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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을 노래함"

半賓 〈詠荷〉 艷鮮濃淡不相爭, 黎首龍顏心共傾。 風色晶晶傳綠意, 水波剪剪耀紅情。 濂溪一說成君子, 萬里常吟見美聲。 伏暑炎天消口渴, 酒杯高腳涉湖擎。 自注:頷聯〈綠意〉、〈紅情〉二詞,荷花之比喻也。姜虁為詠梅自度二曲,名之以〈暗香〉、〈疏影〉,取自林逋〈山園小梅二首〉也。張炎以此二曲詠荷花,將詞牌名改為〈綠意〉、〈紅情〉也。 (壬寅中秋前數日) 반빈 "연꽃을 노래함" 곱고 맑은 모습, 짙고 옅은 빛깔이 서로 다투지 않고 얼굴 그을은 사람들과 용안의 임금이 함께 마음을 기울입니다 반짝반짝하는 바람으로 초록 뜻을 전하고 찰랑찰랑거리는 물결로 빨간 마음을 뽐냅니다 주렴계가 한 번 설파하여 군자가 되고 양만리가 늘 노래해 아름다운 소리가 드러납니다 찌는 더위 타는 날씨에 목마름을 해소하려면 높은 받침 술잔을 받쳐들고 호수를 헤치고 건너랍..

시선(詩選) 2022.09.17

죽서 박씨, "마음 속의 생각을 노래합니다"

竹西朴氏 咏懷 流水聲中歲月移,人間易盡百年期。 惟宜種德心田闊,每擬酬恩眼界遲。 春㬉秋涼猶可辨,昨非今是有誰知。 先賢遺訓餘經籍,指路明明却不疑。 죽서 박씨 "마음 속의 생각을 노래합니다" 흐르는 물소리 속에 세월은 가는데 사람들은 쉽게 백 년의 시간을 써버립니다 덕을 심기에 적절하려면 오로지 마음의 밭이 넓혀야 하는데; 은혜를 갚으려 하면 언제나 눈썰미가 느릿합니다 봄에는 따뜻하고 가을엔 서늘한 것은 구분할 수 있지만; 지난 날이 그르고 지금이 옳음을 누가 있어 알겠습니까 선현이 남기신 가르침이 경전에 담기고 넘쳐 갈 길을 분명히 보여주기에 의심이 없습니다 (반빈 역) Bak Jukseo "Singing Thoughts in My Heart" The time flows, In the sound of flowing..

"사계절에 마음 속을 노래함: 겨울"

半賓 〈四時詠懷:冬〉 異鄉孤燭怎平居, 音訊能因雨雪踈。 等候朔風弛緩後, 梅開牆角是雙魚。 반빈 "사계절에 마음 속을 노래함: 겨울" 타향에서 홀로 촛불을 지키는데 어떻게 편히 지내겠습니까 비와 눈 때문에 소식이 드문드문해 질 수 있나요 된바람이 잦아들어 누그러진 다음 울타리 한 구석에 피는 매화가 내가 기다리는 편지이겠습니다 H. Rhew "Thoughts in the Heart in Four Seasons: Winter" Sitting before a candle alone in a strange land, How can I be living a life in peace? Can the tidings become scanty Because of rain or snow? Wait until the north..

시선(詩選) 2022.09.15

죽서 박씨, "낮잠 주무시는 큰 오라버니께 장난을 겁니다"

竹西朴氏 戲伯兄午睡 閉門隨處有山林,偏是山林午夢深。 浪跡已愁千丈髮,閒談空負百年心。 啣盃喜似探花蝶,厭讀堅同折柱琴。 何敢戲嘲惟勸勉,淘沙試見揀黃金。 죽서 박씨 "낮잠 주무시는 큰 오라버니께 장난을 겁니다" 문을 닫아 걸어도 가는 곳마다 산과 숲이 있지요 여기저기가 모두 산과 숲인 건 한낮의 꿈이 깊은 때문이겠지요 물결이 남기는 지난 근심이 천 길 머리칼이고; 한가하게 이야기하는 괜한 매정함은 백 년의 다짐이었지요 술잔을 입에 달고 좋아하시는 모습이 꽃을 들여다 보는 나비를 닮았고; 책 읽기 싫다고 고집스럽게 버티는 건 안족 부러진 거문고와 똑같습니다 어찌 감히 오라버니를 놀리고 조롱하겠어요 오로지 열심히 공부하시라 권할 뿐입니다 모래를 일면서 잘 들여다 보아야 황금을 골라 낼 수 있지 않나요 (반빈 역) Bak..

"사계절에 마음 속을 노래함: 가을"

半賓 〈四時詠懷:秋〉 西風喚起在天涯, 萬戶擣衣情可嘉。 蟋蟀如今不促織, 仍因思念葉沙沙。 반빈 "사계절에 마음 속을 노래함: 가을" 하늬바람이 불어와 내가 하늘 끝에 있다고 알려 주네요 집집마다 다듬잇돌 소리 그 사랑 참 아름다웠겠지요 이제는 귀뚜라미가 길쌈하라고 재촉하지 않지만 여전히 그 소리로 생각에 젖으니 나뭇잎이 버석거립니다 주: 세째 구절은 조금 설명을 붙이면 좋을 듯합니다. 귀뚜라미는 보통 실솔(蟋蟀)이라고 했는데 촉직(促織)이라는 다른 이름이 있었습니다. 촉직은 귀뚜라미 우는 소리의 의성어로 볼 수 있지만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서둘러 길쌈을 해라"라는 의미 입니다. 다듬잇돌 소리와 함께 귀뚜라미 소리를 길쌈을 서두르라는 재촉으로 듣는 것은 멀리 전쟁터나 축성 등의 장소로 끌려간 가족을 그리워하..

