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선(韓國漢詩選)

임억령,"성주 박민헌과 함께 정생원의 집으로 놀러 왔습니다 與朴城主民獻,遊鄭生員家" 아홉 수의 네째

반빈(半賓) 2024. 12. 23. 01:41

林億齡(字大樹,號石川,1496-1568)

 

〈與朴城主民獻,遊鄭生員家〉九首之四

 

雖居城郭底,眞箇野人家。

主勸床頭酒,天供檻外花。

 

               注:三句想起「床頭一壺酒,更能幾回眠。」(高適〈醉後贈張九旭〉)。此聯用孔融事:「孔文舉有二子,晝日父眠,小者床頭盜酒飲之。」(《世說新語·言語》)床頭酒,非先飲後眠不可也。

 

임억령 (자는 대수, 호는 석천, 1496-1568)

 

"성주 박민헌과 함께 정생원의 집으로 놀러 왔습니다" 아홉 수의 네째

 

성곽 바로 아래 살고 있다고는 해도

여긴 참으로 촌사람의 집입니다

집주인은 침대 머리맡에서 또 술을 권하고

하늘은 난간 밖에 꽃을 피워줍니다

 

           주: 세째 행은 고적 (高適, ?-765)이 광기를 발산하는 초서로 유명한 장욱(張旭, 685-759)에게 보낸 시를 상기시킵니다. "침대머리에 술이 한 병 있으니, 언제 다시 잠들 수 있을까. 床頭一壺酒,更能幾回眠。" 고적의 이 작품은 다시 공융 (孔融, 151-208)의 일화를 불러옵니다. "공융은 아들이 둘 있었는데 아버지가 낮잠을 자는 사이에 작은 아이가 그 술을 훔쳐 마셨다. 孔文舉有二子,晝日父眠,小者床頭盜酒飲之。" (《세설신어·언어》) 머리맡의 술은 다 마시기 전에는 다시 잠들 수 없겠습니다.

(반빈 역)

 

Yim Ōng-nyōng (1496-1568)

 

"Visiting Government Student Chōng for Pleasure, with the Head of the City Pak Min-hōn" Fourth of Nine Poems

 

Though you live right under the city walls,

This is really a dwelling of a rustic fellow.

The host offers wine again at the bedside,

And heaven arranges flowers by the railings.

 

               Note: The third line recalls a poem by Gao Shi (?-765), presented to Zhang Xu (685-759), a calligrapher famous for his cursive style. The last couplet reads: "A bottle of wine at the bedside. When can I go back to sleep?" This poem alludes to a story of Kong Rong (151-208), a scholar-poet of Later Han, the younger of his two sons stole wine from his father's bedside while he was taking a nap. There must be no going back to sleep until the bottle is empty.

(H. Rhew, tr.)

圖:于右任寫〈高適·醉後贈張九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