來倏往,

思緒忽寒忽暖。

已忍慣、欣欣謾怨,

為說書邀當臨角,

訪南國、誰請誰酒飯。

懷故友,

再開卷。

 

自注:

一、上片四喜、大頭春、雍正,甚至李白,皆為大春虛構小說中之人物。〈四喜大頭雍正帝〉能自成一句,可起一笑。

二、下片首句聖德,日本飛鳥時代推行改革之太子,但亦為與大春共飲之清酒品牌名也。

三、下片邀當臨角云云,説大春在近作《南國之冬》中造名為柳亨奎之人物,僅演臨時之角。

 

 

반빈

 

"대춘이 한번 다니러 오라며 지은 금루곡에 화답합니다"

 

어젯밤 청산관

흘러 넘친 책 향기, 짙어진 먹물, 거의 다 지은 시—

그런데 그 꿈은 왜 그리 짧았을까요

   아쉬워하며 헤어진 후 정말 많이 만나지 못했지요

   그러나 마음 속은 정으로 가득했습니다

책이 계속 나왔기에 글을 통한 나눔은 끊기지 않았지요

사희, 대갈머리, 옹정황제를 지었고

이태백을 불러왔을 때, 당나라를 어떻게 인식하는지가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혼자 술을 따르라 재촉했고

   눈은 흐릿했습니다

 

 

반드시 쇼오토쿠태자를 다시 부르고

그대의 초대에 응해, 셋이 한번 뭉쳐

거닐며 읊는 동반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꿈과 생시 사이를 휙 왔다 휙 가곤 하니

   마음 속 생각이 어느덧 찼다 어느덧 따듯했다 합니다

하염없이 그러나 기쁘게 원망하는 건 이미 습관이 되었습니다

지어내는 이야기 속으로 불러 엑스트라를 하게 했으니

남쪽 나라에 가면 누가 누구에게 술 사고 밥 사야 하지요

   오랜 친구를 그리워 하며

   다시 책을 엽니다

 

주:

1. 상편의 사희(四喜), 대갈머리(大頭), 옹정(雍正), 심지어 이태백(李白)은 모두 대춘이 쓴 소설 중의 인물입니다. 그 구절이 "대갈장군 옹정황제를 네 번 좋아한다 (四喜大頭雍正帝)"라는 뜻의 문장 한 구절로 읽힌다는 것이 우습기도 합니다.

2. 하편의 첫 구절 중 쇼오토쿠(聖德)는 일본 아쇼카(飛鳥)시대의 개혁적인 태자의 이름을 상품명으로 한 청주입니다. 대춘과 자주 함께 마셨습니다.

3. 하편 중 이야기 속에 엑스트라를 시켰다는 것은 대춘이 근작소설 《남국의 겨울 南國之冬》에서 나와 같은 이름의 인물을 만들었음을 이야기합니다. 엑스트라로 출연했다는 느낌입니다.

 

 

H. Rhew

 

"Echoing Dachun's Song of Invitation Set to the Tune of Jinlüqu, Song of Golden Threads"

 

The house in green mountains last night,

Brimful of book aroma, thickened ink, and a nearly completed poem—

Why was the dream so short?

   Since the unwilling parting, we surely have not met enough,

   But my heart has been filled with thoughts of you.

Books continued to be published, and the friendship through literature has never been severed:

Sixi, the Big Head, and Emperor Yongzheng were created,

When Li Bai was summoned, our ways of knowing the Great Tang were shaken.

   But they rushed me to pour wine alone,

   And my eyes turned blurry.

 

I should call out to Prince Shotoku to join me,

When I accept your invitation, to make us a band of three,

To roam and chant together.

   Going now suddenly here and now suddenly there between dream and reality,

   My thoughts are cold a while and warm a while.

I am already used to be joyous and listless in resenting—

Having called me into your stories to act as an extra,

Who should treat whom with wine and food in the country in the south?

   Thinking of an old friend,

   I open a book again.

 

Notes:

1. Sixi(四喜), Big Head(大頭), Yongzheng(雍正), and even Li Bai(李白) in the upper stanza are all fictitious characters in stories written by Dachun.  That the line could be read grammatically as "Pleased four times with the big-headed Yongzheng Emperor" invites a passing laughter.

2. Shotoku in the beginning line of the lower stanza, is a Japanese sake wine named after the reform-minded Prince Shotoku in the Ashoka period in Japan.

3. The phrase about acting as an extra in the second stanza refers to the fact that Dachun created a character named after me in his recent story, The Winter in the Southern Country (南國之冬).

 

大春原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