시선(詩選) 2022.09.13

죽서 박씨, "여름날 속절없이 읊조립니다"

竹西朴氏 夏日謾吟 閒雲終自靜,幽夢有誰知。 荏苒黃梅節,徘徊綠草時。 意添千曲水,辭短數篇詩。 寂寞懷人處,莫違明月期。 죽서 박씨 "여름날 속절없이 읊조립니다" 한가한 구름이 결국 잦아들었습니다 내 이 그윽한 꿈을 이제 누가 알까요 매실 노랗게 익는 계절 덧없이 흘러가고; 푸른 풀 위를 서성이는 때입니다 천 구비 물길을 더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몇 편 시를 쓰기에도 벅찬 글 솜씨입니다 쓸쓸하게 님을 그리워하는 이곳으로 달 밝은 날 오겠다 하신 약조를 어기지 않으시기를 (반빈 역) Bak Jukseo "An Undirected Song of a Summer Day" The idle clouds after all have quieted down— Who would now know my hidden dreams? The..

"아르테미스2호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半賓 〈聞將發射載人阿爾提米絲二號火箭登月有感〉 為何重奔凌玉盤, 瓊樓不恐不勝寒。 嫦娥依桂訴伶仃, 側耳聆聽且請安。 月兔孤單長擣藥, 今去換手煉靈丹。 且將回憶尼阿伯, 可請為之施酒席。 東坡謫仙不可忘, 古來歡宴待詩客。 月上不用邀明月, 可立三人比足跡。 此行或許別無故, 明月在天當可赴。 解惑釋疑猶不能, 遠程僅為散數步。 不見仙女勿失望, 勿求勿索勿四顧。 平安歸來共舉杯, 今後玉宇可不回。 (壬寅白露前數日) 반빈 "아르테미스2호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이유로 또 달려가 옥 쟁반을 밟으려 하나요 하늘님 사시는 궁전 견딜 수 없이 추울 터인데 두렵지 않나요 항아가 계수나무에 기대어 외로움을 호소하나요 가서 귀 기울여 들어주고 잘 계시라고 인사 드리려 합니까 달 위의 토끼가 오래 혼자서 방아를 찧어 약을 만들고..

시선(詩選) 2022.09.11

"사계절에 마음 속을 노래함: 여름"

半賓 〈四時詠懷:夏〉 修竹清荷池上柳, 暑中避暑何時有。 古來黔首少良方, 拭汗靜心酤淡酒。 반빈 "사계절에 마음 속을 노래함: 여름" 훤칠한 대나무, 맑은 연꽃, 연못 위 버드나무… 더위 가운데서 더위를 피하다니 그런 게 언제 있었지요 예로부터 얼굴이 그을은 사람들에겐 마땅한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땀 훔치고 마음 가라앉힌 다음 머얼건 술을 조금 받아오는 것 뿐이겠지요 H. Rhew "Thoughts in the Heart in Four Seasons: Summer" Lofty bamboos, limpid lotus, And willow trees on the pond… Dodging heat in a scorching heat— From whence has that been possible? To us, th..

시선(詩選) 2022.09.10

죽서 박씨, "마음을 풀어냅니다"

竹西朴氏 遣懷 綠陰誰與共吟詩,白雪高歌恨少知。 淡靄多生層嶂外,殘烟偏起暮鐘時。 山風帶雨頻侵箔,庭樹經春便作籬。 千里離羣音信斷,慇懃向月問前期。 (五句雨字,警修堂本作兩。疑誤。) 注:二句用宋玉〈對楚王問〉。楚襄王問宋玉士民眾庶不譽之甚之故,宋玉說國中屬而和〈陽春〉、〈白雪〉者不過數十,是其曲彌高之故,以之與鳥有鵬、魚有鯤自比。 죽서 박씨 "마음을 풀어냅니다" 푸른 그림자 아래서 누구와 함께 시를 읊나요 흰 눈의 노래 격조 높게 부르지만 아는 사람 얼마 없어 안타깝습니다 희미한 안개 이는 건 대부분 겹겹이 둘러친 산봉우리 저편; 남은 연기 흩어지는 것은 꼭 저녁 종 칠 무렵 산에서 부는 바람이 비를 몰고 와 늘 갈대발에 들이치고; 뜰 안 나무 봄이 지나면서 울타리가 되었습니다 친구들 무리에서 천 리를 떨어지며 소식이 끊겼기에 마음..

"사계절에 마음 속을 노래함: 봄"

半賓 〈四時詠懷:春〉 置酒花間已略酣, 影隨明月竟成三。 忘邀桃李能行樂, 太白無情望漢南。 반빈 "사계절에 마음 속을 노래함: 봄" 꽃 사이에 술자리를 만드니 벌써부터 조금 알딸딸하신가요 밝은 달을 따라 그림자가 왔으니 셋이 한 무리를 이루었다고 하십니다 복숭아꽃 살구꽃을 부르지 않고도 놀며 즐길 수 있나요 이태백은 무정하게 멀리 은하수 남쪽을 바라봅니다 H. Rhew "Thoughts in the Heart in Four Seasons: Spring" Setting a drinking party among flowers— Has already made you a bit tipsy? With the shadow following the bright moon, You say that the three compl..

시선(詩選) 2022.09.08