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하느님이세요?〉
성탄절 밤미사 강론에서 들은 이야기 한 토막입니다. 한두 주일 전 뉴욕시의 도심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맨발의 어린아이 하나가 구두가게 창문을 뚫어지라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지나가는 아주머니 한 분이 아이에게 물었답니다.
"얘야, 지금 거기서 무얼하고 있는 거니?"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저 구두 한 켤레를 주십사 기도하고 있어요."
그 말에 아주머니는 아이를 가게로 데리고 들어가 그 구두를 사 신겼답니다.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하던 아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답니다.
"혹시 하느님이세요?"
아마 하느님께 하던 기도가 이루어졌기에 그리 물었나 봅니다. 아주머니는 크리스쳔이었는지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아니, 아니. 물론 나는 하느님이 아니야. 그냥 그분의 자녀일 뿐이지."
그 말에 그 아이가 크게 미소지으며 말했답니다.
"내 그럴 줄 알았어요. 최소한 하느님의 가족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쩌면 하느님의 가족으로 사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은 때도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