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56

"죽어야 가는 하늘나라와 밀알"

"죽어야 가는 하늘나라와 밀알" 주일미사를 집전하던 신부가 어린이들을 제대 앞으로 불러모았다. 미국 성당의 주일미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말씀의 전례가 시작되면 신부는 제대 앞으로 모은 어린이들에게 오늘의 말씀을 통해 무얼 생각해 볼지를 몇 가지 제시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주일학교 선생들의 인솔로 잠시 그 자리를 떠나 성찬의 예절에 돌아올 때까지 따로 말씀의 전례를 진행한다. 미사를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그날의 말씀에 대해서는 어린이들의 언어로 생각해보라는 배려인 것이다. 신부가 어린이들에게 물었다. "너희들 중에 누가 하늘나라에 가고 싶으니?" 어린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까치발로 서서 손을 흔들어대며 대답했다.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요. 저도 갈래요." 신부가 다시 입을..

에세이 2015.03.29

〈무릎꿇고〉 경배한다는 말

"〈무릎꿇고〉 경배한다는 말" 아기예수가 태어난 환경을 재현한 마굿간의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띄는 계절이다. 말구유에 누운 아기예수와 어머니 마리아, 아버지 요셉이 있고, 말과 당나귀, 양 같은 동물 몇 마리, 목동이 두엇 있는 게 보통이다. 주의 공현축일이 되면 동방박사 세 분이 또 마굿간에 도착한다. 목동과 동방박사들은 대부분 무릎을 꿇고 있거나 허리를 깊이 숙이고 있는 모습이다. 세상에 오신 아기예수를 경배하는 그런 모습은 성탄절에 흔히 보이는 모티프의 하나다. 눈에 뜨일 뿐 아니라 또 자주 들린다. 귀에 익은 크리스마스 캐롤의 하나인 "오오, 성스러운 이 밤(O Holy Night)"의 후렴은 이렇게 노래한다. 무릎을 꿇지어다. 천사의 목소리를 들을지어다. 오오 거룩한 이 밤, 그리스도가 태어나신..

에세이 2015.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